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죽음의 덫 ‘폐그물’…해양생물·해녀까지 위협
[KBS 제주] [앵커]
바닷속 폐어구는 환경 오염뿐만 아니라 해양 생물과 물속에서 조업하는 해녀들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바다 생태계 죽음의 덫이라 불립니다.
문준영 기자가 제주 앞바다 폐어구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도 남서쪽 끝자락.
크고 작은 두 섬이 마주 보는 형제섬입니다.
평화로운 바깥 풍경과 달리 바닷속엔 칭칭 감긴 폐그물이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강담돔 한 마리가 발버둥 쳐보지만, 힘을 쓸수록 그물은 지느러미와 꼬리를 더 파고듭니다.
폐그물을 따라가자 해녀들의 수입원인 소라도 주렁주렁 걸려있습니다.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들이 그물에 걸려 썩어가고, 텅 빈 소라도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그야말로 죽음의 덫입니다.
[송호정/다이버 강사 : "바다 밑에 폐그물이 수백 미터 넘게 깔려 있는데요. 거기에 물고기랑 소라, 해삼 이런 게 많이 걸려 있어서. 제가 물고기를 살려주다가 보면 제가 (그물에) 감겨서."]
바닷속 폐어구는 해녀들의 목숨까지 위협합니다.
[강복순/사계 어촌계 해녀 회장 : "아유 불안하죠. 그게 걸리면 우리가 목숨이 왔다 갔다 하죠. 조심 안 하다가는 (그물이) 납에 걸려요."]
해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폐어구는 4만 4천 톤, 이 중 수거되는 양은 2만 톤에 불과합니다.
[김기범/사계 어촌계장 : "정화 활동은 1년에 4~5번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워낙 그물 양이 많다 보니까 폐그물을 그때그때 치울 수 있게끔 (지원)해줬으면."]
폐어구를 반환하면 정부가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를 운영할 계획이지만, 대상은 통발 어선뿐입니다.
제주 어선 천 900여 척 중 통발어선은 6척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
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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