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서 8개월 영아 익사…업주, 과실로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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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실내놀이터에 있는 수영장에서 생후 8개월 영아가 익사한 사건과 관련, 놀이시설 운영자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0단독 한소희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실내놀이터 운영자 A(여·49) 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21년 9월 생후 8개월 B 군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 실내놀이터 부설 수영장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 씨는 지인이던 B 군의 어머니가 다른 자녀를 씻기러 자리를 비운 사이 B 군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B 군의 어머니가 자신에게 아이를 맡아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B 군에 대한 보호 의무를 인수했다고 할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생후 8개월에 불과한 B 군이 혼자 수영장으로 이동해 물에 빠질 거라고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에게 주의의무 위반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기소된 업무상과실치사보다 형벌이 가벼운 과실치사죄가 적용됐다. 재판부는 A 씨가 사건 당일 영업을 하지 않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B 군의 어머니에게 실내놀이터 이용을 제안한 점에 비춰볼 때 A 씨가 안전 관련 업무에 계속 종사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업무란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를 말한다"며 "이 사건의 경우 영업을 하지 않고 사업장을 이용한 것이어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는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법원은 "A 씨가 돌봐달라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주장하나 피해자가 생후 8개월의 영아인 점을 고려해보면 A 씨는 피해 영아의 모친으로부터 피해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인수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A 씨에 대한 과실치사죄를 인정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