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쇼] 작은 학교가 산골마을 살렸다? "학생보다 학부모에 초점"
[소멸한국 ⑧: 폐교직전 학교가 살린 산골마을]
- 학생수 10명 함양 서하초, 지원자 300명 기적
- 마을인구도 50명으로…카페가 사랑방 역할
- 일자리·주택 제공, 학생 보다 학부모에 초점
- 초저출산 속 지방소멸, 유입보다 정착이 중요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4년 1월 5일 (금)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장원 씨 (경남 함양군 주민), 김지원 작가
▷김태현 : 정치쇼 어젠다 시간입니다. 저희가 소멸한국에 대해서 여러 가지 얘기들을 해 드리고 있어요. 워낙 지방의 인구소멸 문제가 크기 때문에 소멸한국에 대한 이야기들을 드리고 있는데요. 오늘도 아마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오늘은 특별히 저희가 두 분을 모셨습니다. 이런 경우가 많지 않은데요. 특별한 케이스가 될 것 같아요. 학교와 마을을 동시에 살릴 수 있었던 성공 요인. 경남 함양의 서하초등학교 얘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시골을 살리는 작은 학교'의 저자 김지원 작가와 먼저 이야기 나눠보기로 하지요. 안녕하세요.
▶김지원 : 안녕하세요.
▷김태현 : 제가 찾아보니까 서하초라는 학교가 4년 전에 폐교위기를 맞았다는 거잖아요.
▶김지원 : 맞습니다.
▷김태현 : 그런데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공약이 일자리와 주택 제공.
▶김지원 : 그렇습니다.
▷김태현 : 학교에서 일자리하고 주택 제공을 한다?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주면. 이런 공약을 내걸었어요. 그래서 전교생이 10명에서 24명으로, 마을 인구는 50명으로 이렇게 늘었다는 거예요.
▶김지원 : 네.
▷김태현 : 최근에 이 서하초의 기적을 직접 소개하신 거지요?
▶김지원 : 맞습니다.
▷김태현 : 그런데 여기가 원래 폐교위기였어요?
▶김지원 : 여기 서하초가 경남 함양 시골마을에 있는 하나뿐인 초등학교예요. 그런데 그 초등학교가 농촌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또 저출생 추세가 지속되면서 학생 수가 계속해서 줄어들게 되는 거지요. 그래서 2019년 말에 학생 수가 14명까지 줄어들게 돼요. 그런데 2020년에 6학년 학생 4명이 또 졸업하고 신입생이 들어오지 않아서 학생 수가 10명까지 급감하게 된 거지요.
▷김태현 : 그런데 실제로 앞서도 제가 간략히 소개를 해 드렸는요. 이 학교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한 거예요?
▶김지원 : 이 학교 같은 경우에는 학교의 폐교를 두고만 볼 수 없었던 학교, 교직원, 지역주민들이 중심이 돼서 '모심위원회'를 꾸려요. 학생모심위원회를 꾸려서 그 학생을 우리 학교로 모시겠다는 거지요. 그러고 이후에 한국토지주택공사나 농촌경제연구원 같은 연구기관들도 같이 머리를 맞대고 학교를 살리는 방안에 대해서 논의를 했어요. 그래서 학부모를 위한 일자리를 제공해 주겠다, 그러고 주택을 지어주겠다, 그러고 수도권에 버금가는 여러 교육프로그램들을 제공해 주겠다 뭐 이런 식으로 공약을 내세워서 전교생이 한 두세 배 정도 늘게 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김태현 : 지자체에서 이제 귀농하시는 분들한테 여러 가지 혜택을 주는 것들이 있거든요.
▶김지원 : 맞습니다.
▷김태현 : 그러니까 이거는 학교에서 그렇게 한 건데요. 학교에서 앞서 교육프로그램 같은 것은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약속인데 일자리하고 주택 제공 얘기까지 나와서 이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결국은 서하초등학교가 마을을 살리기 위한 모든 마을사람들의 힘을 합쳐서 좋은 결과가 나온 건데요. 당시의 폐교위기인 서하초의 상황에 대해서 학생모심위원회를 주도하신 마을분의 이야기를 저희가 직접 들어보도록 하지요. 경남 함양에 계신 서하초등학교 학생모심위원회 장원 위원장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장원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태현 : 위원장님, 제가 들어보니까 귀촌하신 분이라면서요? 원래 거기 사시던 분 아니신 거지요?
▶장원 : 네. 함양은 저하고 특별한 연고는 없었고요. 한 10여 년 전에 그 당시에 함양군수님 요청으로 군수님이 함양 발전에 좀 이바지해 달라 그런 요청을 받고 제가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또 농촌도 좋아하고요.
▷김태현 : 그래요?
▶장원 : 제가 여기 오기 전에는 학자였기 때문에 그 이전에 함양군의 지역발전컨설팅 때문에 인연을 맺고 있었기는 했지요.
