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서울에서 첫 훈련' 김기동 감독, "난 마술사가 아니다! 선수들이 먼저 보여줘야 한다"
[마이데일리 = 구리 최병진 기자] 김기동(51)이 FC서울에서의 첫 훈련 소감을 전했다.
김 감독은 5일 구리챔피언스파크에서 서울 선수단과 상견례를 갖은 뒤 첫 훈련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서울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김 감독은 정들었던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이번 시즌에 서울의 지휘봉을 잡았다. 4년 연속 파이널B에 머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서울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K리그 최고의 명장인 김기동 감독과 손을 잡았다.
김 감독은 지난 3일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은 K리그의 성적과 관중 등 모든 걸 이끌어야 하는 팀이다. 반드시 이곳에서 우승을 할 것”이라며 각오를 전했다.
첫 훈련은 가볍게 진행됐다. 신인 선수들을 포함해 일류첸코, 윌리안, 한승규, 임상협 등 지난 시즌에 활약했던 선수들이 참여했다. 영입생 류재문, 최준과 함께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조영욱도 김 감독과 첫 훈련부터 함께 했다.
분위기도 밝았다. 김 감독은 러닝 때부터 선수들과 함께 운동장을 돌며 이야기를 나눴다. 패스 훈련 때는 적극적으로 지시를 하기도 했다.
훈련 후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오랜만에 훈련장 나오니까 기분이 좋다. 선수들도 즐거워하는 것 같다. 웃음도 넘치고 하려는 모습도 강하다. 이런 모습이 동계 훈련 내내 이어졌으면 좋겠다. 오늘은 레크레이션이다(웃음). 재미 위주로 훈련을 했다. 난 훈련을 길게 하지 않은 걸로 유명하다(웃음)”고 소감을 전했다.
러닝 중 박동진과 이야기를 나눈 것에 대해서는 “동진이하고 20세, 23세 올림픽 때 같이 했다. 그때 추억을 이야기했다. 본인에게 해줬던 동기부여에 대해 이야기해 주더라. 세월이 빠르다. 자기도 벌써 30대라고 하는데 더 나이 먹기 전에 열심히 하라고 했다(웃음)”고 했다.
김 감독은 선수단 상견례 자리에서 ‘믿음’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김기동 감독은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다. 기대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마술사가 아니다. 선수들이 먼저 생활이나 훈련, 경기장에서 자신이 다르다는 걸 보여준다면 그 선수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믿음을 가지고 올시즌을 보내자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영입생인 최준과 류재문에 대해서는 “준이는 19세나 대표팀이나 부산에서 많은 활약을 했다. 좋은 자원이고 잘할 수 있는 선수라 선택을 했다. 재문이도 영남대에서 같이 한 기억이 있다. 선수들의 장점을 알고 있어서 영입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서울의 일원이 됐다고 느꼈다며 “기자회견 때부터 실감이 들었다. 그전에는 불편한 마음도 있었는데 그때부터는 서울의 일원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고 이제는 이곳에서 이뤄야 할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첫 훈련 중간중간 코칭 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눴고 유성한 단장과도 논의를 했다. 김 감독은 “훈련을 하면서 필요한 장비나 데이터 관련해서 피지컬 코치한테 이야기를 들었다. 태국 전지훈련 가기 전에 필요해서 단장님한테 요청을 했다. 감독으로서 이런 부분을 해결해줘야 하기에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서울은 9일부터 28일까지 태국 후아힌에서 1차 전지 훈련을 진행한다. 하지만 100% 전력으로 준비할 수 없다. 김주성이 아시안컵 차출로 빠져 있고 백종범, 이태석, 강성진이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1월부터 튀르키예로 떠난다.
김 감독은 “아쉽다. 서울에 오랜 기간 있었으면 문제가 없는데 저도 이제 왔고 1월에 조직력을 키우고 2월에 극대화를 해야 하는데 선수들 반 이상이 없다. (김)주성이도 없다. 애로사항이 조금 있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서울에는 김 감독과 포항에서 호흡을 맞춘 선수들이 많다.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를 비롯해 권완규, 임상협, 이승모까지 다양하다. 이날은 일류첸코와 권완규, 임상협이 훈련에 참가했다.
김 감독은 “제가 도움 받을 건 없고 자기들이 잘해야 한다. 서울 와서 1-2년 조금 논 것 같은데(웃음) 더 잘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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