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열린 노사정 신년회…“노사법치주의” vs “법치 넘는 협치”
올해 사회적 대화를 앞두고 있는 노사정이 4년 만에 신년인사회에 모였다. 2021~2022년은 코로나19로 신년인사회가 열리지 않았고 지난해는 한국노총이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불참했다.
고용노동부는 5일 오후 4시 서울중앙우체국에서 노사정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이정식 노동부 장관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노사정 모두 지난해 11월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복귀한 만큼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다. 다만 노사정 대표자 인사말을 보면 조금씩 강조점이 달랐다.
김문수 위원장은 노사 법치주의, 저출생,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등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특히 “청춘남녀가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지 않고 가정이 없는 사회에 희망이 있을 수 없다”며 저출생 극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회적 대화에 복귀한 한국노총에 대해선 “한국노총은 대한민국 건국의 주역이었고, 경제 기적의 주체였으며, 민주화의 중심”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정식 장관도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일하는 사람들 간의 격차는 줄여나가겠다”며 “공정한 보상을 위해 임금체계 개편을 지원하는 한편 노사의 자율적 격차 해소 노력에 대한 정부 지원을 신설,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공급제를 직무·성과급제로 바꾸는 데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손경식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산업현장 법치주의, 노동시장 유연성을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의 ‘노사 법치주의’를 노동계 때리기로 보고 있는 김동명 위원장은 “법치를 뛰어넘는 협치”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이후 한국적 모델로 발전해온 사회적 대화의 틀을 더욱 강화하고, 경사노위를 논의와 협의를 위한 기구에서 ‘법치를 뛰어넘는 협치’에 기반한 공동의 기구로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경사노위·노동부는 이달 말 경사노위 본회의를 열고 대화 의제 확정 뒤 본격적인 대화를 진행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노사정 간 의제 조율이 쉽지 않은 만큼 경사노위·노동부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오는 4월 총선 이전엔 노사정 합의라는 결과물이 나오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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