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K] “좋은 사람도 정치하면 망가진다? 초당적 정치학교 ‘반전’ 만든 이유”

KBS 2024. 1. 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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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KBS <뉴스레터K>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뉴스레터K>
■ 진행 : 김용준 KBS 기자
■ 방송시간 : 1월 5일 (금) 17:05~18:56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유승찬 정치학교 ‘반전’ 기획실장 겸 운영위원, 안병진 정치학교 ‘반전’ 커리큘럼위원장

◇김용준: 뉴스의 진수를 보여주는 인터뷰 뉴진수. 선거 때마다 정치권에서는 별도 조직까지 꾸려가면서 인재영입 확보전에 나서고 있는데요. 정치권이 원하는 인재보다는 이 시대과 국민이 원하는 신인 정치인을 양성하겠다는 포부에서 출발한 학교가 있어서 오늘 그 얘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바로 정치학교 '반전'이 그 주인공인데요. 바로 인터뷰 시작해보겠습니다. 안병진 정치학교 '반전' 커리큘럼 위원장, 유승찬 정치학교 '반전' 기획실장 두 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유승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안병진: 안녕하세요?

◇김용준: 우선 정치학교 '반전'이란 이름이 눈에 띄더라고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유승찬 실장님께 먼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유승찬: 일단 반전은 반성과 비전의 약자예요.

◇김용준: 반성과 비전 해서 반전.

◆유승찬: 우리 정치가 굉장히 어렵지 않습니까? 그래서 반성과 성찰이 중요하다 일단. 그래서 이거는 병립이 아니라 반성과 성찰을 전제로 그것에 기반해서 새로운 비전. 대전환기에 새로운 비전을 세우자. 그런 의미에서 반전이란 이름을 지었습니다.

◆안병진: 전쟁 반대 이런 건 아니고요.

◇김용준: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no war랄지 아니면 어? 뜨악 할만 하게 생각지 못했던 뭔가 카드를 꺼내나 그런 반전. 약어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반전의 설립 배경 그리고 또 설립했으면 목표가 있을 텐데 목표도 궁금합니다. 유 실장님께서 이 스튜디오 반전의 3가지 미션이 있다. 어떤 건지요?

◆유승찬: 반전은 이제 우리 운영위원장이 계세요. 사실은 김성식 전 의원. 통합적이고 합리적인 정책통으로 알려지신 분이잖아요. 그분이 평생 아마 청년 정치인에 관심을 굉장히 많이 갖고 계셨는데 이제 그 의지가 어떤 좋은 후원자를 만나셔서 이게 실현이 된 경우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그래서 저희는 사실 이제 지금 시대가 굉장히 크게 변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후위기 그다음에 AI등 디지털 전환도 일어나고 있고 그다음에 미중갈등도 심화되면서 핵전쟁 위협도 생기고 있고 이런 대전환기 우리나라의 미래를 어떻게 열어갈 수 있을까. 과연 지금 정치권이 그걸 할 수 있을까. 이런 문제의식에서 그 미래를 살아갈 청년들이 정치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기존에는 정치권들이 청년들을 선거 때마다 이용하고 선거 끝나면 버리고 이런 경우가 너무 많았거든요. 진짜 청년들이 주체가 될 수 있는 이런 활동을 한번 해보자. 이래서 시작을 하게 된 거고. 그래서 저희는 진영논리에 갇히지 않은 미래 세대들을, 어떤 선출직 인재를 양성하는 게 하나의 미션이고요. 그다음에 우리가 강조한 게 초당적인 거거든요. 초당적으로 이제 어느 정당, 정파에 속하지 않은 초당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낸다는 것. 그다음에 저희가 건물 하나를 작은 건물이지만 통으로 이제 임대를 해서 청년들이 언제든지 와서 토론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거기에서 어떤 새로운 공론장 그러니까 여의도 정치가 제기하지 못하는 이슈들이 있잖아요. 그런 이슈들을 공론화할 수 있는 이런 세 가지 미션을 가지고 정치학교 '반전'의 문을 열게 됐습니다.

