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실적 악화 예고된 SK증권, 임원진 급여 자진반납

이인아 기자 2024. 1. 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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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동산 프로젝트금융(PF) 위기로 실적 악화 예고
위탁매매 점유율 5년새 2%에서 1.2%로... 경쟁력 약화

SK증권 임원진이 한 달 치 급여의 30~100%를 자진 반납했다. 시장 지위가 눈에 띄게 약해진 데 이어 올해도 부동산 프로젝트금융(PF) 위기로 난항이 예상되자 임원진이 연말에 쇄신을 다짐하면서 자진 반납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여의도 SK증권 본사.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SK증권에 재직하는 부사장 이상 임원진들은 한 달 급여 전액을 자진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상무급은 급여 중 50%, 이사급은 30%를 자발적으로 회사에 돌려줬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9월 30일 기준 SK증권 임원은 총 103명으로 집계된다. 직급별로 사장 3명, 부사장 3명, 상무 7명, 상무보 26명, 상무보대우 5명, 전무 5명, 전무대우 2명, 이사대우 47명,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됐다. 같은 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등기이사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3억3500만원, 미등기임원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5200만원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개별 영업이익, 순이익으로 각각 483억원, 237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전체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120억원, 44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배로 뛰었다. 지난해 4분기 판교 오피스빌딩 투자 관련해 120억원의 수익을 내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일회성 이익일 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업은 정체 양상이다. 치열한 증권업계 경쟁에서 밀려 시장 입지를 모두 내주고 있다. 특히 투자중개(위탁매매) 부문의 시장점유율은 2018년 말 2.0%에서 지난해 6월 말 1.2%까지 하락했다. 대형 증권사에 개인 고객들이 몰리면서 중소형 증권사의 리테일 경쟁력은 빠르게 저하하는 추세다.

사모펀드에 팔린 후에도 SK그룹과 연결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여하는 폭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설명이다. SK증권은 지난 2018년 8월 최대주주가 SK에서 제이앤더블유비아이지유한회사로 바뀌며 SK 계열사에서 벗어났다. 이후에도 SK그룹 내 회사채 발행, IPO 주관, 구조화 금융 등을 통해 수수료 수익을 얻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SK그룹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거래를 지속하고 있지만, 수익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는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의 지적에는 벌어들이는 수익 대비 비용 구조가 효율적이지 않다는 내용도 있었다. SK증권은 지점 기반의 투자중개 영업을 영위하며 25개 지점과 관련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비슷한 규모의 증권사와 비교하면, 지점 수가 많아 자기자본, 운용 자산 대비 판매관리비 부담이 높다”고 분석했다.

올해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임원진들의 급여 반납 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금융(PF) 위기가 중소형 증권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SK증권은 지난해 9월말 기준 2831억원 규모의 우발채무 부담을 갖고 있으며, 대부분 지급 보증, 매입 확약 등 신용공여성 약정으로 구성됐다.

우발채무 부담은 자기자본 대비 44.8%로, 다른 증권사와 비교하면 많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대부분 지방에 있는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 분양사업장의 중, 후순위 부동산 금융으로 구성됐다. 지방 분양시장이 침체하면서 회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이 지연되면서 자산 건전성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SK증권의 요주의이하자산은 697억원이며, 이중 부동산금융 관련 금액은 289억원으로 나타났다. 요주의이하자산은 회수가 어려워진 모든 대출금, 여신을 의미한다. 향후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 관련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우발부채를 감안한 조정유동성비율은 전반적으로 100% 이상 수준에서 관리돼 유동성 대응력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지난달 22일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는 SK증권에 대해 신용등급 A, 신용 전망은 ‘부정적’을 부여했다.

당시 한국신용평가는 “약화된 시장지위, 중·후순위 부동산금융, 자회사 지원 등으로 인한 재무안정성 부담 등을 고려했다”고 제시했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증권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경상적 수익창출력 개선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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