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1번 없이 4년 '19승'…시기상조 역풍 맞은 괴물 사사키, 올해 우승하면 메이저리그 가능할 수도, 구단 대표 "좋은 활약한 선수 돕겠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으로 입단. 첫해는 경기 출전 없이 쉬었다. 부상을 염려한 구단 차원의 관리가 이뤄졌다. 고졸 2년차부터 1군 경기에 나갔다. 11경기에 등판해 63⅓이닝을 소화했다. 3승2패, 평균자책점 2.27.
지바롯데 마린즈가 애지중지하며 키워온 사사키 로키(23)는 2022년, 프로 3년차에 확실하게 존재감을 알렸다. 그해 4월 10일 오릭스 버팔로즈를 상대로 20세 5개월의 나이에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 한미일 프로야구 최초로 13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했다. 최고 시속 164km 빠른 공, 시속 150km 포크볼을 앞세워 일본프로야구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프로 3번째 시즌에 20경기, 129⅓이닝을 소화하고 9승4패-평균자책점 2.02, 173탈삼진. 지난해 3월에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대표로 나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다르빗슈 유(38·샌디에이고), 오타니 쇼헤이(30), 야마모토 요시노부(26·이상 LA 다저스)와 나란히 선발로 등판했다.
기대가 컸던 2023년, 시즌 초 시속 165km 광속구를 던져 리그를 뒤흔들었다. 오타니가 보유하고 있던 일본인 선수 최고 구속에 도달했다. 그러나 세 차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첫 풀타임 출전에 실패했다. 15경기에 나가 7승4패-1.78. 2022년보다 40이닝이 적은 91이닝 투구에 그쳤다.
부상으로 시즌 후반에 전력에서 이탈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클라이맥스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무실점. 지난해 사사키의 마지막 등판경기였다.
입단 4년, 1군에서 3시즌을 던진 투수가 구단에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요청했다. 자세한 상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비상식적인 일이었다. 포스팅건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3년간 46경기, 283⅔이닝을 던지면서 376탈삼진. 19승(10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한 번도 규정이닝(143이닝)을 못 던진 선발투수가 메이저리그에 간다는 건 전례가 없다.
매년 12월이 나기 전에 재계약을 했는데, 올해는 해를 넘겼다. 일본 언론은 '사사키 측에서 내년 시즌 후 포스팅을 통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약 협상이 난항이다'라고 했다.
사사키와 계약한 대형 에이전시가 바람을 넣어 벌어진 일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최고 자리에 오른 선수 대다수 선수가 메이저리그를 바라본다.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해 뛰어난 성적을 내고 팀에 기여한 뒤 더 큰 꿈을 찾아 떠난다. 구단 승인이 필요한 포스팅을 거치면 구단도 포스팅비를 챙길 수 있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로 넘어간 선수 대다수가 그랬다.
지난 12월 LA 다저스로 이적한 야마마토 요시노부(26). 2017년 오릭스 버팔로즈에 입단해 7년을 던졌다. 171경기에 등판해 79승(29패·평균자책점 1.82)을 올리고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그는 2022년 오릭스가 재팬시리즈에서 우승한 후 6억5000만엔에 재계약했다. 당시 구단과 1년 뒤 메이저리그 도전에 합의했다. 야마모토는 2023년 16승(6패)-평균자책점 1.21-169탈삼진-승률 0.727를 기록했다. 3년 연속 4관왕에 올랐고, 팀은 3년 연속 퍼시픽리그 정상에 섰다.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좌완 이마나가 쇼타(31). 2016년 1차 지명으로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에 합류해 8년간 64승(50패·3.18)을 거뒀다. 지난해 148이닝 동안 174탈삼진을 쌓아 야마모토(169개)를 제치고 양 리그 탈삼진 1위에 올랐다.
지난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은 마쓰이 유키(29)는 라쿠텐 이글스에서 10년간 501경기에 출전했다. 236세이브(25승46패76홀드·2.40)를 올리고 해외 진출이 가능한 FA(자유계약선수)가 돼 메이저리그로 갔다. 그는 2019, 2022, 2023년 세 차례 세이브왕에 오른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우완 우와사와 나오유키(30)도 포스팅 공시 후 팀을 찾고 있다. 그는 2012년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해 172경기에서 70승(62패·3.19)을 올렸다.
최연소 타격 3관왕 오른 2022년 시즌이 끝나고 3년 18억엔에 계약하면서 구단과 합의한 사안이다. 야쿠르트에서 8년을 뛰고 나간다. 25세 미만의 나이에 메이저리그로 가면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해야 한다. 정식 프로 선수 계약을 할 수 없어 선수, 원 소속팀 모두 금전적인 손해를 봐야 한다.
다르빗슈는 니혼햄에서 7시즌을 뛰고 나갔다. 167경기에 등판해 93승(38패)를 올렸다. 다나카 마사히로(36·라쿠텐)는 7년간 175경기에서 99승(35패), 마에다 겐타(36·디트로이트)는 히로시마 카프에서 9년간 218경기에서 97승(67패)을 올리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기쿠치 유세이(33·토론토)도 마찬가지다.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9시즌 동안 158경기에 나가 73승(46패)를 기록했다. 후지나미 신타로(30)는 한신 타이거즈에 10년간 적을 두고 189경기에 등판해 57승(54패)을 거뒀다. 구단이 포스팅을 승낙한 이유가 있었다.
다르빗슈과 다나카의 맹활약 덕분에 소속팀은 재팬시리즈 우승을 했다. 다나카는 2013년 24승무패1세이브-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하고 팀을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우승 반지를 끼고 메이저리그로 갔다.
오타니는 예외적인 케이스다. 고교시절부터 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는 '이도류'로 주목받은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직행을 추진하다가 니혼햄 구단의 설득으로 입단했다. 그는 니혼햄에서 투수로 5년간 85경기에 나가 42승(15패)를 기록했다. 구단과 합의한 대로 5시즌을 뛰고 떠났다.
다카사카 ��스케 지바롯데 구단 대표는 4일 일본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이전부터 얘기한 대로 좋은 활약을 한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면 구단이 돕는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라고 했다. 원론적인 입장 표명이지만 '좋은 활약'에 눈길이 간다.
다카사카 대표는 '올해를 지바롯데의 해로 만들고 싶다'라고 했다. 만약 사사키가 올시즌 맹활약을 해 팀을 리그,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사키와 조금 다른 케이스지만 선례가 있다. 내야수 니시오카 쓰요시가 지바롯데가 재팬시리즈에서 우승한 2010년, 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갔다. 지바롯데에서 마지막 시즌에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6리, 206안타를 기록했다. 퍼시픽리그 타율, 안타, 루타수 1위를 했다.
지바롯데는 그해 퍼시픽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나가 세이부, 소프트뱅크를 꺾고 재팬시리즈에 진출했다. 주니치 드래곤즈를 4승2패로 누르고 정상에 섰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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