◇김용준: 어쨌든 건실한 선출직 만드는 것 하나 또 초당적으로 하는 것 하나. 새로운 공론장을 하나 만들어보자는 3가지 미션을 두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스튜디오 반전의 핵심 프로그램이 바로 정치학교 '반전'인 것 같은데 안병진 위원장님 정치학교 '반전'은 그러면 문을 언제 연 건가요?

◆안병진: 저희가 재작년 12월에 개강을 해서 작년 5월까지 장장 6개월에 걸쳐서 토요일마다 근6시간을 강도 높게 진행을 했으니까 사실상 전무후무하죠. 그래서 저희가 1기는 이미 수료를 했는데 27명이 수료를 해서 거기에는 민주당도 있고 국민의힘도 있고 정의당, 녹색당 다양한 색깔의 청년들이 27명이 졸업을 했고 우리가 이제 2기를 또 4월 말부터 모집해서 2기를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김용준: 그러면 현재는 교육생이 있는 건가요? 그러면 몇 명 정도 되나요? 이제 모집 중인 건가요?

◆안병진: 1기가 끝났고 2기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용준: 그게 요새 T.O랄까요? 그게 제한이 있나요?

◆안병진: 저희는 2기를 한 30명 정도로 잠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용준: 왜 그 정도 규모가 딱 적당해서 그런가요? 아니면 이유가 있으세요? 30명 정도로 규모를 잡으신 이유는요.

◆안병진: 왜냐하면 보통 정치학교라고 하면 그냥 강사님이 강의하고 그냥 받아적고 이런 유형이 대부분이거든요. 저희는 실전에서 실제 세상을 전환시키고자 하는 청년들이니까 그런 점에서 아주 강도 높고 심층적 토론, 강사의 말을 그냥 수용하는 게 아니라 강사와 함께 넥스트 가치가 뭔지 어떻게 아젠다를 만들어가야 할지 이런 걸 실질적으로 토론하는 거니까 사실상 인원수가 너무 많아서는 안 되죠. 그러니까 30명이 넘지 않게.

◇김용준: 그렇겠네요. 30명 정도로 2기 교육생 예정이시고. 혹시 1기 수료생 중에서 우리 청취자 분들이 좀 알만한 분도 계신가요?

◆유승찬: 뭐 그렇죠. 저희가 1기니까 이제 처음에 모집할 때 처음 하는 거니까 알리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저희들이 물밑작업도 했고 그랬는데 알만한 분들은 아마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아실 거고 권지웅 전 민주당 비대위원도 저희 수료생이고요. 그리고 김혜미 녹색당 지금 대변인 전 부대표도 있고 그다음에 광주에 있는 문정은 정의당 광주시당위원장도 저희 수료생이고요. 그리고 최준영 씨라고 대구에서 이분은 매주 올라와서 수업을 들으셨는데 국민의힘 출신이고 지금 대구시 정책지원관. 대구시의회 정책지원관 하시는 분이 있고 그리고.

◆안병진: 그분이 저희 1기 동문회장입니다.

◆유승찬: 맞아요. 동기회장이었습니다. 국민의힘 출신. 그리고 김형남이라고 요즘에 핫하신 분인데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이분은 채상병, 박정훈 대령 사건으로 되게 열심히 밤낮없이 활동을 하고 계신 분이고 그다음에 전문가들. 그러니까 정당에 소속하지 않은 전문가들. 안희철 저희 운영위원이기도 한데 지금 법무법인 디라이트 파트너 변호사거든요. 특히 IT창업 쪽에서 굉장히 잘 나가는 변호사인데 여기 우리 같이 수료생. 다들 언급하지 않으신 수료생들도 다들 다 자기 자리에서 굉장히 열심히 하고 계신 분들이어서 앞으로 많이 저는 성장할 걸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김용준: 저희도 뭐 뉴스레터K 코너 중에 정치토크 코너가 있는데 여기서 등용되신 분들 많이 소개 좀 해주세요.

◆유승: 그럼요. 불러주시면 고맙죠.

