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서정 “공중 720도 비트는 기술로 파리 갈래요”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4. 1. 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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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의 해 내가 별이다 4 기계체조 여서정
지난해 세계선수권 동메달
AG·올림픽 이어 韓체조 역사
작년부터 여자대표팀 주장
2연속 올림픽 메달 도전 박차
“후회없는 경기가 내 목표”
체조 여자 국가대표 여서정이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주종목인 도마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한 기자
그가 힘차게 도약하면 한국 여자 기계체조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졌다. 올림픽 최초 메달에 이어 세계선수권 첫 메달까지. 올 여름 파리올림픽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여자 기계체조 스타 여서정은 올림픽 무대에서 화려한 도약을 꿈꾸며 새해 벽두부터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여서정은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게 체조는 특히 어렵다. (도쿄올림픽 후) 3년 사이에 또 한번의 올림픽에 다시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영광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024년도 국가대표에 재발탁된 여서정은 올 상반기 중 치러질 올림픽 파견 선발전을 통해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도전한다.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1년 도쿄올림픽 동메달 등의 쾌거를 이뤘던 여서정은 지난해에도 큰 성과를 냈다. 지난해 10월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열린 세계 기계체조선수권대회 여자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역시 한국 여자 기계체조 사상 첫 세계선수권 메달이었다.

여서정은 “17세부터 세계선수권에 나갔는데, 메달을 항상 못 땄다. 예선에서는 잘 하고도 결선에서 못해 늘 아쉬움이 컸다. ‘세계선수권은 메달 못 따는 대회’라는 인식이 박힐 때쯤에 내 한계를 깬 것 같아 메달이 값지게 다가왔다”며 웃어보였다.

여서정은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24개 팀 중 11위를 이끌어 1988년 이후 36년만에 한국 여자 체조가 올림픽 단체전 출전권을 확보하는데도 기여했다. 여서정은 “후배들과 다같이 열심히 준비하고, 힘든 과정도 많았다. 단체전 티켓을 따고서 힘들었던 걸 보상받은 느낌을 받아 기뻤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이후 여서정은 한층 더 성숙해졌다. 지난 2022년 발목 부상 등 힘겨웠던 시간을 이겨냈고, 국제 대회 경험을 많이 쌓았다. 지난해부터는 여자 체조대표팀 주장이라는 중책도 맡았다. 여서정은 “예전에는 한없이 밝고 해맑았다면, 지금은 주장으로서 행동 하나도 조심하고 책임감도 더 강해졌다”고 밝혔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렸던 세계선수권 때문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지 못했던 여서정은 안세영(배드민턴), 신유빈(탁구) 등 또래 국가대표 선수들의 금메달이 좋은 동기부여가 된듯 했다. 안세영은 여서정과 2002년생 동갑내기 친구, 2004년생 신유빈은 여서정보다 두 살 아래 동생이다.

체조 여자 국가대표 여서정이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주종목인 도마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한 기자
여서정은 “각자 대회 일정이 많아 선수촌에서만 틈날 때 만나 수다 떨고 장난치면서 친하게 지냈다”면서 “세영이는 원래 멘탈이 강하고 배울 점이 많은 친구였다. 이제는 대스타가 된 듯하다. 유빈이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좋다. 둘 다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과를 내 멋졌다”고 미소 지었다. 여서정은 “아시안게임에는 나가지 못했지만, 올림픽에 (두 친구와) 다함께 나가서 모두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여서정은 현역 시절 ‘도마의 신’으로 불렸던 여홍철 경희대 교수의 딸로도 유명하다. 언제나 ‘체조 스타 2세’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러울 법 하지만 여서정은 “국제 대회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이 아빠의 이름을 딴 기술(여1, 여2)을 펼치는 걸 보면, 아빠가 정말 대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여서정도 아버지 못지 않게 한국 여자 기계체조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아버지처럼 자신만의 기술을 국제체조연맹(FIG)에 등재한 것도 대표적이다. 앞으로 공중 720도를 비트는 ‘여서정’은 도쿄올림픽 동메달을 이끈 난도 5.8점의 수준 높은 독자 기술이다. 올해 파리올림픽에서도 ‘여서정’ 기술은 여서정의 2회 연속 메달을 이끌 ‘주무기’다.

2연속 올림픽 메달은 아버지 여홍철 교수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여서정은 “동작을 좀더 확실하게 하기 위한 훈련을 2024년 내내 이어갈 생각”이라면서 “올림픽까지 다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실수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걸 잘 하고 싶다. 후회없이 연기를 펼치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진천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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