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이란 추모식 폭발 테러, 우리가 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가 지난 3일(현지 시각)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의 추모식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의 배후로 밝혀졌다. 당초 이란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보복을 예고했으나, 테러가 IS 소행으로 알려지며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IS와 이란은 반미(反美)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수니파인 IS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을 적대시한다.
4일 로이터는 IS가 전날 텔레그램 게시 성명을 통해 “두 IS 대원이 이란 남동부 도시 케르만 묘지에 모인 군중 속에서 폭발물을 터트렸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도 “두 IS 대원이 폭발물 조끼를 입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IS의 성명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약 800㎞ 떨어진 케르만의 ‘순교자 묘역’ 인근에서 테러가 발생한 당일 나왔다. 테러는 2020년 1월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미국 미사일 공격을 받아 숨진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 도중 발생했다. 이란 당국은 이번 테러로 최소 84명이 숨지고 280여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테러의 배후가 드러난 후 이란 당국은 용의자들을 체포했다. 5일 아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 장관은 이란 국영방송에 “정보 당국이 이번 테러와 연루된 일당과 관련해 매우 유력한 단서를 잡았다”며 “이번 사건에 역할을 담당한 자들도 체포했다”고 말했다.
IS는 2003년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하부 조직으로 출발했다. 2014~2016년 이라크와 시리아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중동과 유럽에서 테러를 일삼으며 전 세계에 공포를 안겼으나,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동맹군의 공격으로 거점을 잃으며 와해됐다. 이란도 IS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고 소탕 작전에 앞장서왔다. 일부 전문가는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 격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이번 테러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IS는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세력)를 향해 “시아파 단체들과 협력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같은 수니파 세력인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침공 이후 이란·헤즈볼라 등 시아파 진영의 후원을 받아온 점을 지적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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