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당원 3만명 돌파···이낙연과 손잡을 수 있을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창당을 준비 중인 가칭 개혁신당이 본격적인 세 불리기에 나섰다. 온라인 당원 모집 3일 차인 5일 당원 3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문병호 전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당계 정치인들도 이날 개혁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오는 9일에는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등 ‘제3지대’를 대표하는 이들이 양향자 대표의 출판기념회에서 모인다.
문병호 전 의원과 안영근 전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당계 정치인 12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우리는 기존 당적을 모두 버리고 개혁신당에 조건 없이 참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총선은 시민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린 채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윤석열 정권과 거대 야당에 대한 엄중한 심판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호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과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인천 부평갑에서 17대·19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을 거쳐 국민의힘 영등포갑 당협위원장을 맡았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을) 탈당하면 거기(신당)에 합류하려고 일찍 생각했다”며 “최근에 제3지대를 개척해서 새로운 정치 역사를 써보자고 (이준석 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제3지대 정치 혁신이 제 소신인데 그동안 삼천포로 빠졌었다”며 “이제는 다시 원래 저의 모습으로 돌아와 개혁신당을 중심으로 인천 부평갑에 출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기인·허은아·천하람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이 동행했다. 이기인 위원장은 “바른미래당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고, 원칙과 상식이 있고 대화가 되는 사람이라면 함께 정치할 수 있다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며 “특정 정당이나 인물을 염두에 두고 제3지대를 가겠다는 의견을 낸 적도, 그럴 겨를도 없다”고 말했다.
천하람 위원장은 오는 8일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열리는 ‘거대양당의 극단적 대립과 정치 혁신’ 토론회에 이낙연 신당에 참여하는 신경민 전 의원과 함께 토론자로 나선다. 이에 대해 천하람 위원장은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은 아직까지 공식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대나 합당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앞서 나가는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낙연 전 대표가 합리적이고, 어떤 극단에 속해 있지 않은 온건한 정치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실 것이기 때문에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 두고 적절한 시기에 대화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금태섭 대표, 양향자 대표와의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6일 대구에서 열리는 조대원 개혁신당 대구시당위원장 내정자의 출판기념회에 이준석 전 대표와 금태섭 대표가 참석한다. 오는 9일 국회에서 열리는 양향자 대표의 출판기념회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금태섭 대표, 양향자 대표의 ‘4자 회동’이 성사될 전망이다. 이낙연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8일 천하람 위원장과 신경민 전 의원이 광주에서 신당 얘기를 처음 꺼내니까 자연스럽게 (빅텐트를 논의하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다음주에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CBS노컷뉴스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낙연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양당이 느슨한 연대로 선거를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며 “공천 과정에서 교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같이 모여서 한 당을 만든다고 하면 각자의 비례대표 명부가 혼입되게 돼 양 세력 간 다툼이 생기지만 지역구 같은 경우는 정당을 합쳐 출마한다든지 기호 하나로 출마한다든지 이런 것이 가능하다”며 “아직은 하겠다는 것마저도 구성원들 사이에서 확답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3만2745명이 개혁신당 당원으로 가입했다. 이 중 약 60%(1만9641명)가 서울·경기·인천 지역 당원이다. 대구에선 2016명, 부산에선 1983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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