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령들, '하나회 박살' 다 봤다" '서울의봄' 다시 없다는 이유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봄'이 관객수 1200만명을 넘어서는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오늘날 우리나라나 북한의 환경에서도 '급변 사태'가 벌어질 여지가 있는지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군 내에서는 12·12 군사반란 주축인 군 내 사조직 하나회가 군 병력을 동원해 국방부 청사를 장악했던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에 대해 "0%"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안보 소식통은 5일 "대통령청사까지 있는데 어떻게 군사반란이 일어나겠느냐"고 했다. 국가 최중요 안보시설이자 가장 수준 높은 경호를 받는 대통령실청사가 국방부청사와 나란히 있는 여건에서 특정 무장세력이 처들어와 12·12 군사반란 때처럼 국방부청사를 점령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SNS(소셜미디어)가 발달했을 뿐 아니라 장교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진 것도 군사반란 가능성을 낮춘다는 지적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지금은 쿠데타가 불가능하고, 그걸 마음먹을 사람도 없다"고 답했다.
신 장관은 당시 국회에서 '서울 용산구에 대통령실과 국방부·합동참모본부가 모여 있어 쿠데타 대응에 취약해졌다'는 지적을 받고 "쿠데타 발생 가능성과 무슨 연관이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군에 대한 정치적 통제는 굉장히 오래됐고 사조직 의혹이 있다고 한다면 진급 등에서 배제되는 환경에 장교들이 굉장히 오랜 기간 노출됐다"며 "대령급들은 육사로 치면 1990년대 중후반대에 임관한 사람들인데 이미 그때는 하나회가 박살나는 것을 구경했던 세대"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병사들이 하라고 하면 부당한 지시도 따랐는데 SNS도 발달해 있고 납득시킬 명령을 내릴 수가 없다"고 했다.
1958년생으로 1981년 소위로 임관한 신 장관은 '서울의봄' 관련 질의가 나왔던 국회에서 "12·12사태 때 육사 3학년이었고, 군 서열 1위인 (김명수) 합참의장은 중학교 1학년이었다"며 "지금 군 수뇌부와 연결해 쿠데타 운운하는 건 유감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신 장관은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되기 한 해 전인 2019년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신 공백기에 나라 구해야 하겠다고 나왔다고 본다"고 말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다만 신 장관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뒤 관련 논란이 일자 "전체 맥락을 보고 이해해 주면 좋겠다. 지금은 쿠데타가 불가능하며, 대한민국에서 쿠데타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다는 걸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라는 등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북한의 경우 2011년 사망한 김정일의 건강악화설이 제기됐던 2000년대 후반에는 김정일 유고를 가정해 군부 쿠데타 등 다양한 유형의 시나리오가 우리나라 학계에서 회자된 바 있다.
다만 북한 고위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평양을 지키는 수도방어사령부, 호위사령부 등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직접적 영향권 하에 놓인 부대들이 있어 12·12 군사반란 당시 하나회의 지시를 받은 부대가 수도 서울을 장악한 것 같은 사태가 평양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견해를 밝혔다.
태 의원은 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휴전선 병력이 아니라 평양시 외곽에 있는 무력이 군사쿠데타를 모의하고 평양시로 입성하면 되지 않느냐' 이런 질문이 있는데 평양 시내는 호위사령부가 지키고 있고 이 무력도 김정은에게 직접 배속돼 있다"고 했다.
다만 김 총비서가 대북 제재의 장기화 등에 따라 북한 군부의 이반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신호가 있다는 지적이다. 태 의원은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북한군 내부에서 인사 조정이 대단히 빈번해졌다"며 "자기 자리에서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결국 김정은의 군 지휘체계에 대한 불안감의 방증"이라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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