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관승의 리더의 소통] 100세 시대, 일과 자유의 재발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새해의 설렘을 느껴볼 겨를도 없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사건 사고 소식은 변동성이 극심한 한 해를 예고하는 듯하다.
20세 이전에 대학에 진학하고, 30대 초반에 결혼하며 60세 퇴직이라는 '수치결정론(numerical determinism)' 사고방식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목민의 눈으로 본 세계사'에서 스기야마 마사아키 교수가 강조한 대목은 직장인과 자유직업인의 비유로 들린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하프타임이라 생각해야
많은 거절에 익숙해지면서
인생 전반의 재설계 기회 삼자
새해의 설렘을 느껴볼 겨를도 없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사건 사고 소식은 변동성이 극심한 한 해를 예고하는 듯하다. 해가 바뀌면서 내 주변의 리더들도 세대교체의 흐름에 밀려 직을 잃었다. 정년퇴직한 이들도 적지 않다. 이른바 '자유인'이 된 것이다. 자유를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직장 문을 나선 건 분명하다.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비슷한 답변이 돌아온다. "백수가 과로사한다고 일정표에 빈 시간이 없네요. 하하하!"
그동안 일상에 쫓겨 참석하지 못했던 모임을 갖는 것이야 자연스러운 일. 하지만 한 가지는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여백의 미학이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발간한 HBR의 'CEO의 퇴직 가이드'에서도 갑자기 찾아온 빈 시간과 공간을 일부러 채우려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안식의 본질이 뭔가? 늘 바쁘고 일정표가 가득 채워져 있다면 신선한 생각이 들어설 여지가 별로 없다.
지금이 인생의 하프타임이라고 생각하자. 축구 경기에서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되기 앞서 작전타임을 갖는 것처럼 우리도 그래야 한다. 후반전의 전술이 전반전과 같아서는 곤란하다. 퇴직은 인생의 큰 흐름이 바뀌는 변곡점, 리더 출신이건 보통 직장인이건 그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성공에서 의미로 게임 플랜을 바꾸자'고 피터 드러커는 제안한다. 경영학을 창시하고 효율성을 강조했던 드러커의 입에서 '의미(significance)'라는 단어를 들으니 뜻밖이지만, 균형 잡힌 인생을 아는 현자로서 따뜻한 조언이었다.
퇴직자가 곧 영원한 은퇴자를 의미하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강의장에서 만난 퇴직 예정 공무원과 직장인들 역시 은퇴자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사라지고 싶은 눈치는 아니었다. 100세 시대 전문가 린다 그래튼 교수의 분석에 눈길이 간다. 20세 이전에 대학에 진학하고, 30대 초반에 결혼하며 60세 퇴직이라는 '수치결정론(numerical determinism)' 사고방식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교육-일-퇴직으로 이어지는 3단계 인생을 살았다면 앞으로는 '다단계 삶'을 살아야 하기에 인생 전반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라이프 패러다임의 재설정이다.
새삼 돈과 자유, 일, 성공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다. 대중가수이면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밥 딜런의 말이 내게는 가장 인상적이다. "돈이 뭐냐고?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성공한 거다." 누군가 시켜서 강제로 하는 일은 지루해 탈출하고 싶지만, 좋아하고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큰돈이 아니더라도 앞가림해 나가면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퇴직 후 10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꼭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제2 인생의 무대는 무수히 많은 거절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다. 제안에 대한 거절에 익숙해져야 한다. 대기업 출신일수록, 높은 직급 출신일수록 더 견디기 힘들다. 자존심에 상처가 나도 꿋꿋이 일어서는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다. '유목민의 눈으로 본 세계사'에서 스기야마 마사아키 교수가 강조한 대목은 직장인과 자유직업인의 비유로 들린다. "여름의 초원은 천국이다. 그러나 일단 추위가 오면 지옥으로 변한다. 유목민은 격렬한 능력주의, 실력주의의 세계이다. 농민도 고통스러우나 유목민은 훨씬 더 고통스럽다."
제안에 대한 다른 관점을 가질 필요도 있다. 제안은 누구나 하지만 관점이 달라야 한다. 제안서를 읽는 상대방의 입장과 관점에서 생각하고 표현하는 힘이다. 함께하면 상대방에게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설득하는 과정이다. 설레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기획이고 제안이며 소통이다.
[손관승 리더십과 자기 계발 전문 작가 ceonomad@gmail.com]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1억이면 벤츠 대신 한국車”… 해외서 난리, ‘성공한 아빠차’ 기아 EV9 [왜몰랐을카] - 매일경
- “34m 최악 쓰나미 오나”...80% 확률로 초대형 지진 온다는 일본 [한중일 톺아보기] - 매일경제
- ‘참치 한 마리’가 서울 아파트값…10억짜리 맛보러 일본 가볼까 - 매일경제
- 서해 연평도 주민 대피령…면사무소 “대피 유도 중” - 매일경제
- “마루타 부대 진짜 있었네”...‘경성크리처’에 일본 누리꾼 ‘술렁’ - 매일경제
- “고구마일줄 알았더니 사이다 엔딩”…경복궁 낙서범에 1억원 청구 - 매일경제
- [단독] 대통령실도 태영에 경고…“계속 무성의하게 나오면 워크아웃 못간다” - 매일경제
- 못된 고등학생들…부친상 당한 친구 무차별 폭행, 그 이유가 - 매일경제
- 감히 내 딸을…‘재력가’ 이선균 협박女 아버지, 신상공개 유튜버 고소 - 매일경제
- 스페인 “이승우 엄청난 재능의 메시 후계자였다”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