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치지직', 필터링 기술력·모니터링 능력 시험대 올라
(지디넷코리아=안희정 기자)네이버가 지난해 말 새롭게 선보인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트위치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네이버에는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가 열렸고, 트위치 스트리머와 사용자들도 흡수하면서 빠른 시간 안에 규모를 키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실시간 동영상 플랫폼 특성상 유해 콘텐츠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신속·정확한 대책이 더욱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네이버는 모니터링 인력을 늘리고 필터링 기술을 고도화해 나간다는 방침인데, 정식 서비스 때 적용할 이용 정책과 기술에 관심이 쏠린다.
방송 연령 제한 옵션 추가...2월 중 누구나 방송 가능해져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네이버는 치지직 앱 업데이트를 통해 방송 연령 제한 옵션을 추가했다. 앞으로 연령 제한 설정된 방송은 본인 확인 후 시청할 수 있다.
또 베타 테스트 권한 신청 절차를 종료하고 2월 중 누구나 치지직에서 방송을 가능하게 한다고 공지했다. 정식 오픈은 아니지만, 누구나 방송 참여가 가능한 오픈 베타로 전환 한다는 의미다.
지난 12월 19일 소규모 베타 테스트로 치지직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는 1차와 2차에 걸쳐 베타 스트리머를 모집했다. 기존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활동한 스트리머라면 누구나 신청을 할 수 있었고, 게임 외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스트리머도 신청 가능했다.
욱일기 의상 방송 등 일부 유해 콘텐츠 논란도...명확한 운영 정책은 아직
한편 트위치나 아프리카TV 등 다 플랫폼에서 활동하면서 부적절한 콘텐츠로 문제가 됐던 스트리머들도 네이버 치지직으로 넘어오며 다소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유해 문구가 쓰여 있는 영상이 메인 화면에 노출된 바 있고, 욱일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하는 방송이 진행되기도 했다.
그동안 네이버는 게임 특화 커뮤니티나 게임판을 운영해 오고 있었지만, 이렇게 게임 전용 스트리밍 플랫폼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다 보니 치지직만의 운영 가이드라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현재는 게임 커뮤니티 가이드라인만 공개된 상태다.
네이버는 게임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통해 "실시간 필터링 시스템은 물론 24시간 모니터링 체제 운영을 통해 유해물을 빠르게 발견하고, 차단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며 "네이버 게임에서 신고가 누적된 게시물은 검토 후 노출이 제한되도록 조치해 청소년들에게 유해 정보가 노출되는 위험을 방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성년자로 인식될 수 있는 대상이 확인된 음란 콘텐츠가 발견될 경우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이런 콘텐츠는 즉시 조치함과 동시에 게시자 역시 이용이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모니터링 인력 확충·기술 고도화 지속...유해 콘텐츠 차단 기술 '엑스아이' 보유
네이버 측은 이날 업데이트된 기능인 연령제한을 시작으로 모니터링 인력 확충, 기술 고도화 등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픈 플랫폼 특성상 타 플랫폼에서 발생했던 유사한 부정 이슈가 발생할 수 있겠지만, 사용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빠르게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이미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는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에 24시간 실시간 음란 이미지 필터링 기술인 '엑스아이'를 선보인 바 있다. 부적절한 이미지나 동영상이 네이버에 등록되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이를 감지하고 검색 노출을 차단하는 기술이다.
또 2019년에 악성 댓글을 탐지하기 위해 출시한 'AI 클린봇'도 있다. 온라인 공간을 통해 이뤄지는 혐오·차별·비하 표현을 AI 기술이 걸러낼 수 있는 기능이다.
엄격한 제재 기준 이용자 확대에는 독...적정 균형점 찾는 게 관건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활용해 치지직을 꾸려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또한 어떤 기준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플랫폼을 운영해 나갈지도 관심사다.
베타 서비스 기간이기 때문에 스트리밍 방송 서비스에서도 기술적 우위를 보여줄 수 있을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떠한 정책을 펼칠 지 아직 명확하게 알려진 건 없다. 다만 새롭게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과도하게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경우 서비스 흥행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부정 이슈 대응책에 있어 적정 균형점을 찾는 데 회사의 고민이 깊을 것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성격 특성상 모든 유해 콘텐츠를 걸러내긴 힘들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이 명확하게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있다 보니 스트리밍 생태계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너무 엄격한 기준을 세우다 보면 스텝이 꼬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앞서 문제가 됐던 스트리머들도 베타 기간 동안 스트리밍 권한 회수나 정지 처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는 베타 서비스 기간이니 가이드라인을 다듬어 가는 단계다. 이용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희정 기자(hja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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