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최상위급 스펙에 개성까지, 에이수스 제피러스 M16 게이밍 노트북
[IT동아 김영우 기자] 한때 ‘PC’라고 한다면 데스크톱 제품을 떠올리곤 했지만 이제는 트렌드가 완전히 달라졌다. 시장 조사기관 IDC의 최근 발표에 빠르면 전세계 PC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노트북이며, 출하량은 데스크톱의 2배를 넘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굳이 성능 때문에 데스크톱을, 혹은 휴대성 때문에 노트북을 꼭 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릴 만하다. 제조사들 역시 데스크톱에 필적하는 고성능 노트북을 하나 둘 선보이는 중이다.
이번에 소개할 에이수스의 ‘ROG 제피러스 M16 GU604V(ASUS ROG ZEPHYRUS M16 GU604V, 이하 제피러스 M16 GU604V)’도 이런 추세를 상징하는 게이밍 노트북 중 하나다. 13세대 코어 i9 프로세서 및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을 비롯한 최상위급 스펙과 더불어 240Hz 미니 LED 디스플레이, ‘아니메 매트릭스(AniMe Matrix)’등과 같이 게이머의 ‘취향 저격’ 부가기능도 한껏 담은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거치용에 적합한 큰 덩치, 소형 어댑터 추가 제공으로 휴대성 보강
제피러스 M16 GU604V는 16인치의 큰 화면을 탑재한 대형 노트북으로, 무게(2.1kg) 역시 상당히 묵직한 편이다. 다만, 이런 종류의 노트북은 항시 휴대하기 보다는 데스크톱을 대체하는 거치용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고사양을 원활히 구동하기 위해서인지 전원 어댑터 역시 280W 규격의 고용량 제품이 기본 제공된다. 다만, 그러다 보니 전원 어댑터의 크기가 거의 문고판 책 한권 정도로 큰데다 무게 역시 650g으로 무겁다. 그래서 제피러스 M16 GU604V는 280W 대형 전원 어댑터 외에도 100W 규격의 소형 전원 어댑터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크기가 어린이 주먹 하나 정도로 작고 무게 역시 300g으로 가벼운 편이다.
100W 전원 어댑터를 쓰면 휴대가 간편해진다. 그리고 280W 전원 어댑터의 경우는 일반 DC 전원 포트에 연결하지만 100W 전원 어댑터는 USB 타입-C 포트에 연결해 이용하는 제품이라 USB-PD 규격의 다른 전원 어댑터와도 호환이 된다. 노트북 외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충전용 어댑터로도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100W 전원 어댑터를 이용하면 280W 전원 어댑터를 이용했을 때에 비해 CPU 및 GPU의 성능이 낮게 조정되며 배터리 충전 속도 역시 다소 느려진다. 온전한 성능으로 게임을 즐기려면, 280W 전원 어댑터, 성능 보다는 휴대성이 중요하다면 100W 전원 어댑터를 이용하자.
상판에 다양한 애니메이션 이미지 표시하는 ‘아니메 매트릭스’ 기술
노트북의 상판의 디자인이 독특하다. 제피러스 M16 GU604V 중 일부 모델은 상판에 18710개의 정밀 가공된 천공(구멍)이 있는데, 천공 내부에는 LED를 품었다. 이를 통해 노트북 상판에 움직이는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아니메 매트릭스(AniMe Matrix)’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노트북에 함께 제공되는 ‘아머리 크레이트(Armoury Crate)’ 소프트웨어를 통해 아니메 매트릭스로 표시되는 이미지를 전환할 수 있다. 단순한 로고부터 시계나 배터리 잔량, 날짜 등의 위젯을 표시하는 것도 가능하며, 사용자가 직접 텍스트나 이미지를 편집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외에도 다운로드를 통해 다양한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추가할 수 있으니 한껏 개성을 담아 노트북을 꾸밀 수 있다.
