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규모 폭탄 테러 배후 자처한 IS, “중동 혼란 속 존재감 과시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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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가 전날 이란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탄 테러를 두고 자신들이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동안 이란에서 테러 활동을 하지 않던 IS가 민간인 90여명이 숨진 이번 폭발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면서 요동치는 중동 정세 속 존재감을 과시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IS의 성명이 발표되기 전 이란이 이번 사건을 이스라엘의 테러로 규정하면서 중동에서의 확전 우려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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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가 전날 이란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탄 테러를 두고 자신들이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동안 이란에서 테러 활동을 하지 않던 IS가 민간인 90여명이 숨진 이번 폭발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면서 요동치는 중동 정세 속 존재감을 과시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랍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IS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IS 대원 2명이 전날 이란 남동부 도시 케르만에 있는 가셈 솔레이마니 전 사령관 묘역으로 향하는 도로에서 폭탄을 터뜨렸다고 밝혔다. IS는 이번 폭탄 테러가 “알라의 은총에 의한 순교행위”라며 “이단이 눈에 보이면 제거하라는 신의 뜻에 따라 이단 세력을 처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수니파 IS는 시아파 맹주 이란을 이단으로 간주하고 공격해 왔다.
IS의 성명이 발표되기 전 이란이 이번 사건을 이스라엘의 테러로 규정하면서 중동에서의 확전 우려가 커졌다. 폭발 직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 밖에서 사령관을 테러 범죄의 표적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폭발이 발생한 장소가 4년 전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솔레이마니의 묘역이었던 만큼 이란은 미국에 대해서도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대규모 인명피해가 난 이번 폭발 사고가 IS의 소행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란과 미국·이스라엘이 정면충돌하는 상황은 일단 피하게 됐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IS 자체 선전매체 아마크를 인용해 두 명의 IS 대원이 폭발물 조끼를 입고 범행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IRNA는 폭발의 충격으로 크게 훼손된 시신이 발견된 것을 근거로 자살 테러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의 배후로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 격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을 지목했다. IS가 중동에서 이렇다 할 세력 기반을 구축하지 못하고 잔존 세력인 ISIS-K를 통해 중앙아시아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었는데, 이·하마스 전쟁으로 전 세계의 관심이 중동으로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폭탄 테러를 감행해 국제적인 영향력을 회복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안보자문업체 수판그룹의 테러 전문가 콜린 클라크는 뉴욕타임스에 “ISIS-K가 이란 내 목표물을 공격하려는 의도와 능력을 모두 보여줬다”며 “이란은 가장 중요한 시아파 세력이기 때문에 ISIS-K는 이란을 공격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IS가 이란 본토에서 테러를 일으켰다고 주장한 건 지난 2022년 10월 모스크에서 15명이 사망한 테러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이란 남부 시라즈의 시아파 성지인 샤체라크 모스크에 침입한 3인조 무장 괴한이 신도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해 15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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