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인생을 바꾼 이야기
과거로 돌아가 인생을 다시 사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회귀물 드라마가 새해 들어 다시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인생을 다시 살고 싶으십니까? 막 새해에 접어든 지금이야말로 인생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열망, 더 이상 이렇게 살지 않겠다는 결심, 새로운 삶을 살고 말리라는 다짐 등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마음속에서 불타 오르는 시기일 겁니다.
책 한 권이 과연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요? 이번 주 Books는 이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신년 특집으로 용띠 문인들에게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을 추천받았습니다. 전상국(84) 소설가, 김승희(72) 시인, 정끝별(60) 시인, 김민정(48) 시인, 심완선(36) 평론가…. 연령, 성별, 글쓰기 장르가 다양한 문인들이 저마다의 ‘인생책’을 소개합니다.
온라인 서점 검색창에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이라는 키워드를 넣었더니 어떤 책을 읽은 것이 계기가 되어 부(富)와 성공에 이르렀다는 자기계발서류가 많더군요. Books가 여러 명사들 중 굳이 문인들을 추천자로 정한 것은 ‘인생이 바뀐다’는 것의 의미를 세속적인 가치에 가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정신을 고양시킨 인문적 경험을 듣고 싶었습니다.
여기, 한 권의 책이 인생의 전환점이 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 글쓰기의 초심(初心)을 배우고,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깊이에의 강요’를 읽고 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강석경의 ‘일하는 예술가들’에서 일의 책임을 깨닫고,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통해 시의 세계로 비상하며, 헤세의 ‘유리알 유희’로 무용(無用)에 대한 사랑을 긍정하는…. 이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과 나눌 수 있어서 설레고 벅찹니다. 새해니까요.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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