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MVP' 이강인까지 국대 도착 완료...클린스만호 26인 완전체 합류→아시안컵 우승 도전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완전체 구성을 완료했다.
대한축구협회는 5일 "이강인은 금일 오전 9시경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숙소에 도착할 예정이다. 금일 훈련이 현지시간 16시 오후 훈련으로 변경되면서 금일 오후부터는 대표팀 26명이 완전체로 소집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강인이 나홀로 뒤늦게 클린스만호에 합류한 배경에는 선수 본인의 요청이 있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달 29일 "이강인을 제외한 손흥민(토트넘 훗스퍼)을 포함한 대부분 선수는 소집 규정에 맞추어 내년 1월 2일 소속팀을 떠나 아부다비로 소집될 예정이다. 이강인은 소속팀 슈퍼컵(트로페 데 샹피옹) 경기 출전 후 바로 합류할 예정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에 2차례나 대한민국을 대표해 출전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고, 이에 대한축구협회에 협조를 요구한 것이다. 프랑스 '르 파리지앵'은 지난달 31일 "이강인은 툴루즈와의 결승전에 출전할 수 있다. 그는 툴루즈전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대한축구협회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강인은 2022-23시즌 마요르카에서 스페인 라리가 올해의 팀 미드필더 부문 후보에 오를 정도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이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아스톤 빌라 등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았지만 최종적으로는 PSG를 선택했다.
PSG는 이강인을 영입하기 위해 2200만 유로(약 315억 원)를 지불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초반에 팀에 많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부상이 잦은 유형의 선수는 아니었지만 이강인은 PSG 이적 후 갑작스레 부상이 많아졌다. 데뷔전부터 부상이라는 암초에 시달렸던 이강인이다.
지난 7월 22일 르 아브르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이강인은 좋은 몸놀림을 보여주고도 전반 종료 직전에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교체됐다. 르 아브르전 이후 떠난 한국, 일본 프리시즌 투어에서 이강인은 한국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만 잠시 얼굴을 드러냈을 뿐,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9월 A매치를 앞두고 또 허벅지 근육에 부상을 당해 팀에 많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부상에서 막 회복할 시기에는 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차출 요청을 받았다. 이강인은 많은 경기에서 활용하지 못한 PSG는 결과적으로는 이강인의 차출을 흔쾌히 허락해줬고, 이강인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돌아왔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이강인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고, 이강인은 PSG에서 주전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면서 성장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도 이강인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면서 신뢰를 보여줬다. 이강인은 경기장에서 엔리케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려고 노력했다.
이강인이 PSG에서도 잘 적응하고 있는 시기에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다가왔다. 아시안컵은 반드시 차출을 허용해줘야 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PSG는 약 1달 동안 이강인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으로 보내줘야 했다. 이강인의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이강인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양해를 구하고, PSG한테 중요한 트로페 데 샹피옹까지는 경기를 소화한 뒤에 대표팀 훈련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PSG도 이강인을 트로페 데 샹피옹 경기까지는 기용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매체 'RMC 스포츠'는 "PSG는 트로페 데 샹피옹에서 이강인의 출전을 확보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르 파리지앵'도 "이강인이 공식적으로 차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수많은 논의가 이뤄졌다. PSG는 4일 전 회의를 통해 이강인의 출전을 보장하면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냈다"고 밝혔다.
이강인, PSG 그리고 대한축구협회의 적절한 조율 속에 이강인은 PSG에서 툴루즈와의 트로페 데 샹피옹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됐고, PSG 이적 후 첫 우승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이강인과 PSG의 노력은 곧바로 경기장에서 결과로 나타났다. 중원에 배치된 이강인은 3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비티냐의 롱패스가 우스망 뎀벨레에게 향했고, 뎀벨레는 곧바로 중앙으로 공을 넘겨줬다. 이강인이 달려들어 마무리했고, PSG는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프랑스 'Actu foot'은 "이강인은 트로페 데 샹피옹에서 아시아 최초 득점자가 됐다"고 소개했다. 11월 이후 득점이 없었던 이강인에게 오랜만에 찾아온 득점포였다.
이강인의 선제골이 빠르게 터지면서 PSG는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이강인은 전반 35분에 워렌 자이르-에메리가 넘겨준 패스를 오버헤드킥으로도 연결하면서 과감한 모습을 보여줬다. PSG는 전반 막판에 터진 킬리안 음바페의 골로 2-0 리드를 잡았다. 후반전에 밀란 슈크리니아르가 부상을 당하는 악재도 있었지만 우승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이강인은 경기 최우수 선수로도 선정됐다. 이날 이강인은 득점을 비롯해 패스 성공률 96%, 키패스 1회, 크로스 성공 1회(시도 4회),, 결정적 기회창출 1회, 유효슈팅 2회, 드리블 성공률 100%(시도 2회), 인터셉트 2회, 태클 2회 등 공수양면에서 눈이 부셨다. 이강인 특유의 전진성도 잘 보여주면서 Man Of The Match(맨 오브 더 매치)를 수상했다.
경기 후 이강인은 인터뷰에서 우승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경기 전에 우승에 대한 야망이 있었다. 나는 항상 팀을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고, 열심히 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하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나는 그들에게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팀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고, 잘 돕고 있으며 이 팀에 있는 것이 매우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트로페 데 샹피옹 우승은 이강인 커리어 3번째 우승이었다. 이강인은 2018-19시즌 발렌시아 시절 코파 델 레이 우승 이력이 있다. 하지만 첫 번째 우승에서 아쉬운 건 바르셀로나와의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이 치러졌을 때 이강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참가하고 있었다. 발렌시아가 코파 델 레이 우승을 했을 때 현장에 이강인은 참여할 수가 없었다.
커리어 2번째 우승이라고 할 수 있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이강인은 이름값에 비해 활약상이 뛰어나다고는 볼 수 없었다. 부상 여파 때문이었다. 이강인보다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재원(대구FC) 등이 더욱 빛난 대회였다.
하지만 이번 트로페 데 샹피옹만큼은 이강인이 가장 빛났다. 우승 기운을 제대로 머금은 이강인은 이제 클린스만호와 함께 64년 만에 대한민국의 아시안컵 우승을 정조준한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2일 결전지인 카타르에 입성하기 전 아부다비에서 훈련 캠프를 차렸다. 클린스만호는 6일 오후 10시 이라크와 평가전 이후 10일 카타르에 입성한다.
[2023 AFC 아시안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최종명단]
GK(3) : 김승규(알 샤밥), 조현우(울산), 송범근(쇼난)
DF(9) : 김영권(울산), 김민재(뮌헨), 정승현(울산), 김주성(서울), 김지수(브렌트포드), 설영우(울산), 김태환(울산), 이기제(수원), 김진수(전북)
MF(12) : 박용우(알아인), 황인범(즈베즈다), 홍현석(헨트), 이순민(광주), 이재성(마인츠), 이강인(PSG), 손흥민(토트넘),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튼), 문선민(전북), 박진섭(전북), 양현준(셀틱)
FW(2) :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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