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강요·강제 헌금 의혹까지…장애인 복지시설에 무슨 일이?
[앵커]
서울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직원들에게 종교 활동을 강요하고, 강제로 헌금을 걷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 시설을 이끄는 목사의 개인 기념일에도 돈을 걷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공민경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강당 바닥에 빼곡히 앉아 설교를 듣고 있습니다.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장애인들입니다.
예배는 평일에 열렸습니다.
일부 직원들은 장애인을 돌봐야 할 근무시간에 예배에 참석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장애인 복지시설 관계자/음성대역 :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예배를 보래. 안 보면은 전화를 해 가지고서 직접적으로 사람을 괴롭히는 거예요."]
해당 강당은 관련 법상 사회복지시설이지만 어떠한 용도변경 절차도 없이 종교시설로 활용됐습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시설 직원 25%가 종교활동을 강요당한 것을 확인하고 예배가 이뤄진 강당도 원래 목적대로 운영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시설장인 A 목사가 직원들에게 십일조 명목으로 헌금을 강요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A 목사/2022년 7월/음성변조 : "첫 월급 받으니까 하나님 것이기 때문에... 감사헌금도 드리고, 십일조도 드리고 그렇게 한다고. 우리 같이 드리자고..."]
장애인들의 연금통장에서 임의로 매달 오천 원씩을 빼내, 헌금으로 거뒀고, 목사의 개인 기념일에도 돈을 걷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장애인 복지시설 관계자/음성대역 : "(목사) 본인 생일, 사모 생일, 스승의 날, 박사학위 뭐 받았다. 아들 아기 낳는데 백일이다. 돌이다."]
이에 대해 시설 측은 십일조나 헌금 등을 강요한 적 없고, 시정 조치 이후에는 주중 예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시설장인 A 목사를 사회복지사업법 위반과 장애인복지법상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 중입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앵커]
이 내용 취재한 공민경 기자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이 시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의 후원금 관리에도 문제가 확인됐다고요?
[기자]
네, 사회복지법인 후원금은 정해진 계좌에 두고 정해진 연도안에 제때 사용해야 하는데 쌓아만 뒀습니다.
이와 관련한 서울시 감사위원회 감사 자료를 저희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이 법인에 들어온 후원금 규모는 매년 2억 원 정도입니다.
이 법인은 이 후원금을 해마다 정기예금이나 연금보험등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은 금융상품에 투자해 왔습니다.
17년 동안 이 법인이 후원금을 관리해 온 정기예금 계좌만 16개, 전체 액수는 57억 원에 달합니다.
[앵커]
이렇게 후원금을 쓰지 않고 쌓아만 둬도 되는건가요?
[기자]
안됩니다.
후원금이란 건 제때 필요한 곳에 쓰라고 받은 겁니다.
사회복지법인 관리안내 지침은 후원금을 가급적 적립하지 않고 회계연도 내에 집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런 이유에섭니다.
이 법인은 4년 전 송파구청으로부터 문제를 지적받고, 구체적인 후원금 사용계획까지 냈습니다.
그런데 이후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또 다른 금융상품에 쌓아뒀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의도가 있는거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장애인 복지시설 관계자/음성대역 : "장애인분들을 위해 쓰라는 비용들을 다 예탁을 해서 이자 놀이를 하고, 또 이월시켜서 축적하면서... 장애인으로 상품화를 시켜서 재산을 축적하는..."]
이에 대해 해당 법인은 서울시감사위원회의 시정 요구에 따라, 정기예금 등을 모두 해지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후원금 사용 약속을 못 지킨 건 코로나19 영향 때문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현재 이런 법인에 대한 감독권한은 지자체에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만에 한번씩 점검을 한다든지 하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서 형식적인 감독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네, 공민경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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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민경 기자 (ba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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