◇김용준: 유승찬 실장님은 또 정치평론가이시기도 하고 또 컨설턴트로 특히 메시지 있는 평론을 하신 분으로 많이 활발히 활동을 하셨고 안병진 교수님은 특히 국제정치. 특히 미국정치에 있어서 전문가로 꼽히신 분이신데 그런데 어떻게 두 분이 이렇게 반전에 참여하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위원장님.

◆안병진: 이제 김성식 전 의원이 초당적으로 대한민국의 문제를 한번 풀어보겠다고 하는 항상 수십년간 치열성과 진심을 가지고 이제 의정활동을 해오셨죠. 그래서 제안을 한번 같이 새로운 문제의식을 가진 청년들을 한번 키워보자고 제안을 했고 그래서 말하자면 소위 도원결의라고나 할까요? 그런 성격입니다. 누가 장비고 누가 관우인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하나의 도원결의와 가까운 그런 서로 간에 진심이 통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김용준: 우리 유 실장님은요?

◆유승찬: 너무 말씀을 잘해주셨는데 저는 어느 날 아마 지난해 대선 전이었을 거예요. 2월 달쯤에 김성식 의원께서 저를 보자고 하셔서 밥을 먹으러 나갔더니 아니, 밖에서는 대선 때문에 막 시끄러운데 정치학교를 하시자고 제안을 하시는 거예요.

◇김용준: 별안간.

◆유승찬: 그때 잘못 낚였습니다. 그런데 마찬가지고 저도 사실은 우리나라에 보면 사실 국민의힘에는 정치학교가 있습니다. 원래 정치학교가 정당이 하는 게 맞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정당들은 이제 그 역할을 잘 못했는데 국민의힘에 있는 정치학교도 사실은 국민의힘이 만들었다기보다 예전에 바른정당이라고 있지 않았습니까? 거기 이제 정병국 의원이라고 하고 김세연 의원 이 두 좋으신 의원분들이 청년들을 키워야 되겠다 이런 마음으로 만든 게 청년정치학교. 청정이라고 부르는 학교가 있는데 민주당에는 아직 없어요. 그리고 저희는 어쨌든 민주당이 됐든 사회가 됐든 초당적인 정치학교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저도 늘 하고 있었고 제가 민주당에는 10년 전부터 정치학교 좀 만들어라. 청년정치학교 청년을 키워야 된다. 요청했는데 거기에서 말을 안 듣고 그래서 저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김성식 전 의원께서 제안을 했을 때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김용준: 그러셨겠네요. 늘 생각을 하셨기 때문에. 1***님께서 “정치학교 '반전' 좀 더 규모가 커져서 정치에 대한 교육을 받은 청년들이 사회에서 좋은 영향력을 끼쳤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덕담도 해주고 계십니다. 사실 저도 고등학교 때 사회탐구영역 선택과목 중에서 정치를 선택해서 공부를 했었는데 궁금한 게 정치학교에서는 뭘 가르칠까 궁금해요. 뭐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식으로 선생님한테 배웠던 것을 가르칠까? 궁금하고. 이 스튜디오 반전에 기획실장이나 커리큘럼 위원장으로서 초기 계획 단계에서 가장 신경 쓰신 부분은 뭘까요?

◆안병진: 그러니까 사탐에서 이제 그런 정치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을 많이 그때 배우셨잖아요. 그런데 한국의 대학들이 좀 전반적으로 반성하셔야 될 게 대학들이 먼저 훌륭한 시민으로 키워주시고 그다음에 정치적 잠재력이 있는 사람들을 정치철학. 가치를 교육시켜주셔야 되는데 한국의 대학들이 그 역할을 사실 못해요. 저희 반전은 그런 점에서 한국의 대학들이 잘 하지 못하는 가치, 철학 이런 부분도 포괄하면서. 그런데 정치인은 단순한 추상적 가치로만 현실을 운영해나갈 수는 없잖아요. 그러면서 어떻게 이것을 전환시대에 구체적 아젠다로 만들 것이냐. 그리고 가치와 이슈를 통합해서. 그래서 저희는 기존에 대학들이 못하는 영역들도 보완하고 그다음에 실제 세상을 바꿀 정치가들도 육성하고 하는 그런 것들을 함께 균형 있게 어떻게 할 건지 이게 저희들의 큰 고민 중에 하나였습니다.

