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수사 대신 변호’ 나선 법무부…사실상 무혐의 처분서 배포

오연서 기자 2024. 1. 5. 17: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날 법무부가 낸 입장문을 두고 법무부가 사실상 검찰에 무혐의 수사 지휘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도자료에서 법무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이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과 결혼하기도 전인 12∼13년 전 일에 대해 이미 2년 넘게 무리하고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강도 높게 수사하고도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기소는커녕 소환조차 하지 못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 뒤 보도자료 배포
스프레드팀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날 법무부가 낸 입장문을 두고 법무부가 사실상 검찰에 무혐의 수사 지휘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법무부는 5일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 직후 ‘야당 단독으로 강행한 위헌적인 특검 법안 2건에 대한 국회 재의요구, 국무회의 의결’이라는 6쪽짜리 보도자료를 냈다. 보도자료에서 법무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이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과 결혼하기도 전인 12∼13년 전 일에 대해 이미 2년 넘게 무리하고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강도 높게 수사하고도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기소는커녕 소환조차 하지 못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소관부처로서 정부 이송 법률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법제업무 운영규정에 따라 입장문을 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법무부가 ‘소환조차 하지 못한 사건’이라고 규정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 아직 ‘살아있는 사건’이라는 점이다. 2020년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지만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제대로된 수사도, 불기소 처분도 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법무부가 “구체적 범죄 단서가 있던 사건이 아닌” “기소는 커녕 소환조차 하지 못한”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이라 할 수 없다”고 보도자료를 낸 것은 검찰에 무혐의 처분서를 써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단서가 없다’는 법무부 설명과 달리 통화 녹취록, 시세조종을 총괄한 투자자문사에서 발견된 김 여사 계좌 관리 파일 등 김 여사가 관여했다는 정황은 먼저 기소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작전세력의 재판에서 다수 드러나기도 했다.

법무부의 입장문이 대통령실과 여당의 주장을 복사해 붙인 것처럼 정치용어로 범벅돼 있다는 사실도 비판을 받는다. 법무부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특정 정당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고발한 사건” “총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정쟁성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변호사는 “특검법이 ‘총선용’이라는 건 여당이 야당을 공격하는 전형적인 논리”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또 보도자료에서 여당의 특별검사 추천권을 배제한 특검법 조항에 대해 “최소한의 중립성은커녕 정치편향적인 특별검사가 임명될 수밖에 없는 기형적 구조”라고 문제삼았다. 그러나 이는 2016년 국정농단 특검법에도 있던 조항으로, 2019년 2월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는 대통령이 소속된 여당이 특별검사 후보자를 추천함으로써 이해충돌 상황이 야기되면 특별검사 제도의 도입 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동남아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2년 11월11일 오후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이재호 기자 ph@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