키보드 역시 게이밍 노트북에 적합한 구성을 갖췄다. 동시에 여러 키를 누르더라도 오류 없이 입력되는 N키 롤 오버 기능을 지원하며, 다양한 색으로 빛나는 RGB LED 기반 백라이트를 탑재해 시각적 만족도도 높였다. 노트북 키보드의 특성 상, 각 키의 눌리는 깊이는 깊지 않은 편이지만 대신 타자 소음이 거의 없어서 정숙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게이밍에 최적화된 특별한 화면 갖춰
제품의 외형에서 눈에 띄는 점이 적지 않지만 가장 주목할 만한 건 역시 화면이다. 정밀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는 2560x1600 고해상도를 지원하며, 세심한 광원 조절을 통해 높은 명암비를 구현하는 미니 LED 기술을 품었다. 그리고 디지털 콘텐츠 제작 표준인 DCI-P3 컬러 영역 100%를 구현해 왜곡 없는 색감을 표시하는 것도 장점이다.
여기에 더해 일반적인 모니터 대비 4배 가량 높은 240Hz의 주사율(1초당 전환되는 이미지 수) 및 3ms의 빠른 응답속도를 구현하므로 화면 전환이 빠른 콘텐츠를 이용할 때도 잔상이나 입력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리고 화면 주사율과 콘텐츠의 초당 프레임 수치가 엇갈릴 때 화면 전체가 찢어지듯 왜곡되는 현상을 방지하는 엔비디아 지싱크(G-SYNC) 기술을 지원하는 등, 게이밍 관련 사양이 충실하다. 이와 더불어 500니트의 밝은 밝기와 더불어 화면 전반의 명암비 및 컬러 표현능력을 향상시키는 HDR 기술, 그 중에서도 고급 규격으로 평가받는 돌비비전(Dolby Vision)을 지원하는 등, 게임 외의 콘텐츠를 이용할 때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면모를 갖췄다.
썬더볼트4 비롯한 최신 기술 반영한 측면 인터페이스
측면 인터페이스 구성은 요즘 노트북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총 4개의 USB 포트를 탑재하고 있는데, 그 중 2개는 최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타입-C 규격이다. 특히 이 타입-C 포트는 최대 40Gbps의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썬더볼트4(Thunderbolt 4) 기술을 지원한다. 일반적인 USB 주변기기 외에도 외장형 그래픽카드와 같은 고급 주변기기의 연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와 더불어 이 타입-C 포트는 영상 출력 기능도 품고 있다. 별로도 마련된 HDMI 포트와 병행해 최대 3대의 외부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다. 또한 전원 입력이 가능한 USB-PD 기술도 지원하므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충전용으로 구비한 USB-PD 규격 전원 어댑터를 활용해 노트북 충전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13세대 코어 i9, 지포스 RTX 4090 비롯한 최상급의 게이밍 사양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역시 내부 사양이다. 제피러스 M16 GU604V 시리즈는 모델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번 리뷰에 이용한 제품은 13세대 인텔 코어 i9-13900H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16GB) 그래픽, 그리고 32GB DDR5 메모리와 2TB SSD로 구성되었다. 2024년 1월 현재 팔리고 있는 게이밍 노트북 중에서도 최상위급 사양이다.
13세대 코어 i9-13900H 프로세서의 경우, 성능(P) 코어 6개와 고효율(E) 코어 8개를 품었으며, 논리적 CPU 수를 늘리는 하이퍼쓰레딩 기능을 더해 최대 20쓰레드(처리단위)로 구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2.6~5.4GHz까지 클럭 속도가 자동 조절되는 것도 특징이며, 작업의 특징에 따라 고성능이 필요할 때는 P코어를 적극 활용하거나 클럭 속도를 높여 빠르게 작업을 처리할 수 있으며, 그 외의 상황에선 E코어를 주로 활용하거나 클럭 속도를 낮춰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포스 RTX 4090 역시 현재 나온 노트북용 그래픽카드 중 가장 높은 게임 구동 능력을 갖춘 모델이다. 기본적인 연산능력이 매우 높은 것 외에도 게임 구동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는 ‘DLSS 3.0’ 기술을 품은 것이 특징이다. DLSS는 낮은 해상도의 원본 이미지를 AI가 고해상도로 업스케일링(Upscaling)하는 원리인데, 특히 최신 버전인 DLSS 3.0의 경우는 해상도 외에 초당 프레임까지 높이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러한 DLSS 3.0 기술을 잘 활용하면 시스템 본연의 성능보다 높은 품질의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다. DLSS 3.0을 지원하는 게임이 아직은 한정적이지만 향후에 활용도는 점차 높아질 것이다.
