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미키 17'→ 디즈니 픽사 '인사이드 아웃2'까지, 2024 개봉작 라인업 풍성하네[TEN초점]

이하늘 2024. 1. 5.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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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감독 '외계+인' 2부, 박찬욱 제작 '전,란'
티모시 샬라메 '웡카', '듄: 파트2'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데드풀3'까지

[텐아시아=이하늘 기자]

영화 '파묘, '미키 17', '인사이드 아웃2'



2024년도, 갑진년(甲辰年) 청룡(靑龍)의 해가 밝았다. 작년을 돌아보면, 코로나 앤데믹(epidemic)을 맞아 극장가의 재기를 꿈꿨지만 한국 영화 '위기론'까지 대두되며 암울한 시기를 겪었었다. 손익분기점을 넘은 영화가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적었고,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비율도 떨어졌다. 팬데믹 동안,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환경 역시 극장이 아닌 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OTT 서비스 이용으로 변화를 겪으며 'OTT 쏠림 현상' 홀드백 법제화 관련 논의가 치뤄지기도 했다. 

지난해 5월 2일에는 'OTT 시장이 커지면서 생긴 작가들의 업무 처우 개선' 요구로 인한 미국 작가조합(WGA)의 파업이 시작됐다. 이후, 잇달아 7월 13일에는 미국배우조합(SAG)과 인공지능(AI)로 만들어낸 배우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대체하지 않기를 요구하며 파업에 동참하기도 했다. 무려 63년 만에 동반 파업이 시작되었던 것이며, 해당 파업으로 인해 미국의 영화, TV 제작이 대부분 중단되었고 제작되었던 작품들은 개봉을 연기하며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영화배우조합-미국 텔레비전 및 라디오방송인조합(SAG-AFTRA)은 11월 9일, 약 118일 만에 협상 후에 파업을 중단했다. 이외에도 숱한 일들이 있었지만, 2023년은 바뀐 산업 시스템에 적응해나가고 미비하지만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려던 해로 요약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24년도는 어떨까. 그간 개봉하지 못했던, 이른바 창고 영화들이 관객들을 찾고, 개봉이 연기되었던 해외 영화들도 만나볼 수 있는 '영화로운'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 한국 작품
◆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1월 10일 개봉.

영화 '외계+인' 2부 스틸컷. /사진제공=CJ ENM



'범죄의 재구성'(2004), '타짜'(2006), '전우치'(2009), '도둑들'(2012), '암살'(2015) 등 케이퍼 무비(caper movie/ 범죄 영화의 하위 장르)의 대가 최동훈 감독의 영화 '외계+인' 2부가 2024년 돌아온다. '흥행 불패의 아이콘'이던 최동훈 감독은 지난 2022년 개봉했던 '외계+인' 1부가 누적 관객 수 154만명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150번가량 편집을 거듭하며 인고의 시간을 버텨냈다는 최동훈 감독. '외계+인' 2부는 1부에서 그려진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과 천둥 쏘는 처자 이안(김태리)에게 숨겨진 비밀과 신검을 쫓는 이들의 추적기가 그려질 예정이다.

◆ 영화 '파묘' (감독 장재현) 2월 개봉 예정

영화 '파묘' 해외 예고편 스틸. /사진제공=(주)쇼박스



'검은 사제들'(2015), '사바하'(2019) 등으로 K-오컬트 무비의 새 지평을 열었던 장재현 감독이 신작 '파묘'(2024)로 2월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땅을 찾는 풍수사 상덕 역의 최민식, 원혼을 달래는 무당 화림 역의 김고은, 예를 갖추는 장의사 영근 역의 유해진, 경문을 외는 무당 봉길 역의 이도현까지. 초자연적인 현상과 풍수지리를 결합한 오컬트 장르로서의 매력이 돋보일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영화 '미키 17' (감독 봉준호) 3월 말 공개 예정

영화 '미키 17' 예고편 캡처. /사진=Warner Bros. Pictures



2022년 출간된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소설 '미키7'을 원작으로 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도 2024년 공개 예정이다. 워너 브라더스가 배급을 맡았고, 미국 개봉은 3월 29일 예정이다. 또한, 구체적이지 않지만, 한국 개봉은 3월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소설의 내용은 얼음으로 뒤덮인 니플하임 행성에서 개척민 소속의 익스펜더블(소모 인력) 미키는 위험한 임무가 필요할 때마다 앞장서서 나서야 하며, 죽음에 이르면 복제된 미키가 또다시 임무에 투입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미키7'이라는 소설 제목에서 '미키 17'로 바뀐 만큼, 소설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미키 반스 역을 맡았으며, 배우 나오미 애키,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이 출연한다.

