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가져가세요"…누구나 채우고 가져가는 '나눔 냉장고'
서울 성북구에는 주민들이 만든 '나눔 냉장고'가 있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누구나 공짜로 가져가 먹으라며 냉장고에 음식을 채워둔다고 합니다.
이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머뭇머뭇 다가온 할머니는 차마 냉장고 문을 못 엽니다.
기웃기웃 유리 안을 들여다보고, 조심조심 고민합니다.
결심한 듯 문을 열었는데 한참 망설입니다.
두유 두 팩을 겨우 고릅니다.
[두 개 가져가도 돼요? {네.}]
오래 고민한 이유가 있습니다.
냉장고에 든 음식은 모두 공짜.
서울 성북구 주민들이 만든 '나눔 냉장고'입니다.
남는 식료품을 가져다 두고, 필요한 사람 누구나 꺼내 갈 수 있습니다.
이 마음 아는 노인들 미안하고 고마워 덥석 집어 가지 못합니다.
또 다른 할아버지, 사골국 두 개에 즉석밥 하나를 담습니다.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황공익/서울 보문동 : 남는 건 또 저기 가서 나눠주고 해야지. {지금은 이렇게 가져가지만.} 그렇죠.]
받은 마음 꼭 갚겠다 생각하며 집으로 갑니다.
여기까지 오기 힘든 노인들에게는 직접 배달도 나갑니다.
하루 종일 TV만 보던 할아버지, 이미 문 열고 기다렸습니다.
[내가 오늘 많이 챙겨왔어. 미역국. 어르신 미역국 좋아하시지.]
음식도 반갑지만, 말동무는 더 반갑습니다.
[이경우/서울 보문동 : 나는 이렇게 와주는 것만도 아주…]
이 냉장고가 비면 주민들은 십시일반 돈 모아 채우기도 합니다.
장바구니 들고 나선 주민들, 혼자 사는 노인들 먹기 좋은 것 위주로 고릅니다.
[임맹심/서울 보문동 : 통조림 이런 것도 김치만 있으면 끓여 먹으니까.]
고르다 보니 계산대가 가득 찼습니다.
[임맹심/서울 보문동 : 연세 드신 분들 시장 보기 힘드시니까, 집에서 해 드시기 편한 위주로 했습니다.]
이렇게 채운 냉장고는 2주 정도 갑니다.
그 안에 담은 마음은 더 오래 갑니다.
[영상자막 김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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