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MZ노조’, 임금·단체협약 개별 교섭권 획득… 공공기관 첫 사례

소수 노조여도 소속 조합원만을 위해 회사와 대등한 협상도 가능

이른바 ‘MZ노조’로 불리는 서울교통공사의 제3 노동조합인 ‘올바른노조’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에 대한 개별 교섭권을 얻었다. 공사 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인 다른 노조들과 별도로 회사와 교섭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교통공사 제3 노동조합인 '올바른노조.' 사진은 지난해 10월 25일 서울시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송시연 위원장이 기존 노조 간부들의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 준수 위반과 관련 감사원 감사와 위반자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5일 공사와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전날 회사로부터 “2024년 임·단협 관련 개별 교섭 요청에 대해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개별 교섭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사무직·MZ노조가 사측으로부터 개별 교섭권을 확보한 건 공공기관 중 서울교통공사가 최초다.

노동조합법에 따르면 사내에 복수 노조가 있을 경우 노조 간 교섭 창구를 단일화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단 근로조건에 현격한 차이가 있거나 교섭 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별도 교섭이 가능하다.

개별 교섭이 가능해지면 아무리 소수 노조여도 소속 조합원만을 위해 회사와 대등한 협상을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교섭 대표 노조에 협상 주도권을 넘기지 않아도 돼 교섭권이 크게 강화되고 조직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임직원이 1만7000명인 서울교통공사에는 총 3개 노조가 존재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인 ‘서울교통공사노조’가 조합원 1만명으로 제1 노조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가입자 2700명인 한국노총 공공연맹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가 제2 노조다.

올바른 노조는 지난 2021년 설립된 제3 노조로 조합원은 2000여명 정도다. 설립 당시 조합원의 90%가 30대 이하인 일명 ‘MZ세대’로 구성되면서 ‘서울교통공사 MZ노조’라는 별명이 생겼다. 이들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속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활동 중이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