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명분 쌓기 … 반응 떠보듯 완충구역 내 사격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지홍구 기자(gigu@mk.co.kr) 2024. 1. 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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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5일 서북도서 해안포 사격 도발은 남측을 자극해 정세불안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번 해안포 도발 며칠 전부터 관영매체를 통해 한국 육해군의 새해 첫 포탄 실사격 훈련을 맹비난하며 무력시위의 명분을 쌓았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관영매체를 통해 이번 해안포 무력시위에 대해 "대규모적인 포사격 및 기동훈련을 벌려놓은 대한민국 군부깡패들의 군사행동에 대한 대응행동조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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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파기 이후 첫 해상포격
軍 '2배 비례 대응' 400발 발사
5일 북한군의 서해 해상완충구역 내 해안포 사격 직후 연평도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사진은 주민들이 대피소로 피신한 모습. 연합뉴스

북한군의 5일 서북도서 해안포 사격 도발은 남측을 자극해 정세불안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남북관계 파탄'을 선언하고 한반도 정세를 대결구도로 끌고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새해 벽두부터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에 포탄을 떨어뜨리며 단계적인 군사행동에 나선 모양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이후 한국이 9·19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시키자 합의에 대한 전면적 파기로 맞받으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북한은 이번 해안포 도발 며칠 전부터 관영매체를 통해 한국 육해군의 새해 첫 포탄 실사격 훈련을 맹비난하며 무력시위의 명분을 쌓았다. 그리고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지도에서 지운 9·19군사합의상 해상완충구역을 향해 해안포를 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관영매체를 통해 이번 해안포 무력시위에 대해 "대규모적인 포사격 및 기동훈련을 벌려놓은 대한민국 군부깡패들의 군사행동에 대한 대응행동조치"라고 주장했다. 북측은 "적들이 소위 대응이라는 구실 밑에 도발로 될 수 있는 행동을 감행할 경우 전례 없는 수준의 강력한 대응을 보여줄 것"이라고 위협했다.

군 당국도 이날 오후 서북도서 부대를 투입해 해상사격훈련을 펼치며 2018년 9·19군사합의를 체결한 이후 처음으로 합의상 해상완충구역 내에 포탄을 떨어뜨려 맞대응했다. 군은 훈련에서 북한이 발사한 200여 발의 두 배에 이르는 400여 발을 발사해 대응 의지를 밝혔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올해 고강도 도발로 해석될 수 있는 것들은 자제하되, 한국을 약 올릴 수 있고 책임도 전가할 수 있는 도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한국 정부와 군 당국의 감정적인 맞대응을 유도하고, 이를 향후 도발의 핑계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군 당국이 냉철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인천 지역에서는 한때 북한군의 NLL 이북 포 사격이 '대남 도발'로 와전되면서 불안감이 번졌다. 그러나 정작 연평도 주민들은 "면사무소로부터 오후 3시 해군의 해상기동훈련이 있으니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대피하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북한군의 도발은 없었다"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 인천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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