◇김용준: 정치는 무엇인가라는 기본적인 질문으로 시작을 해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젊은 정치인상에 이르기까지 고민이 깊으셨을 것 같은데 혹시 이런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고 계신가요? 아니면 찾으셨나요?

◆안병진: 당연히 못 찾았죠. 유 실장님 찾으셨어요?

◆유승찬: 찾고 있습니다.

◇김용준: 하여튼 이런 고민들이 커리큘럼에 잘 반영됐을 것 같고 지금 커리큘럼 얼핏 보니까 정규 강의가 28강으로 구성이 되어 있더라고요. 현실정치 특히 시대정신이 반영된 강의들로 보였던데 안 교수님 정치학교 '반전' 커리큘럼만의 특징이나 차별점이랄까요? 이런 것들이 가령 이제 대학에서 배우는 정치학개론이랄지 고등학교 때 배우는 정치사탐영역의 그런 내용이랄지 그런 것들과 다르다. 물론 달라야겠지만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안병진: 사실은 뭐 설명드리자면 거의 1시간 설명을 드려야 되는데 한두 가지만 짧게 말씀드리면 예를 들어서 이런 거죠. 제가 한 20년 대학에 지금 봉직하고 있는데 사실은 대학에서도 심층적인 어떤 토론 같은 건 쉽지 않거든요. 저희는 심지어 모든 강사 분들을 저희가 찾아뵙고 함께 같이 고민할 화두를 가지고 토론하고 그걸 뉴스레터로 만들고 그 뉴스레터를 만든 걸 사전에 공부하고 그러면 강사 분들도 굉장히 긴장하고 준비하고 오시거든요. 수강생도 준비하고 하는 그런 건 감히 저희가 자랑컨대 전 세계에서 뉴스레터를 매개로 한 강의의 준비와 과정 이거는 저희가 아마 저작권을 내야 하지 않을까라는 그런 것도 있겠고요. 그다음에 이제 정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와 구체적 이슈를 결합한 조별토론. 조별토론을 하고 나서 다시 또 강사와 함께 이것을 마무리짓는다든지 그런 어떤 이제 흔히 학교들이 이런 식의 심층적으로 파고드는 실제적인 교육과정들을 가지고 있지 않거든요. 이거를 6개월간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내공이 상당히 숙성될 수밖에 없죠.

◇김용준: 그럴 수밖에 없겠네요.

◆안병진: 짧게 소개한다면 한 2가지인데 이거는 사실 애피타이저에 불과하고 다음에 시간이 된다면 1시간 설명을 드릴게요.

◇김용준: 뒤에 여쭤볼 질문도 연장선상에 있을 것 같습니다. 청취자 이** 님께서 “극단적인 정치, 양분법적 당파 싸움, 타협이 없는 정치가 지겹습니다. 소통과 낭만이 있었던 정치가 그립네요.” 하셨는데 아마 28강 들어보면 그런 정치를 펼칠 수 있는 인재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제가 책을 읽어보니까요. 제가 쓱 보니까 유 실장님. 눈에 띄던 강의가 몇 가지 있던데 그중에 하나가 왜 가치 기반의 메시지가 중요한가라는 강의였는데 일단 가치 기반의 메시지라는 게 무엇이고 그게 왜 중요한지요?