◆ 영화 '전, 란' (감독 김상만/ 박찬욱 제작) 넷플릭스 2024년 공개 예정, 시기 미정

'전, 란' 대본 리딩 현장. /사진제공=넷플릭스



박찬욱 감독 제작의 넷플릭스 영화 '전, 란'도 기대작 중에 하나다. 정확한 공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2024년 공개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김상만 감독이 연출을 맡고, 신철 작가, 박찬욱 감독이 각본을 맡은 '전, 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찬욱 감독은 2023년 12월 31일, 미국 CNN과 새해 특별 방송 '뉴 이어스 이브 라이브'(New Year's Eve Live)에서 '전, 란'의 제작 과정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박찬욱은 "'전,란'의 경우, 역사와 전쟁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상당한 예산이 필요했다. 지금까지 제작에 참여한 영화 중 가장 큰 비용이 소요된 작품이다. 넷플릭스는 창의성을 존중하며 감독의 비전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작업 과정에 큰 도움을 줬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외에도 이제훈, 구교환 주연의 영화 '탈주'(이종필 감독), 황정민, 염정아 주연의 영화 '크로스'(이명훈 감독), 강하늘, 유해진 주연의 영화 '야당'(황병국 감독), 전도연, 지창욱 주연의 영화 '리볼버'(오승욱 감독), 최민식, 박해일 주연의 영화 '행복의 나라로'(임상수 감독), 구교환, 신승호 주연의 영화 '부활남'(감독 백종열), 현빈, 박정민 주연의 영화 '하얼빈'(우민호 감독), 황정민, 정해인 주연의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 등의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2024년 예정이지만, 추후 변동 가능성과 함께 정확한 개봉 시기는 알 수 없다.

▶ 해외 작품
◆ 영화 '웡카' (감독 폴 킹) 1월 31일 국내 개봉

영화 '웡카' 예고편 캡처본,/사진=Warner Bros. Korea 유튜브



'Those who don't believe in magic will never find it' 영화 '웡카'(Wonka)는 영국의 소설가 로알드 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프리퀄 작품으로, 윌리 웡카의 과거사를 다루고 있다. 1971년 개봉했던 멜 스튜어트 감독의 '초콜릿 천국'과 2005년 개봉했던 팀 버튼 감독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소설의 원작 세계관을 다뤘다면, 2024년 개봉하는 폴 킹 감독의 '웡카'는 오리지널 이야기다.

'웡카'는 가진 것은 달콤한 꿈과 낡은 모자뿐인 윌리 웡카가 세계 최고의 초콜릿 메이커가 되기까지 놀라운 여정을 담고 있으며, 더욱이 젊은 시절의 윌리 웡카를 그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윌리 웡카 역을 맡았으며, 휴 그랜트가 웡카의 초콜릿을 노리는 작은 도둑 움파 룸파를 맡았다. 북미에서는 2023년 12월 15일 개봉했다.

◆ 프랑스 영화 '추락의 해부' (감독 쥐스틴 트리에) 1월 31일 국내 개봉

영화 '추락의 해부' 스틸컷.



2023년 제7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Anatomy of a Fall)가 1월 31일 국내 개봉한다. 쥐스틴 트리에 감독은 여성 감독 중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피아노'(1993) 제인 캠피언 감독, '티탄'(2021)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을 잇는 역대 세 번째로 이름을 올린 인물이기도 하다.

'추락의 해부'는 남편의 추락사로 한순간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명 작가 산드라를 중심으로 밝혀질 사건의 전말에 관객을 초대하는 영화. '엘리자벳과 나'(2023), '아임 유어 맨'(2021)의 배우 산드라 휠러 주연작으로, 외신들로부터 "쥐스틴 트리에는 아무데도 가지 않는 길을 개척했다"(The New York Times), "한 영화가 한 번에 여러 장르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의 예시"(Slate) 등의 평가를 받았다.

