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대응기금…‘받아 놓고 쓰지도 못해’
[KBS 전주] [앵커]
정부가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을 대상으로 해마다 백억 원 안팎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줍니다.
전북에서는 10개 시군이 대상인데, 어찌 된 일인지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년 전부터 금강 발원지인 장수 뜬봉샘 일대에서 열리는 산악 마라톤 대회입니다.
전국적인 인기로 갈수록 참가자가 늘면서 산악 코스를 정비할 필요성도 커졌습니다.
장수군은 올해 산악 마라톤 기반 시설 조성 사업에, 지방소멸대응기금 가운데 12억 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성영운/장수군 기획조정실장 : "인구 분야에 대한 예산으로 자원을 배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여건에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통해 인구 정책에 대한 집중 투자를 할 수 있게 하여…."]
정부는 2022년부터 인구 소멸 위기에 놓인 시군에 한해 1조 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배분하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가 제출한 사업 계획 평가 등급에 따라 일정 금액을 주는데, 올해 전북의 경우, 장수군 144억 원을 비롯해 정읍, 진안, 무주, 임실, 고창, 부안 6개 시군도 64억 원을 받습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기금 집행률이 턱없이 낮습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절반이 넘는 6개 시군의 기금 집행률이 10%를 밑돌고 있습니다.
정부의 기금 배분 시점이 제각각인데다, 주로 공공시설 사업에 치중돼 예산 집행이 터덕거리는 겁니다.
[시군 관계자/음성변조 : "사전 절차들도 이행해야 될 것들이 있어서 이월도 많이 된 상태고. 그러다 보니까 추진에서 조금 바로바로 진행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고…."]
여기에 정부가 집행 실적이 높은 지자체에 가산점을 주기로 배정 기준을 바꿔 혼선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송윤정/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 : "위탁이나 수탁식으로 하면 일단 돈을 사업 시행 기관에다 밀어준 다음에 '집행을 했다' 이렇게 할 수도 있거든요. 집행률은 높였지만 사실상 사업은 안 한 이런 문제도 있을 수 있고."]
시행 3년 차로 접어든 지방소멸대응기금, 인구 감소를 막겠다는 취지를 살리는 현실적인 방안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박웅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그래픽:박유정
박웅 기자 (i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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