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살아야지"…쓰러진 70대 '설탕물' 먹인 경찰관들

저혈당으로 쓰러져 의식을 잃은 70대에게 설탕물을 먹여 응급조치한 경찰관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졌다.

5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후 2시 56분쯤 대전 유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주취자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유성경찰서 진잠파출소 소속 박성인 경감과 한상훈 경위는 아파트 9층에서 복도 난간 쪽을 잡고 서있는 A(74)씨를 발견했다. 이후 A씨의 주거지로 데려다주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탑승 후 내리려던 순간 A씨가 쓰러졌다.

경찰관들이 응급조치를 시도하던 중 A씨를 찾아 단지 내를 뛰어다니던 보호자가 달려와 "술에 취한 게 아니고 저혈당이에요"라고 알렸고, 경찰관들은 A씨를 집 안으로 데려가 눕히고 보호자가 타온 설탕물을 약 10여 분 동안 천천히 먹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들은 "조금만 넘기세요. 천천히 뱉지 마시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살아야지"라고 말하며 숟가락으로 설탕물을 떠서 먹였다.

의식이 없는 저혈당 환자에게 사탕을 먹일 경우 기도가 막혀 호흡곤란이 올 수도 있다는 보호자의 말을 들은 경찰관들은 보호자가 손가락이 불편해 설탕물을 먹이는 데 어려움이 있자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119 구급차로 후송됐고 이동 과정에서 전반적인 치료와 혈관 포도당 주입 등을 통해 의식을 회복해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한 119대원에 의하면 환자가 추운 날씨에 밖에서 1시간가량 있으면서 혈관이 수축돼 혈관 포도당 주입이 이뤄지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설탕물을 먹인 것이 의식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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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CBS 김정남 기자 jn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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