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령의 올댓 비즈니스] 모두를 기쁘게 할 수 없다, 자신을 기쁘게 하라
2013년 뉴욕타임스에는 존 리비라는 사람이 여는 흥미로운 모임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그는 자신의 집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12명을 초대해서 저녁을 함께 만들어 먹는다. 이 모임에는 규칙이 있는데 식사가 끝날 때까지 내가 누구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 절대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상대가 누구인지 추측해야 하고 동시에 나를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긴장감과 호기심이 극대화되는 이 모임은 ‘인플루언서들의 저녁식사’라는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스탠퍼드 MBA에서 40년 넘게 조직행동학을 가르쳐 온 제프리 페퍼 교수는 신작 ‘권력을 경영하는 7가지 원칙’(비즈니스 북스)에서 리비를 우아하게 인맥을 쌓아 권력을 획득한 모범 사례로 든다. 리비는 성공한 사람들로부터 지식과 습관을 배우고 싶었고 그들이 기꺼이 참석하고 싶게 만드는 참신한 기획을 탄생시켰다. 그는 이제 여러 도시에서 모임을 열면서 누구를 초대하고 초대하지 않을지 고르는 힘을 얻었다. 자신이 직접 고급 네트워크의 중심이 된 것이다.
페퍼 교수에 따르면 권력은 도구다. 권력을 부정하는 대신, 권력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한발 먼저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더욱이 권력이 선(善)을 위해 쓰이기 바란다면 더 많은 선한 이들이 권력을 가져야 한다. 권력의 대중화라는 주제에 천착해 온 이 거장은 7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냉정하게 들리지만 현실적이다.
첫째, 착한 사람 이미지에서 벗어나라. 둘째, 당당하게 규칙을 깨라. 셋째, 이미 권력자인 것처럼 행동하라. 넷째, 성공한 사람으로 나를 브랜딩하라. 다섯째, 영리하게 인맥을 쌓아라. 여섯째, 권력은 얻은 즉시 사용하라. 일곱째, 권력의 과거는 처벌받지 않는다.
새해에 심기일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권력을 향해 거침없이 돌진하는 사람들의 예화를 읽으며 속이 뚫리는 호쾌한 기분도 든다. “너는 모두를 기쁘게 할 수 없어. 그러니 너 자신을 기쁘게 해” “누군가에게 요구했을 때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거절뿐이다. 잃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와 같이 짜릿한 깨달음을 선사하는 문장들도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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