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없었다" 위증 혐의 이귀재 구속기소…"자백·객관적 증거 확보"(종합)

김혜지 기자 2024. 1. 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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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재 "총장 선거서 서 교육감 측 지원 받으려고 위증"
檢 "폭행 피해 직후 목격자 진술 등 확보…관련 수사 계속"
지난 12월19일 위증 혐의로 입건된 이귀재 전북대 교수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구인장 발부를 위해 전주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3.12.19./뉴스1 김혜지 기자 ⓒ News1 김혜지 기자

(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 =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서거석 전북교육감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를 받는 이귀재 전북대 교수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승학)는 5일 위증 혐의로 이 교수를 구속 기소했다. 구속된 지 18일 만이다.

이 교수는 지난해 3월24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허위사실 공표)로 기소된 서 교육감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서 교육감에게 폭행 당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 교육감은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상대 후보였던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가 제기한 '동료 교수 폭행 의혹'에 대해 방송 토론회나 SNS 등에 "어떤 폭력도 없었다"며 부인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현재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가 된 폭행 의혹 사건은 지난 2013년 11월18일 오후, 전주의 한 식당에서 발생했다. 당시 서 교육감은 전북대 총장 신분이었다.

피해자로 지목된 이 교수는 경찰 조사에서 "(서 교육감의) 폭행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과 법원에서는 "묵직한 것에 부딪혔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 폭행 당한 사실이 없었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

이 교수의 진술 변화는 서 교육감의 재판 결과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1심 재판부인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노종찬)는 지난해 8월25일 "이 사건 핵심 증인인 이 교수의 진술이 수차례 번복돼 신빙할 수 없고, 이 교수의 병원 진료 기록 등을 포함한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교수를 폭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서 교육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가 선고된 이후 지난해 9월 검찰에 "서 교육감 측이 이 교수에게 위증을 부탁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제보는 이 교수의 지인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이 교수를 비롯한 관련자들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4차례에 걸쳐 압수수색했고, 이를 통해 확보한 휴대폰 등에 저장된 3100여개 녹음 파일을 분석했다. 관련자 20여명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수사를 통해 이 교수가 위증을 했다고 판단한 검찰은 지난달 15일 이 교수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나흘 뒤 법원은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교수는 구속된 이후 서 교육감의 1심 재판에서 한 자신의 증언이 거짓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교수는 "2022년에 실시된 제19대 전북대총장 선거에 출마했는데 (15·16대)총장 출신이자 교내 기반이 탄탄한 서 교육감 측의 지원을 받기 위해 위증했다"고 진술했다. 폭행 사건 직후 상황을 목격했다는 동료 교수 등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교수에게 위증을 부탁한 관련자 등에 대한 수사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위증죄는 실체적 진실을 왜곡·은폐하여 사법질서를 저해하고 형사사법 절차를 교란하는 중대 범죄"라며 "이 교수의 위증 배경과 경위를 명확히 규명하고, 위증과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월22일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서거석 전북교육감이 항소심 결심공판이 끝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서 교육감에게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2023.12.22./뉴스1 김혜지 기자

검찰은 지난달 22일 열린 서 교육감 항소심 공판에서 이 교수의 위증 관련 증거를 정식 증거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 교수를 다시 증인으로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서 교육감 측은 "검찰이 이 교수가 경찰에 '폭행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에 대해 신빙성을 부여할 만한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은 이 교수의 위증 혐의와는 전혀 무관하고, 이 교수와 따로 연락하거나 만난 사실이 없다"고 무죄를 거듭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교수의 수많은 진술이 일관성이 있고 없고를 떠나 어느 부분을 (증거로) 채택하고, 믿을지는 신빙성 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에 전형적인 탄핵 증거에 가깝다"며 검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 결정에 따라 이날 재판은 결심까지 진행됐고, 검찰은 "이 교수가 현재 위증죄로 구속된 점을 고려해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원심 구형대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법조계에선 항소심 재판부가 대법원 관련 판례를 근거로 이 교수를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판례는 '공판 기일에서 이미 증언을 마친 증인을 검사가 소환해 유리한 증언 내용을 추궁하고 일방적으로 번복시키는 방식으로 작성한 진술 조서를 유죄의 증거로 삼는 것은 현행 형사소송법에 어긋난다'는 내용이다.

한편 서거석 교육감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24일 오후 2시에 열린다.

iamg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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