확장성도 괜찮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2개의 DDR5 메모리 슬롯을 갖추고 있어 메모리 교체를 통해 최대 64GB까지 메모리 확장이 가능하다. 그리고 기본 SSD가 탑재된 M.2(PCIe 4.0) 슬롯 외에 여분의 M.2 슬롯을 1개도 제공하므로 이를 통해 저장용량 확장을 손쉽게 할 수 있다.
실제 성능은 어느정도?
실제 성능도 테스트해 봤다(280W 전원 어댑터 사용). 시스템의 3D 그래픽 구동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3Dmark 소프트웨어를 실행해보니 테스트 결과, 다이렉트X 11기반의 구세대 게임 구동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파이어 스트라이크(Fire Strike) 모드에서는 3만 1087점, 다이렉트X 12 기반 신세대 게임의 성능과 관련된 타임스파이(Time Spy) 모드에서는 1만 3000점을 기록했다. 예상대로 현재 판매되는 노트북 중 최상위권의 게임 구동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실제 게임에서 체감할 수 있는 능력은 더욱 인상적이다. MMORPG ‘로스트아크’를 실행, 화면 해상도 2560x1600에 그래픽 품질을 ‘최상’에 맞춘 상태에서 카오스던전을 비롯한 다양한 장면을 플레이해봤다. 그 결과 100 FPS 내외의 초당 평균 프레임을 기록, 상당히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게임 플레이 중 초당 평균 60프레임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면 매우 쾌적한 수준으로 평가할 만하다.
출시된 지 좀 되었지만 아직도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게임 중 하나인 ‘사이버펑크 2077’도 플레이해봤다. 이 게임은 리얼하게 빛을 표현할 수 있는 레이 트레이싱, 그리고 DLSS 3.0 등의 고급 기술을 다수 활용할 수 있어 벤치마크 용도로 적합하다.
화면 해상도 2560x1600, 그래픽 품질은 ‘울트라’로 설정하고 DLSS 3.0(해상도 및 프레임 보정) 옵션까지 활성화해 게임 내부에서 제공하는 벤치마크 모드를 구동했다. 테스트 결과, 평균 118.33 FPS를 기록해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레이 트레이싱 옵션까지 활성화할 경우에는 평균 40.73 FPS까지 수치가 하락했다. 약간의 광원 효과 향상을 위해 너무 많은 초당 프레임을 희생시켜야 하기 때문에 굳이 레이 트레이싱 옵션까지 적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배터리 효율의 경우, 잔량 100% 상태에서 로스트아크를 계속 플레이 해 보니 약 1시간 후에 배터리 잔량이 5% 남았다는 경고 메시지가 뜨는 것을 확인했다. 전력 효율 보다는 높은 성능을 강조하는 게이밍 노트북이니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다. 제품의 특성 상 휴대용 보다는 거치용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을 테니 이런 대형 게이밍 노트북의 배터리는 어디까지나 ‘덤’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게이머를 위한 ‘취향저격’ 노트북을 찾는다면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M16 GU604V는 지향점이 확실한 제품이다. 노트북으로도 어지간한 데스크톱에 뒤지지 않는 최상급의 게이밍 환경을 구현했으며, 여기에 고품질의 디스플레이, 아니메 매트릭스를 비롯한 독특한 부가기능까지 품었다. 고성능과 개성을 동시에 추구하고자 하는 게임 마니아를 노리고 있음이 분명하다.
게이밍 사양 면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고, 내장 스피커 역시 노트북용 치고는 음질이나 출력이 수준급이라 시각적∙청각적 면에서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다. 500만원대에 이르는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돈 값’을 한다면야 크게 문제될 건 없을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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