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건희특검 거부 尹, 국민에 충분히 설명하고 대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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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클럽 특검법 이른바 '쌍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은 "이번 특검법안들은 총선용 여론조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는 등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비판했다.
쌍특검 법안이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가결되면 대통령은 그대로 공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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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지지 여론 높은 점 직시하고
김여사 행보, 더는 논란없게 해야
민주당은 “가족 비리 방탄을 위해 거부권을 남용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렇지만 김건희 특검법은 타당성이 부족하다. 이 법은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김 여사가 관여했는지를 가리는 게 핵심이다. 그런데 문재인정부가 친문 검사들을 1년 7개월간 수사에 투입하고도 혐의를 찾지 못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결혼하기 한참 전의 일인 만큼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총선까지 내내 망신을 주기 위한 법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대장동 50억클럽 특검법도 마찬가지다. 검찰의 대장동 수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측근의 혐의가 하나둘 밝혀지자 민주당이 태도를 바꿔 ‘민주당 특검’으로 만들어 재조사하겠다는 것 아닌가. 여권은 이 대표 수사결과 뒤집기 의도가 다분하다고 보고 있다.
쌍특검 법안이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가결되면 대통령은 그대로 공포해야 한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국민의힘 총선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재표결을 미뤄 표 분산을 노릴 것이 분명하다. 오는 9일 재표결하자는 국민의힘의 요구를 외면하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는 것도 시간끌기 전략의 일환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행보는 이들 법안이 총선용이라는 자기 고백이나 다름없다는 점을 민주당은 직시하기 바란다.
대통령의 거부권은 헌법에 보장된 권한이다. 그렇다고 김건희 특검 찬성 여론이 60%가 넘고, 야당 일방 특검추천 등 독소조항을 뺀 뒤 총선 이후 실시 여론도 55%에 이르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김 여사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 정도로 넘어갈 순 없는 노릇이다. 대통령이 직접 거부권 행사의 이유가 뭔지 진솔하게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옳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김 여사의 납득할 수 없는 처신 탓이 크다. 윤 대통령은 대선 때 “내조만 하겠다”고 한 김 여사가 왜 공적인 자리에 나타나고 명품가방 수수 논란이 일어났는지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김 여사 관련 논란은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재인정부 검찰의 수사를 이어받은 현 검찰도 재판과정에서 새로운 혐의가 나올 수 있어 수사 결론을 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내고 명쾌하게 국민에게 상황을 설명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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