◆유승찬: 그러니까 이제 정치가 이렇게 험악해진 거는 표피적인 이슈를 가지고 서로 싸우기 때문에 그렇잖아요. 그런데 사실 정치라는 게 언어고 말과 글로 행해지는데 이 말과 글이 수준이 있어야 정치가 수준이 있게 되거든요. 그런데 그 말과 글을 수준 있게 만드는 것이 가치입니다. 가령 우리는 왜 정치를 하는가. 처음에는 그 질문을 할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이제 정치가도 하나의 직업인데 요즈음에 정치인들을 보면 무엇이 될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지 내가 정치를 통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는 관심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아주 오래전에 2016년인가 우리 유승민 전 의원이 이제 원내대표일 때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첫 문장이 그거였습니다. 나는 매일 집에서 나오면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를 질문합니다. 그런데 여기 해답이 있는 거예요. 이 질문 자체가 너무 너무 소중한 거예요. 저는 정치인들이 나는 왜 정치를 하는지. 정치인이 정치를 하는 이유는 세상을 좀 더 오늘보다는 나은 세상을 좀 더 오늘보다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정치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 질문을 안 하면 그 가치. 그러니까 그 가치를 잊어버리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리 싸움하고 서로 진영 대결하고 이걸로 지금은 정치판 전체가 이렇게 혼탁해져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거는 사실 청년들뿐만 아니라 기성 정치인들한테. 저는 무슨 법 같은 거 만들고 싶어요. 모든 국회의원들은 매일 아침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에 대해서 한 문장씩 써서 내라. 그렇게라도 하면 정치가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김용준: 소명의식을 말씀하신 것 같기도 해요. 왜 정치를 해야 되는가. 또 왜 내가 그걸 해야 되는가. 왜 지금 이걸 해야 되는가. 그런 것들에 대한 고민이 매일같이 거듭되어야 된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또 하나가 정치인에게 왜 마음훈련이 필수인가라는 강의도 있던데 이게 저는 책을 읽었지만 그렇게 처음에 봤을 때 제목만 봤을 때는 이게 흔들리면 안 된다는 마음훈련일지 아니면 됨됨이가 되어야 한다는 걸지 아니면 유권자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마음훈련일지 궁금하던데 안 교수님은 어떻게 설명해주실까요?

◆안병진: 그것도 저희의 1기와 그다음에 2기에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니까 보통은 이제 당에서 정치교육을 한다고 그러면 한국이 내각제로 가야 되느냐. 대통령제로 가야 되느냐. 그런데 실제 정치과정을 관찰하고 참여해보신 분들은 무슨 얘기인지 아시겠지만 제도 이전에 그 스스로 어떤 정치를 할 것이냐. 그 점에서 본인이 어떤 반성 그리고 본인은 거기에서 어떤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생각하는 마치 우리가 요즈음에 왜 근육운동이 유행이잖아요. 플랭크 하고 맨땅밟기 하고 스쿼트 하고.

◇김용준: 부위별 운동하고요.

◆안병진: 그렇죠. 그런 것처럼 저는 매일 아침에 플랭크를 하거든요. 그런데 플랭크도 중요하지만 마음근육을, 스스로 마음의 근육이 계속 성장하지 않으면 그러면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지 못하거든요. 흔히 우리가 이 프로그램도 많은 정치가들이랑 토론을 하시지만 정치가들이 가끔 보면 중간에 좌절하거나 갑자기 지나친 권력욕으로 가거나 이런 모든 과정이 자기 내면 세계를 끊임없이 돌아보지 않아서 그렇거든요. 그래서 저희 정치학교 '반전'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대한민국 최초로 마음의 근육을 성장시키는 단백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그것이 저희의 차별화된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용준: 자꾸 그런 말씀을 들어서 그런지 지금 솔깃해하는 분이 계십니다. 청취자 분 중에서 이** 님께서 “50대입니다. 마음만은 청년입니다. 저는 입학 안 되나요?” 하시는데요.

◆유승찬: 안타깝게도 저희는 만40세 이하라는 물리적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김용준: 그런가요? 이** 님 안 된다고 하시네요. 어쩔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안병진: 저희가 2기가 잘 되면 스핀오프로 50대, 60대 이런 것들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김용준: 그 대학도 평생교육원 있듯이 정치 평생교육원 이런 개념으로 한번 만드시는 것도.

◆안병진: 좋으신 제안입니다.

◇김용준: 수강한 분들은 어떤 얘기를 가장 많이 하는지 궁금해요. 특히 1기 수료생 분들이 어떤 얘기하는지 궁금하고 또 두 분이 보시기에 학생들의 변화 그리고 성장 이런 것들을 각계에서 활동하는 거 보면서 체감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유승찬: 저는 이제 많이 느껴요. 그러니까 저희 수료생들이 하는 말 중에 제가 제일 좋았던 거는 언제든 나의 마음을 터놓고 상의할 27명의 동지를 얻었다. 이런 얘기들을 하거든요.

