증권사 호시절 다갔네..수수료수익 하락세
[파이낸셜뉴스] 증권사의 코로나19 수혜는 2021년이 마지막였다. 수수료수익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른 IB(투자은행) 부문의 위축 및 대손비용 발생이 2023년 증권업 수익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증권사, 수익창출력 저조한 수준
6일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수수료수익은 2019년 8조7000억원을 시작으로 2020년 12조8000억원을 기록하다가 2021년 15조5000억원으로 최대치를 경신했다. 2022년에는 12조1000억원으로 낮아졌다. 2022년 1~9월 9조9000억원였지만 2023년 1~9월 8조5000억원으로 감소세다.
윤재성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1실 수석연구원은 "2023년 3·4분기 누적 국내 증권사의 수수료수익은 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9조9000억원에서 13.5% 줄어들면서 경상적인 수익창출력은 저조한 수준에 머물러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권사의 수수료수익 저하의 주요원인은 IB 부문의 위축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3년 중 IPO(기업공개) 감소 등 ECM(주식발행시장) 부문이 위축됐다. 신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영업도 크게 줄었다. IB부문 수수료수익은 2023년 3·4분기 누적 기준 2조5000억원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 대비 37.6% 감소다. 전체 수수료수익 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37.8%에서 28.8%로 줄어들면서 수탁수수료 비중을 하회했다. 부동산 익스포져(위험노출액) 관련 건전성 저하 및 손실인식도 있었다. 2023년 3·4분기 누적 충당금 전입 및 대손비용은 약 1조7000억원이다.
특히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중소형 증권사 7개사의 수수료수익이 2023년 3·4분기 누적 기준 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1000억원 대비 36.3%나 감소했다. 자기자본 1조~4조원 대형 9개사는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9000억원 대비 25.5% 줄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9개사는 5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6조3000억원 대비 6.9% 감소하는데 그쳤다.
자산건전성도 대형 및 중소형사가 2022년 상반기까지 브릿지론(토지매입 등 사업초기 소요되는 단기 차입금) 등 고위험 부동산PF를 중심으로 위험인수가 지속됐다. 2022년 3·4분기 이후 요주의이하자산이 급격히 늘어나는 등 건전성 저하가 크게 나타났다. 2023년 9월말 기준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각각 9.9%, 13.2%다. 고정이하자산비율은 각각 3.5%, 3.6%로 저하됐다.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에 부실 커질 것
NICE신용평가는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경기 회복 지연으로 부동산 익스포져의 부실 관련 최종 손실인식 규모가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PF대주단 협약 등 연착륙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지만 규모와 내용면에서 유의미한 리스크(위험) 감축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서다.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져의 상당부분이 만기 연장됐다. 부동산펀드 등은 건전성 지표에 포함되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하면 현재 자산건전성 지표에는 상당한 착시효과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다수 브릿지론의 경우 본PF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만기연장이 이뤄져 이자부담 증가와 사업성 하락의 우려가 존재한다. 본PF의 경우 미분양 우려 혹은 분양가 인상 기대로 인한 분양연기로 절대 규모가 감소하고 있지 않다. 해외상업용오피스 등 부동산펀드 자산의 경우 기중 평가손익과 만기시 최종 손실규모간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부동산 익스포져와 관련한 최종 손실인식 규모에 대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어 "2023년 들어 주식거래대금이 다소 회복됐지만 고금리 지속 전망과 투자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2024년은 2023년 대비 거래대금 증가와 위탁매매부문 확대 가능성은 당분간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상적인 수익창출력이 떨어지는 환경 속에서 부동산익스포저 관련 충당금 전입 및 대손비용 발생 등 비경상손실이 확대될 경우 자본여력이 열위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재무안정성 저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증권사 우발부채의 상당부분이 PF ABCP(유동화기업어음)로 구성됐다. 2023년 말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PF ABCP 차환실패 등 우발부채 현실화 위험과 단기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자금시장 추이와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대응여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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