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은 한번만! 김민재, 실력대로 IFFHS '월드 베스트 11' 선정…인기투표 FIFPro와 달라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실력 그대로 인정을 받았다.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은 5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한 해를 빛낸 '월드 팀 2023' 축구선수 11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1984년 설립해 축구 기록과 통계를 37년째 다루고 있다. 이들의 기준대로 한 해 최고의 선수를 3-4-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나열했다.
김민재가 최후방 스리백의 한 축을 담당했다. 김민재를 포함해 모두 실력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월드클래스로 채워졌다. 김민재가 가운데에 배치된 스리백을 보면 팀 동료 알폰소 데이비스와 트래블로 맨체스터 시티 천하를 일궈낸 후벵 디아스가 뽑혔다. 김민재와 디아스는 지난해 최고 권위의 프랑스풋볼 발롱도르에서도 30인 안에 들었던 만큼 일관된 평가를 받았다.
중원 4명에는 유럽을 떠나고도 여전한 상징성을 보여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포함해 케빈 더 브라위너, 로드리(이상 맨체스터 시티),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이 차지했다. 최전방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는 에데르송(맨체스터 시티)의 몫이었다.
김민재는 2023년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떠나 이탈리아 나폴리에 입단하며 빅리그에 노크했다. 괴물답게 적응 시간은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단숨에 빅리그에서 통하는 수비수가 됐다. 시즌 시작부터 주전을 꿰찬 뒤로 기복 하나 없이 모든 일정을 소화하며 나폴리를 이탈리아 세리에A 정상으로 이끌었다.
2022-23시즌 세리에A 후반기가 진행된 지난해 초반 김민재의 활약은 대단했다. 개막 시점부터 상승세를 보여준 나폴리에 굳건한 뒷심을 불어넣었다. 김민재가 시즌 끝까지 나폴리의 후방을 책임진 결과 무려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가져왔다. 나폴리에서 뛴 세부 수치는 대단했다. 나폴리에서 뛴 35경기에서 3,055분을 소화하며 경기당 1.6회 태클, 1.2회 가로채기, 3.5회 클리어링 등 우월한 모습을 보여준 김민재에게 찬사를 보냈다.
세리에A 사무국은 이를 토대로 김민재를 시즌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했다. 나폴리에서 활약은 모든 곳에서 인정을 받았다. 아시아 수비수 최초로 발롱도르 30인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최종 22위를 달성한 것도 나폴리에서 보여준 기량이 기반이 됐다. 이에 더해 12월 이탈리아축구선수협회(AIC)도 2022-23시즌을 대상으로 한 그란 갈라 델 칼초에서 김민재를 올해의 팀에 포함했다.
나폴리의 핵심 자원으로 우승을 달성한 김민재의 등장으로 유럽 이적시장이 들썩였다. 김민재의 바이아웃과 관련한 개인 조건이 알려지면서 여름 내내 빅클럽이 달려들었다. 여름 이적 시장 초반으로 돌려보면 김민재를 원했던 팀들의 면면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부터 수비 보강이 필요했던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등 화려했다.
영입전을 초반부터 이끌었던 쪽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이 김민재를 높이 평가하면서 후방을 책임질 자원으로 평가했다. 라파엘 바란과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로 주전 조합을 구축했지만 힘과 높이 모두 불안했기에 김민재 접근은 타당했다. 그래서 이적 시장이 열리기 무섭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협상을 완료할 것이라는 소문이 거셌다.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가세하면서 치열한 전쟁이 마무리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차원이 다른 곳이다. 빅클럽 중에서도 체급차가 확실한 구단이기에 영입전에 가세하자마자 무게추가 급격히 기울었다. 김민재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는데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손을 맞잡았다.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김민재의 비중은 대단했다. 전반기 내내 쉴 틈 없이 뛰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는 물론이고 센터백 파트너인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의 부상도 문제였다. 이들과는 차원이 다른 내구성을 자랑한 김민재는 혹사에 가깝데 뛰어야 했다. 결국 18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이어지는 혹사 일정 속에 김민재도 주춤하곤 했다.
전반적으로는 철기둥처럼 든든하게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를 책임져왔지만 간간이 체력이 떨어진 모습도 보여줬다. 독일 언론은 떨어지는 체력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흠집 찾아내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으나 평균적으로 충분히 준수하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반 시즌 동안 김민재가 분데스리가에 남긴 기록만 봐도 패스 성공률 94.9%, 경기당 평균 스피드 34.32km/h, 경기당 스프린트 21.47회, 강한 러닝 54.8회 등으로 존재감이 대단하다.
그렇기에 지난해 연말을 맞아 여러 단체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김민재가 유럽 5대 리그에서 누구보다 많은 전진 패스를 했다고 밝혔다. 기록에 따르면 김민재는 총 430개의 전진 패스로 유럽 빅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인 패서였다.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의 여러 역량을 종합해 최근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에 김민재를 포함했다. 3-4-3 포메이션의 중앙 수비수로 자리한 김민재는 평균 평점 7.14점의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뿐만 아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키다'도 25일(한국시간) 2023년 세계 최고의 센터백 5명을 거론하며 김민재를 1위에 놓았다. 스포츠키다는 "센터백이 더 이상 수비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은 견고한 수비 외에도 빌드업에 참여해 유동성과 창의성을 불어넣어야 한다. 김민재는 이러한 측면에서 아주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민재는 나폴리가 2022-23시즌 세리에A에서 33년 만에 우승하는 데 큰 역하릉 했다. 타고난 피지컬 강점과 함께 침착함과 기술적인 면모가 돋보였다.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서도 주전으로 자리잡았고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다"고 1위 선정 이유를 나열했다.
이뿐 아니다. 김민재의 활약을 외면할 수 없는 만큼 아시아축구연맹(AFC) 국제선수상은 물론 대한축구협회(KFA) 어워즈에서도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워낙 성공만 한 김민재라 스스로도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던 1년이었던 것 같다. 살면서 가장 특별한 1년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축구를 하면서 지금보다 더한 영광을 얻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발전할 수 있게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감사함을 가질 정도였다.
나폴리와 바이에른 뮌헨을 거치며 보여준 김민재는 무조건 최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 객관적인 지표에서 증명된 부분이다. 그런데 지난 3일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와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월드 베스트 11 포지션별 후보에서 김민재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현역 축구 선수들에게 표를 받아야 하는 시스템이라 인기 투표나 다름없다. 매년 실력보다 이름값에 치우친 선발이 나와 말이 많던 시상식이다.
올해도 유럽을 떠난 메시와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 등이 후보에 포함된 반면 김민재를 비롯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선수들은 배제돼 무시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FIFPRO는 김민재 대신 수비수 후보에 디아스, 존 스톤스, 카일 워커(이상 맨체스터 시티), 에데르 밀리탕, 안토니오 뤼디거(이상 레알 마드리드),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를 올렸다. 지난해 보여준 실력 및 성과를 봤을 때 김민재가 결코 밀릴 게 없음에도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인기투표에서는 밀렸으나 실력과 기록을 바탕으로 한 IFFHS 월드 베스트 11에 당당히 포함되면서 김민재의 명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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