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혼술은 홀로 세계와 마주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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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혼술에 능한 것은 아니었다.
일본 아사히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던 저자는 퇴근 후 일본 오사카 시내의 선술집에 들러 평소 동경하던 혼술을 시도했다.
하지만 아저씨들로 넘쳐나는 곳에서 중년의 여성이 혼술을 한다는 것은 일본 사회에선 어려운 일이었다.
"혼술은 단순히 '혼자 술 마시는 것'이 아니라 낯선 곳에서도 내 '설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는 저자의 혼술 예찬은 오늘 당장 혼술을 시도해 봐야겠다는 욕구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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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우연히 다가왔다. 마침 일본 향토주(사케) 연재 기사를 맡게 된 것. 각종 사케에 대한 취재차 밤마다 술집을 돌아다녔다. 그렇게 조금씩 혼술과 친해져 갔다. 처음 가본 술집에서 식당 주인과 음식과 사케로 교감하고, 주변 손님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갔다.
혼술의 수행이 쉽지는 않았다. 그동안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회사에서는 일 잘하는 사원으로 경쟁만 하던 세계에 익숙한 저자는 술집에서 사케 지식을 뽐내려다 어색한 분위기를 만든다. 이런 민망한 경험을 통해 세상에는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세계’가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혼술은 ‘맨몸으로 혼자 세계와 마주하는’ 경험이다.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고, 쓸쓸함 때문에 도망치지 않고, 당당하게 사는 경험 말이다.”
책에는 혼술 손님이 많은 식당을 골라라, 스마트폰은 만지작거리지 말자, 술과 요리에 집중하라 등 저자가 직접 체득한 ‘혼술 비기(秘技) 12조’ 등이 유쾌한 문체로 소개된다. “혼술은 단순히 ‘혼자 술 마시는 것’이 아니라 낯선 곳에서도 내 ‘설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는 저자의 혼술 예찬은 오늘 당장 혼술을 시도해 봐야겠다는 욕구를 일으킨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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