▷김태현 : 그러니까 이제 귀촌프로그램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원래 잘 알고 계시던 분인데.
▶장원 : 네.
▷김태현 : 그런데 얘기 들어보니까 이 서하초등학교의 기적의 시작이 우리 선생님이라고 제가 들었거든요. 이거는 사실은 개인이 하기는 힘든 일인데 이거 어떤 마음으로 시작하셨어요?
▶장원 : 그건 좀 과장된 것 같고요.
▷김태현 : 그래요?
▶장원 : 폐교위기에 있으니까 그 당시에 교장선생님이 신귀자 교장선생님이라고 계셨는데 함양군이 11개 읍면인데 그분이 그중에서 제일 먼저 서하초등학교가 서하면에 학교가 없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말씀을 해 주셔서 저도 서하면민이니까, 함양군에서 서하면이 제일 작은 면이거든요. 그래서 그러면 같이 한번 살려봅시다 그렇게 이야기가 됐고요. 왜냐하면 서하면이라는 농촌에 학교가 없어지면 젊은 사람들이 못 들어오잖아요, 학교가 없으니까.
▷김태현 : 그렇지요.
▶장원 : 그러니까 저는 학교가 존재해야 농촌이 살고, 또 농촌이 살아야 학교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학교 살리기뿐만 아니라 농촌 마을 살리기도 같이 해야 되겠다 하는 차원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제가 관심 있는 분야이기도 했고요.
▷김태현 : 위원장님, 그래서 서하초등학교가 살았어요. 이렇게 됐더니 그러면 그 지역도 같이 살았나요?
▶장원 : 네. 저희들이 학생 10명이어서 10명만 더 모집하려고 했는데 지원자가 300명이 넘었어요, 학생이.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다 도시에서 이렇게 돌아왔지요. 그래서 그런 것 보면서 사람들이 기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요. 학교가 살면서 마을이 완전히 살았지요. 특히 젊은 학부모이지 않습니까, 초등학교 학부모들이니까. 거기다가 또 들어오신 학부모가 출산까지 하고, 또 학교 살리기가 성공하니까 청년들이 내려와서 일할 수 있는 그런 청년레지던스 플랫폼도 기관에서 지원을 해 주고 또 이러니까 아이들, 젊은 학부모들, 청년들까지 어우러지니까 엄청나게 많이 마을이 활기를 띠게 된 거지요. 거기다가 카페도 만들어지고 이러니까. 카페가 또 사랑방 역할을 해요. 원래 있었던 어르신하고 아이들하고 학부모까지 다 거기에 와서 놀고 이야기하고 하니까, 이렇게 마을의 소통도 잘 되고 이러니까 마을이 확실하게 활기를 띠게 되고 살아나게 된 거지요.
▷김태현 : 위원장님, 학생 유치 공약이 일자리와 주택 제공이더라고요. 이거 어마어마하게 파격적인 제공인데, 대기업에서 직원 모집할 때 가끔 쓰는 조건이잖아요, 주택 제공. 일자리하고 주택 제공 실제로 가능했어요?
▶장원 : 그런데 제가 서하초 살리기를 하기 이전에도 작은 학교 살리기가 있었는데 크게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공약을 학생들한테 포커스를 맞췄거든요. 그런데 저는 학부모한테, 초등학생인데 학부모가 못 오면 못 내려오잖아요.
▷김태현 : 그렇지요. 아이들이 엄마, 나 저 학교 갈래요 이러는 경우는 없으니까.
▶장원 : 그렇지요. 그래서 학부모의 일자리와 주거를 알선해 주겠다 했는데요. 제가 학교설명회 시작하기 전에 마침 LH 본사가 함양에 가까운 진주에 있어서 그 당시에 LH 본사에 있던 사장님을 한 세 번 정도 찾아가서 신도시 개발도 중요하지만 농촌이 있어야 도시가 있는 거니까, 농촌 살리기도 중요하니까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학교 살리기 우리가 성공하면 주택을 좀 지어달라 해서 약속을 받았습니다.
▷김태현 : 그래요?
▶장원 : 네.
▷김태현 : 그러면 LH에서 주택을 지어준다는 거지요?
▶장원 : 그렇지요. 그러니까 LH에서 주택을 지어주니까 그게 서하초형 주택이 돼서 지금 전국 곳곳에 많은 곳에서 농촌 학부모들을 위한 서하초형 주택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여기서 오늘 전화인터뷰는 마무리해야 될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학생모심위원회 장원 위원장님이었습니다. 위원장님, 감사합니다.
▶장원 : 고맙습니다.
▷김태현 :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와서 작가님과 인터뷰 이어가겠습니다. 경남 함양 서하초등학교의 기적을 책으로 써주신 김지원 작가입니다. 제가 보니까 작가님께서 국토 균형발전 이거 공부하셨다면서요.
