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블로퀸’
배구에서 상대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내는 자리가 미들 블로커다. 전에는 센터라 불렀다. 불과 1㎝ 차이로 블로킹을 성공하느냐 그냥 손가락 맞고 아웃이 되느냐가 갈리기 때문에 키가 크고 점프가 좋은 선수들이 맡는다.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에 블로킹 1위는 프로 4년 차 최정민(22·IBK기업은행). 1세트당 블로킹 0.855개를 성공시켰다. 최정민 키는 180㎝. 보통 180㎝대 후반 선수들이 즐비한 것 치곤 ‘단신’에 속한다. 그를 뒤쫓는 양효진(0.788개·현대건설)과 정호영(0.697개·정관장) 키는 둘 다 190㎝다. 블로킹 순위 상위 10위 내에서 가장 작은 선수가 최정민이다.
최정민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을 받고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한봄고 재학 시절엔 미들 블로커와 날개 공격수를 병행했지만, 프로에 와서 미들 블로커 붙박이로 자리 잡았다.
사실 그는 올 시즌 전까지는 리그 정상급 블로커는 아니었다. 데뷔 시즌엔 3경기 출전에 그쳐 블로킹 0개. 이후 2년 동안은 세트당 블로킹이 0.322개, 0.540개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전에는 공 따라서 뛰어다니기 급급했는데, 이번 시즌엔 공이 어디로 가는지 보이는 것 같다”며 “블로킹 참여 횟수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했다.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블로킹 순위 기준인 세트당 평균 (성공)개수뿐만 아니라 전체 시도 횟수(403개)와 성공 횟수(71개), 유효 블로킹 횟수(155개)까지 모두 리그에서 가장 많다. 그 역시 “상대 세터가 토스할 때 읽어내는 능력이 생겼다”며 “미리 알고 따라가니 점프 타이밍 잡는 것도 좋아졌다”고 했다. 경쟁자인 양효진도 “정민이가 블로킹할 때 손 모양이 예쁘다”며 “신장이 크지 않는데도 블로킹 1위를 한다는 사실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좋은 메시지가 된다”고 말했다.
덕분에 IBK 기업은행 성적도 반등하고 있다. 지난 시즌 7팀 중 6위에 그쳤으나, 올 시즌엔 4위. 포스트시즌격인 ‘봄 배구’에 도전하고 있다. V리그에선 상위 3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3위와 4위 승점 차가 3 이내면 두 팀이 단판제 준플레이오프를 치러 플레이오프 진출 팀을 가린다. IBK기업은행은 3위 GS칼텍스를 승점 5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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