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키커는 리그 11번째 평가한 김민재, 데이터는 세계 최고 수비수 인정
[OSEN=이인환 기자] 감정적인 평가가 아닌 데이터 기반의 평가는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를 세계 제일 수비수라고 평가했다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은 5일(한국시간) 지난해 그라운드를 누빈 전 세계 선수들 가운데 선발한 월드 팀 2023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3-4-3 포메이션으로 선정된 베스트 11 라인업에서 김민재는 수비진의 중심은 스리백 가운데 수비수로 선정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해 12월 21일 볼프스부르크전(2-1 승리)을 끝으로 올 시즌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분데스리가는 34라운드까지만 있기에 38라운드를 치르는 다른 리그보다 일찍 반환점을 돌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리그 15경기 12승 2무 1패, 승점 38점, 49득점 15실점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키커는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 전체에 합격점을 줬다. 매체는 "리그 15경기에서 15골을 내준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울 뿐이다. 프랑크푸르트전 1-5 패배만 아니었다면 기록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과 독일축구연맹(DFB)-포칼컵에서도 경기당 1골을 내줬다"라고 호평했다.
김민재는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그는 지난여름 바이아웃 5000만 유로(약 716억 원)로 나폴리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로 뽑힌 김민재는 1시즌 만에 나폴리를 떠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우려와 달리 김민재는 독일 무대에서도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실제로 이번 시즌 전반기 동안 김민재는 주전 경쟁이 문제가 아니라 혹사 논란이 불거질 정도였다. 그는 파트너 마티아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다치면서 쉴 새 없이 출전해야 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으로서도 김민재를 계속 뛰게 할 수밖에 없는 노릇.
그 결과 김민재는 공식전 15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까지 오가며 지구 몇 바퀴에 달하는 거리를 비행했다. 독일 'TZ'도 '지옥 같은' 일정이라며 걱정을 표했다. 실제로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고 뛴 시간만 무려 1903분에 달한다. 그는 팀이 치른 리그 15경기에 모두 출전해 후방을 지켰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봐도 그는 DFB-포칼컵 자르브뤼켄전과 허리 타박상으로 쉬어간 UCL 코펜하겐전을 제외하곤 빠짐없이 나섰다. 지난 18일엔 슈투트가르트를 상대로 바이에른 뮌헨 데뷔골까지 뽑아내며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말 그대로 뮌헨 수비의 최후 저지선이였던 것.
하지만 이런 활약에도 혹평을 받았다. 독일 '키커'는 지난 4일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 랑리스테(선수 등급)을 공개했다. 논란이 된 것은 김민재가 센터백 전체서 11위에 그쳤다는 것이다. 키커는 앞서 뮌헨의 전반기 리뷰를 하면서 김민재가 아닌 우파메카노를 바이에른 뮌헨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했다.
이 매체는 "우파메카노가 전반기 최고의 수비수이자 가장 안정적인 수비수였다. 나쁜 경기는 최저 평점 6점을 받은 프랑크푸르트전밖에 없었다. 그는 4-0 대승을 거둔 도르트문트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리며 평점 1.5점을 받았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우파메카노는 상위권 레버쿠젠과 슈투트가르트와 맞대결에서도 나란히 평점 2점을 받았고, UCL 경기에서도 높은 수준의 활약을 펼쳤다. 과연 그가 앞으로도 이런 경기력을 이어갈 수 있을까? 특히 최상위 수준의 토너먼트 대회에서도?"라고 기대를 걸었다.
반면 김민재에겐 명과 암을 강조했다. 좋은 점도 나쁜 점도 극명했다는 것. 키커는 "나폴리에서 새로 온 김민재는 휴식이 급하게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필연적으로 주전 센터백으로 떠올랐다. 이적과 군사훈련, 대표팀 일정 등 언제나 그를 찾는 곳이 많았다"라며 "김민재에겐 빛과 그림자가 번갈아가며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나폴리 시절을 생각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키커는 "김민재는 프랑크푸르트전 1-5 패배에서 최저 평점 6점을 받았고, 8일 뒤 슈투트가르트전에서 리그 데뷔골을 터트리며 최고 평점 1점을 받았다. 앞으로 더 나은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지만, 먼저 아시안컵에 출전해야 한다. 김민재가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빨리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재가 홀로 꾸준히 바이에른 뮌헨 수비를 지키며 활약한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물론 그를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도 많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리그 15경기 평균 평점 7.14점을 부여하며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으로 뽑았다.
그러나 유독 독일에서만큼은 기준이 가혹하다. 키커뿐만 아니라 독일 유력지 '빌트'도 언제나 김민재에게 높은 잣대를 들이댔다. 김민재는 빌트 기준 전반기 평균 평점 3.2667점을 받았다. 이는 바이에른 뮌헨 20명 중 16위에 해당하는 점수로, 5경기 출전에 그친 더 리흐트(2.6점)나 리그 2골에 그친 에릭 막심 추포모팅(3.2점)보다도 낮다.
독일 축구와 바이에른 뮌헨 전설인 로타어 마테우스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9월 라이프치히전 무승부 후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뛰어난 모습이 아니다. 그는 바이에른의 '불안 요소'다"라고 혹평했고, 최근에도 김민재를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에서 제외했다.
이러한 편견을 반영이라도 하듯 키커는 랑리스테에서 김민재를 월드 클래스나 인터내셔널 클래스가 아닌 내셔널 클래스로 평가해서 큰 충격을 줬다. 우파메키노가 IK인 것에 비해 너무나도 박한 평가. 특히 NK에서도 김민재는 7위에 불과했다.
리그 전체 11위 수비수로 김민재를 평가한 키커는 "아직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휴식 대신 군대 등을 소화해서 제 컨디션이 아니다. 아직 일관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독일의 악평과 달리 IFFHS는 김민재에 대해 다시 한 번 세계 최고 수비수라고 인정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가하는 IFFHS는 스리백의 중심에 김민재를 두고 좌측에 알폰소 데이비스(바이에른 뮌헨), 우측에 후벤 디아스(맨체스터 시티)를 배치했다.
여기에 중원은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맨시티의 에이스 케빈 데 브라위너와 로드리,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배치됐다. 공격진에는 엘링 홀란과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해리 케인(뮌헨)이 이름을 올렸다.
결국 키커와 IFFHS의 평가가 정반대인 것. 실제로 2023-2024 시즌 활약에 한정한다고 해도 김민재가 리그 11번째 수비수라는 평가는 어불성설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IFFHS의 평가에 더욱 동조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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