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發` 부동산 PF 리스크 점화…중소 증권사 위기 현실화

임성원 2024. 1. 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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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금융사 리스크 제한적·모니터링 강화
증권업, 건설사 건전성·수익성 악화에 손실 우려
<사진=연합뉴스>

태영건설 발(發) 금융사들의 리스크가 다소 제한적이나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정에 따른 중소형 증권사의 손실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있었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5일 웹세미나를 열고 태영건설 사태에 대해 "증권사 직접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2200억원, 캐피탈사는 1억원 미만으로 전체 자기자본 대비 금액이 많지 않아 즉각적인 대손충당금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중도금 대출 연대보증 비중이 높고 주거 사업장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이 대부분 포함돼 우발 채무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신평은 다만 "관련 리스크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어 부동산 PF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며 "시공사 관련 위험 요인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개별 업체 신용 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권별로 최근 부동산 PF 불안정 등의 영향으로 올해 증권업 등의 산업 전망은 '비우호적', 신용도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한신평은 "증권업은 건설사 재무안정성 저하 등으로 부동산 PF 손실이 우려된다"며 "기업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신규 투자 유치도 어려워지고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국내 부동산 PF 시장은 만기 연장으로 부실화를 막았지만 누적된 비용으로 사업성이 저하된 브릿지론은 정리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브릿지론의 선별적 만기 연장으로 기조가 바뀔 경우 중·후순위 포지션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표적으로 SK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을 지목했다. 두 회사의 수익성과 재무 안전성이 부동산 금융 부실화로 저하됐다고 주장했다. 한신평은 해당 회사의 이익 구조 개선 등 재무 안전성 관리 동향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신평은 "미국·유럽 지역 오피스 등 해외 대체 투자의 손실 반영이 본격화되면 중대형 증권사 수익성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여기에 미국-한국 간 금리 차이로 국내 기준금리 하향 시점의 불확실성이 높고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 논란 등으로 위험자산 투자 심리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신평은 홍콩 H지수 하락 영향에 대해서는 리스크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한신평은 "조기상환 지연, 락인(knock-in) 발생으로 인한 고객 손실, 파생결합증권 시장 위축 등으로 향후 실적이 감소할 수 있지만 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 잔액은 이미 일정 수준 내로 축소됐다"며 "지수 하락에 대해 증권사의 트레이딩 손실 인식이 그동안 이뤄져 추가적인 대규모 손실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예상했다.

한신평은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산업 전망을 '비우호적', 신용도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우선 캐피탈사에 대해서는 "시장 금리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저금리로 조달했던 기존 차입 부채의 차환·대환 과정에서 조달 비용이 상승했다"며 "또한 건전성이 저하된 부동산 금융을 중심으로 무수익여신(NPL) 규모가 증가해 유동성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봤다.

저축은행에 대해선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금융의 부담이 크고, 순이자마진(NIM) 개선 폭이 크지 않은데 대손비용이 상승해 수익성 부진이 예상된다"며 "올해 상반기까지 브릿지론 상환이 집중되고 고금리·고물가로 취약 차주 채무 상환 능력이 악화하면서 건전성이 저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카드업은 산업 전망을 '비우호적', 신용도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한신평은 "영업자금을 대부분 시장에서 조달하는 업종 특성상 금리 상승은 이자 비용을 상승시켜 카드사 수익성에 부정적일 수 있다"며 "카드대출은 다중채무자,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아 고금리 상황에 부실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은행과 생명보험, 손해보험업에 대해서는 산업 전망을 '중립적', 신용도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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