◆ 영화 '듄: 파트2' (감독 드니 빌뇌브) 2월 국내 개봉

영화 '듄1' 스틸컷.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일명 '듄친자'을 불러 모으는 영화 '듄: 파트2'가 드디어 2024년 한국에 상륙한다. 미국 파업의 장기화 영향으로 인해서 기존의 2023년 11월 개봉에서 연기됐다. 북미 개봉은 3월 1일이며, 국내 개봉은 2월로 예정되어있다. 프랭크 허버트의 SF 소설 '듄'을 원작으로 한 '듄' 시리즈는 방대한 세계관과 많은 캐릭터로 인해 영화로 제작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거쳤다. 데이빈드 린치 감독에 의해 1984년 '듄'으로 개봉했으나, 소설의 정수를 살리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은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사막과 주인공 폴 아트레이데스(티모시 샬라메)의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하며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을 만들어냈다. 티모시 샬라메, 레베카 페르구손, 조시 브롤린, 하이에르 바르뎀, 젠데이아, 오스틴 버틀러, 스텔란 스카스가드, 플로렌스 퓨, 크리스토퍼 워컨, 레아 세이두가 배우진으로 출연한다.

◆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감독 조지 밀러) 2024년 개봉 예정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스틸컷.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조지 밀러 감독의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의 프리퀄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사령관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의 과거를 담은 영화다. 문명 붕괴 45년 후를 배경으로 가족을 잃은 어린 퓨리오사가 어떻게 임모탄을 만나 사령관 자리까지 올라가게 되었으며, 한쪽 팔을 잃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가 그려질 예정이다.

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맡았던 퓨리오사의 어린 시절은 넷플릭스 드라마 '퀸스 갬빗'의 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가 맡는다. '매드맥스' 시리즈 특유의 거침없는 액션과 추격전은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영화 '데드풀3'(감독 숀 레비) 2024년 개봉 예정

영화 '데드풀2' 스틸컷.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거침없는 입담의 소유자 '데드풀3'는 2024년도 가장 기대작 중에 하나다.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 5의 네 번째 영화이자, MCU로 편입된 이후의 첫 데드풀 영화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국내에서도 '데드풀'(2016)이 332만명을, '데드풀2'(2018)가 378만명의 관객을 기록한 것으로 보아 '데드풀3' 역시 많은 팬덤 층이 극장가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맡은 데드풀은 전직 특수부대 출신인 용병 웨이드 윌슨이 암 치료를 위한 비밀 실험에 참여한 이후에 강력한 'healing factor'를 지닌 데드풀이 되면서 벌어지는 구조다. 특유의 개그감과 입담이 '데드풀' 시리즈의 묘미 중 하나며, 2024년 개봉 예정이다.

◆ 영화 '인사이드 아웃2' 2024년 여름 개봉 예정 

영화 '인사이드 아웃2' 예고편 캡처본. /사진=Disney Korea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28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가 2015년 개봉했던 '인사이드 아웃'에 이어 9년 만에 개봉한다.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인사이드 아웃'은 11세 소녀 라일리 앤더슨의 감정 캐릭터들을 가시화하여 보여준다. 해당 작품에는 기쁨(JOY), 슬픔(SADNESS), 버럭(ANGER), 까칠(DISGUST), 소심(FEAR)의 다섯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중에서 기쁨(JOY), 슬픔(SADNESS)이 우연하게 감정 본부를 이탈하게 되면서 라일리의 마음 속에 큰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고, 두 감정은 복귀를 하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인사이드 아웃2'는 사춘기를 겪는 13세 라일리를 그린다고. 공개된 타저 예고편에서 우선 불안(ANXIETY)의 모습이 등장했으며, 불안(ANXIETY), 시샘(ENVY), 심심(ENNUI), 당황(EMBARRADDMENT) 등의 캐릭터가 추가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2024년에는 창고 영화들과 개봉이 연기됐던 작품들이 세상 밖으로 공개되면서 점차 활력을 띌 것으로 보인다. 갑진년 (甲辰年) 청룡(靑龍)의 해인만큼 푸른 용이 비상하듯, 극장가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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