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통용 SMR 인허가 기준 선점해야”

최호 2024. 1. 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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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기술개발사업단, 한국원자력산업협회가 주관하고, 김영식·이원욱 의원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혁신형 SMR(소형모듈원자로) 국회포럼'이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렸다. (첫 줄 왼쪽에서 세 번째부터) 양정숙 국회의원(무소속), 최재형 국회의원(국민의힘),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황주호 한수원 사장, 김영식 국회의원(공동위원장, 국민의힘),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석기 국회의원(국민의힘), 이인선 국회의원(국민의힘),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실장, (뒷 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 김한곤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기술개발사업단장, (여섯 번째)임승철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전문가들은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과 관련해 세계 시장에서 통용될 인허가 기준을 수립,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MR 상용화 기술을 확보해도 인허가 국제화에 실패하면 기술 유출, 수출 기획 축소 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한곤 혁신형 SMR 기술개발사업단 단장은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5회 혁신형 SMR(소형모듈원자로) 국회포럼' 에서 “SMR 상용화에 있어 개발자뿐만 아니라 규제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모듈형 원전은 동일한 원전이 세계 어디에서든 인허가를 받고 같은 형태로 구현되어야 한다”면서 “우리가 개발한 SMR이 세계에서 통용되려면 결국 인허가의 국제화에 성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서 연구를 진행해 규제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면서 “이 규제를 다른 나라가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해야 하므로 규제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우리가 규제 체계를 확보하지 못하면 해외에서 SMR 인허가를 진행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기술이 유출될 수밖에 없다”면서 “해외에서 실험 등을 진행하면 외국의 규제를 적용받게 되고 이 과정에서 설계 정보 등이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기술을 해외에서 실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결국 규제 기관이 준비를 잘 못한 것”이라면서 “우리 제도가 없어 해외에 나가 인허가를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신 GS건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i-SMR 사업의 적기 추진을 위해서는 기존 대형 원전 중심의 인허가 제도 개선과 함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SMR 관련 진흥법의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CTO에 또 “GS건설은 현재 국내에서 i-SMR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으며 최종 사업안 확정 뒤 한국수력원자력에 공동 추진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등 주요 기기를 일체화한 300메가와트(㎿) 이하의 소규모 원전을 말한다. 대형 원전 100분의 1 이하 규모여서 건설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배관설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지진 등 자연재해 발생 시에도 방사성 물질 누출을 원천 차단할 수 있어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원전 선진국이 SMR 개발 경쟁에 나선 가운데 한국은 경제성, 안전성, 유연성을 대폭 강화한 i-SMR 개발로 세계 원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이를 위해 정부는 i-SMR 개발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 오는 2030년 이후 글로벌 '톱 3'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업단은 올해 4월 i-SMR 표준설계 착수, 내년 사전안전성 검토 통과 및 SMR 건설 준비, 2029년 준공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날 행사는 포럼의 공동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과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 공동주최로 열렸으며,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후원했다.

행사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등 주관 기관 관계자와 원자력 산업계·학계·연구계 및 정부 부처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영식 의원은 “원전이 탈탄소를 위한 해법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지난 20여년간 1세대 모델인 SMART를 개발·성공하면서 얻은 노하우가 있는 등 대표적인 원전 강국”이라며, “차세대 에너지원 SMR이 정쟁과 이념 논쟁이 휘말리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 우위 선점할 수 있도록 정·산·학·연, 국회 모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은 “SMR은 650조원의 시장 가치를 지닌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트렌드이자 인류의 미래가 달린 중요한 일”이라며, “기후위기 극복과 미래 에너지를 위해 혁신형 SMR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원자력, 특히 SMR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라며 “과기정통부는 올해 혁신형 SMR 개발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혁신형 SMR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세대 핵연료 기술개발에 올해 착수하고, 혁신 운영·정비 기술개발도 새롭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SMR은 미래 원자력을 이끌고 갈 노형이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라며, “세계적 주목을 받는 혁신형 SMR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해외 SMR 시장에서의 성과 제고를 위해 전방위 마케팅을 시행하고 잠재수요국도 발굴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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