▶김지원 : 맞습니다.
▷김태현 : 실제로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차원에서도 서하초등학교의 사례가 좀 특수한 거지요?
▶김지원 : 제가 전공이 도시계획이고요. 국토계획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여러 문헌들을 보면 폐교나 아니면 시골마을이 쇠락하는 것 이런 것들은 사실 이미 전제된 상태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어떻게 살릴 거냐 보다는 어떻게 전용할 건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거지요. 그런데 서하초 같은 경우에는 그래서 전적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케이스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태현 :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김지원 : 네.
▷김태현 : 이게 그러면 그 유를 창조하게 된 성공요인은 뭐라고 보신 거예요?
▶김지원 : 그 성공요인이 사실 귀촌을 고려할 때 어떤 것을 고려하신다고 생각하세요?
▷김태현 : 가서 나 도시에서는 예를 들어 회사 다녔는데 나 귀촌하면 뭐 먹고살지? 뭐 일자리 이런 거.
▶김지원 : 그렇지요. 그런데 사실 일자리만 있다고 고려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주택만 있다고 고려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러니까 일자리도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야 되고, 주택도 좀 있어야 되고, 그러고 문화생활도 좀 즐길 수 있어야 되잖아요.
▷김태현 : 그렇지요.
▶김지원 : 그런데 서하초 같은 경우에는 이 세 가지 요인을 명확하게 짚은 사례가 아니었나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그렇게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김태현 : 주택은 앞서 위원장 인터뷰 들어보니까 LH의 협조가 있었고요. 그러니까 이게 선도적인 케이스가 될 수 있겠네요?
▶김지원 : 맞습니다.
▷김태현 : 일자리 같은 것은 어떻게 해결한 거예요?
▶김지원 : 지역기업인 당시에 에디슨모터스라고 있었는데 전기차 생산업체가 있었는데요. 거기서 서하초 입학 학부모를 우선채용하겠다는 조건도 내걸었어요. 그래서 거기서도 실제 지금 학부모님들이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건 없어요? 도시는 워낙 사교육이 많아서 시골초등학교 가면 애들 학원 보낼 데 없는데 어떡하지라고 부모님들도 그래도 일부 있을 것 같던데요.
▶김지원 : 그래서 사실 학원이나 아니면 교육환경들이 열악한 건 사실인데요. 그런데 그래도 서하초 같은 경우에는 수도권에 버금가는 아까 말씀드린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이라든지 아니면 전교생 해외 어학연수나 또는 장학금 지원 이런 것들을 그때 학교 살리기 당시에 했던 그 기금들을 활용해서 이렇게 제공하는데요. 이제 거기 저희가 갔던, 책에서 이야기했던 그 인터뷰하신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런 교육환경도 굉장히 차별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라고요.
▷김태현 : 기금들이 많이 모여 있었구나.
▶김지원 : 맞습니다.
▷김태현 : 앞서 말씀해 주신 것 중에서 전교생 해외 어학연수 지원 그것은 서울에 있는 유명 사립초등학교도 하기 힘든 것일 텐데요. 어쨌든 그런 기금들이 많이 모여서 그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다라는 말씀을 주셨고요. 이게 한번 갔으면 거기서 계속 오래 사셔야 되는 거잖아요. 떠나지 않고요.
▶김지원 : 맞습니다.
▷김태현 : 그렇게 귀촌생활이 계속 유지되려면 어떻게 뭘 우리가 받쳐줘야 되는 거예요?
▶김지원 : 사실 귀촌을 할 때 저희가 고려해야 될 게 어떤 게 하나만 갖춰져 있는 게 되는 게 아니라 사실 시골에 오는 사람들이 도시처럼 살려고 오는 건 아니잖아요.
▷김태현 : 맞아요.
▶김지원 : 하지만 최소한의 정주여건 정도는 갖춰져 있어야 그분들이 거기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것에 대한 중앙정부, 지자체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아요. 함양뿐만 아니고 많은 지역들의 학교가 폐교되고 농촌인구는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김지원 : 맞습니다.
▷김태현 : 다른 지역도 서하초등학교처럼 이런 기적을 일으키려면 과연 어떤 점을 참고하면 좋겠습니까라고 다른 지역에서 물으신다면요.
▶김지원 : 사실 서하초 이후에 굉장히 큰 붐이 일어났어요, 전국에서.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초저출산 국가잖아요. 그러고 지방소멸 이 문제 진짜 심각한데요.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이렇게 작은 학교만 공약을 내걸어서 학생을 살린다 이런 것들은 아주 잠깐의 기적, 그러니까 임시방편에 불과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냥 그 지역을 중심으로 거기 들어온 분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그 지역 살리기까지 공간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그런 지원제도 아니면 그런 정책이 뒷받침돼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시골을 살리는 작은 학교 이 책의 저자 김지원 작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지원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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