◇김용준: 되게 멋지네요.

◆유승찬: 그러니까 저희들이 이제 처음에는 초당적으로 모였으니까 우리나라에 이렇게 초당적으로 모이는 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모여서 저희는 오리엔테이션도 하죠. 숙박을 하면서. 그다음에 1박 2일 해커톤도 하죠. 이러면서 서로가 서로의 고민들을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서 여기 오기 전에는 굉장히 적대적인 의제. 가령 페미니즘 의제 같은 경우도 페미니스트와 페미니즘을 싫어하시는 분들이 서로 굉장히 가까워져요. 그렇다고 자기 정견을 포기한 건 아니에요.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힘. 이런 것들이 굉장히 많이 길러졌다.

◇김용준: 소위 말하는 요즈음에 협치가 필요하다는 그 덕목.

◆유승찬: 그리고 정치학교 '반전'이 끝나고 나서도 저희들이 동기회도 하고 여러 가지를 하지만 자발적으로 반전 액션그룹이란 걸 만들어서 반전에서 배운 어떤 성과들을 가지고 우리 사회에 공헌하겠다 이런 것들을 논의하는 그룹들이 자발적으로 생겨서 지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김용준: 우리 청취자 박** 님께서 “아까 소개해주신 수료생 중에서 차분하면서도 논리적인 논조가 눈에 띄는 청년 정치인도 있었습니다.”라고 하시는데 좀 이분들께서도 되게 주목해서 보시는 청년 정치인인 것 같습니다. 또 하나가 거대 양당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정치에 관심을 안 가지려는 정치 혐오 분위기가 팽배한 것 같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인물 수혈에 공을 들이는데 유 실장님 기존 정치권이 원하는 인재상. 그리고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 간에 차이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유승찬: 이거는 교수님이 말씀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안병진: 어려운 질문은 일부러 저한테 미루시는데요.

◆유승찬: (웃음) 저는 원래 그렇습니다.

◆안병진: 기존에 이제 인재상은 그러니까 가치라는 게 배제되어 있었어요. 가치는 그냥 수식어, 형용사 정도로만 있었고 어떤 연설문을 읽을 때 앞에 붙이는. 그런데 이제 지금 새로운 시대는 지금이야말로 이제는 기후위기, AI 이런 걸 풀려면 우리가 좋은 가치를 가지지 않으면 AI도 극단적 AI.

◇김용준: 그럴 수 있죠.

◆안병진: 정치테러 AI가 나오는 세상입니다. 따라서 기존에 인재상과 달리 오늘날 전환시대의 인재상은 가치에 따라서 자신의 정치적 삶을 일관되게 조직할 수 있는 사람. 그런데 현재 정당들은 그걸 못하고 있죠. 그런 점에서 현재 정당들과 학교, 정치학교들이 이제 4월 총선이 끝나면 전면적으로 바뀌어야 할 게 어떻게 더 나은 인간다운 가치에 입각한 세상을 조직할 것이냐. 이 화두로 대한민국이 치열한 토론을 해야 되고요. 거기 저희 반전이 복무하고 싶습니다.

◇김용준: 우리 정당들 보면 말씀 들어보니까 왜 정치인 양성에 소홀할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왜 매번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수혈할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사실 다른 나라들. 특히 북유럽이나 유럽 국가들 좀 보면 정말 그렇게 커온 정치인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20대에 갑자기 내각에 가는 경우도 있고 등등 있던데 그 이유가 뭘까요?

