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명동 1시간”···‘버스열차’ 야기한 노선별 줄서기 한시 유예
서울 을지로입구역 사거리 인근 ‘명동입구’ 광역버스 정류소에 설치된 노선별 줄서기 표지판이 일대 교통 흐름에 극심한 혼잡을 유발한다는 문제로 운영이 한시적으로 유예된다. 노선별 정차 위치도 순차적으로 변경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 설치한 광역버스 정류소 줄서기 표지판 운영을 오는 31일까지 유예한다고 5일 밝혔다. 경기 수원·용인 방면 5개 광역버스 노선 정차 위치가 조정된다. 그밖의 경기도 버스 노선도 이달 중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명동입구 정류소에서 광역버스를 이용하던 시민들은 이날 퇴근시간부터 줄서기 표지판 설치 이전처럼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명동입구 광역버스 정류소에는 29개 노선이 정차하고, 일일 탑승객은 9500명이다. 서울시는 서로 다른 노선의 승객이 정류소에 뒤엉켜 혼잡도가 높고, 다수의 승객이 몰리면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지난달 27일 29개 노선별 정차 위치를 표시한 줄서기 표지판을 설치했다. 이전에는 일부 노선에 대해서만 운영된 방식이다.
하지만 줄서기 표지판이 설치되자 도로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 광역버스들이 고정된 정차 위치에 선 뒤에야 승객을 태울 수 있게 되면서 병목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퇴근시간대에는 광역버스 줄이 100m 이상 늘어서면서 명동 일대를 포함해 서울역까지 정체 여파가 미치게 됐다. 시민 불편 민원과 함께 “서울역에서 명동까지 가는 데 1시간이 걸렸다” “명동에 버스열차가 개통했다”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 성토가 이어졌다.
서울시는 먼저 경기도와 협의해 광역버스 노선과 정차 위치를 조정하고, 이때까지는 줄서기 표지판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먼저 수원 방면 4개 노선(M5107, 8800, M5121, M5115)과 용인 방면 1개 노선(5007) 정류소가 명동입구에서 ‘우리은행 종로지점’ 인근 신설 정류소로 변경된다. 9401번 버스 정차 위치는 ‘롯데영플라자’ 시내버스 정류소로 조정된다. 나머지 노선도 경기도 및 운수회사와 협의해 변경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렇게 조정할 경우 명동입구 정류소 일일 이용객이 9500명에서 6400명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노선 조정이 끝나고 혼잡 상황이 정리되면 다시 줄서기 표지판을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일대 혼잡상황을 관리하는 승하차 지도 요원도 한시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서울로 진입하는 경기도 광역버스가 극심한 혼잡을 빚는 문제는 신논현역~강남역 버스정류소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 광역버스 노선 변경·감차, 정차위치 분산을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두 정거장에 ‘30분’···매일 밤 꽉 막히는 강남역 ‘열차 버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5111617001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서울 인근 신도시가 확장되며 서울 도심으로 운행하는 광역버스·시계외 노선이 증가하고 있다”며 “연계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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