◆유승찬: 그러니까 유럽이나 이런 정치는 30대 여성 총리들도 많이 나왔잖아요 지금까지. 그런데 그분들이 그냥 젊은 게 아니라 굉장히 많은 정치 경험을 청소년 때부터 정치 경험을 해오신 분들이에요. 정당들이 체계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갖고 있고 그다음에 지방의회에서부터 단련되고 이러면서 성장해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 총리를 하셔도 굉장히 혁신적이고 합리적으로 국가 운영을 하시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게 안 되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왜 그게 안 되냐 하면 기성 정치인들이 자기 기득권을 지키려고 그래요. 사실 미래 세대가 성장하지 않으면 미래에 관련된 의제들을 다룰 수 없고 미래에 대한 의제를 다루지 않으면 전환기에 국제 경쟁력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너무 중요한 문제예요. 이게 그냥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그래서 저는 이제 이번 총선도 그렇고 이번 총선도 핵심적인 시대정신 중에 하나가 미래세대가 국회에 더 많이 진출하는 거라고 저는 봅니다. 그러니까 정당을 불문하고.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또 다른 정당이든 저는 미래 세대가 더 많이 진출해서 우리에게 닥친 미래 의제들을 다루고 토론하고 그래서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 그다음에 미래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기는 소외되는 약자들을 어떻게 우리가 다시 포용할 것인가. 이런 거에 대한 논의들이 좀 활발하게 일어나야 우리 공동체가 조금은 더 따뜻하고 나아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용준: 우리 안 교수님 이번 총선에 나서는 신인 정치인들 있잖아요. 이분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화두는 뭘지 궁금합니다. 역시 내가 왜 이걸 하려고 하는가일까요? 아니면 다른 화두일까요?

◆안병진: 나는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 나는 지금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세상.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그다음에 불평등이 세대 내에, 세대 간에 복합적으로 불평등이 생기고 지역은 소멸해가고 하는 그런 대전환위기 속에서 나는 정치를 왜 하는가 한다면 어떻게 정치를 전환시킬 것인가. 어떻게 줄을 설 것인가가 아니라. 진영이라는 건 저는 나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영은 앞으로도 영원할 겁니다. 그런데 진영에 있으면서도 대한민국을 먼저 사랑하고 지구공동체를 먼저 사랑하면서 진영이 있으면서 진영을 넘어서는 그런 자세가 되어 있는가라는 걸 스스로 물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용준: 이** 님께서 “기후위기, 저출생, 고령화 시대의 인구소멸 문제에 대해서 여야가 밤낮 가리지 않고 치열하게 논의해주셨으면 합니다.”라는 의견 주셨고요. 시간관계상 마지막 질문 두 분께 드릴게요. 유능한 신인 정치인도 기존에 여의도 정치에 입성을 하면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가 너무 어려운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가령 사람이 견장을 차면 인격이 신격이 되는 것처럼 행동하는 분들도 계시고 자꾸 가르치려 들고 혹은 대우 받으려 하고 이런 것들도 보이고요. 그런 점에서 신인 정치인을 교육하고 양성하는 것으로는 초심을 잃지 않게 하는 게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유 실장님은.

◆유승찬: 맞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얘기 있죠. 밖에서 보면 너무 괜찮은 사람도 왜 국회의원이 되면 저렇게 되는가. 이런 질문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 그분들도 되게 좋은 분들이었고 사실 능력도 있는 분이었는데 정치권에 가면 이게 기득권 논리에 그냥 포섭이 되거든요. 그래서 저희 정치학교의 야심찬 목표 중에 하나가 저희가 초당적이잖아요. 저희가 지금 1기밖에 안 되지만 이게 5기, 10기가 쌓여서 300명, 500명의 청년 정치인 그룹이 형성되고 이분들이 가치 기반으로 연결되어서 계속 뭔가 의제에 대해서 토론하고 논쟁하다 보면 처음에 가졌던 그 가치와 정신. 처음 마음을 그래도 그 정당의 기득권 논리에 의해 다 뺏기지 않고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지켜갈 수 있지 않을까. 그것도 저희 정치학교 '반전'의 중요한 목표 중에 하나입니다.

◇김용준: 안 교수님 조금 짧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시간이 다 되어서요.

◆안병진: 결국은 그러니까 공천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누구나. 우리는 보통 평범한 인간이잖아요. 그런 구조 자체를 어떻게 고칠 것인가라는 것과 동시에 아까 제가 강조드린 마음. 용기 있는 리더십 이게 함께 결합되면 저는 충분히 새로운 전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용준: 여기까지 말씀듣겠습니다. 안병진 정치학교 '반전' 커리큘럼 위원장. 유승찬 정치학교 '반전' 기획실장 두 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안병진: 감사합니다.

◆유승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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