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월드베스트11' 선정! 메시·홀란·음바페 나란히... IFFHS 2023 월드 팀 '우뚝'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으로 통하는 'IFFHS'는 5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월드 팀 2023'을 공개했다. 김민재는 3-4-3 포메이션에서 센터백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김민재와 알폰소 데이비스(이상 바이에른 뮌헨),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가 최고의 센터백으로 이름을 올렸다.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했다. 2022~2023시즌 트레블(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달성한 맨시티 선수들이 가장 많았다. 케빈 더 브라위너와 디아스, 미드필더 로드리와 골키퍼 에데르송,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이상 맨시티)이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맨시티 주장으로서 맹활약한 일카이 귄도안(현 FC바르셀로나)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이미 전성기가 지나고도 세계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는 미드필더에 포함됐다. 이강인의 팀 동료이자 프랑스 국가대표팀 주축 스트라이커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망)는 공격수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인 주드 벨링엄(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영광을 누렸다.
지난해 김민재는 이탈리아 무대를 정복했다.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나폴리의 주축 중앙 수비수로 우뚝 섰다. 유독 수비수에게 까다로운 평을 내리는 이탈리아 무대에서 인정받은 괴물 수비수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철벽'이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로 김민재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이탈리아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35경기에서 2득점을 올리는 등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였다. 김민재는 연일 선발 출전해 나폴리 뒷문을 지켰다. 팀의 우승이 확정된 이후에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나폴리는 33년 만에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을 드는 역사를 썼다.
나폴리를 떠난 뒤에도 김민재를 향한 찬사는 계속됐다. 스팔레티 전 나폴리 감독은 이탈리아축구선수협회(AIC) 시상식에서 "김민재는 이탈리아어를 잘 하지 못했다. '네, 아니오'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그리고 그는 나폴리를 떠났다. 말투가 인상적인 멋진 선수였다"라고 회상했다. AIC는 김민재를 베스트 11에 올리며 조명하기도 했다.
AIC에서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나폴리는 최다 수상자를 배출했다. 스팔레티 전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고, 최우수 선수상은 득점왕 빅터 오시멘에게 돌아갔다. 이밖에도 김민재, 지오바니 디 로렌초, 스타니슬라브 로보트카,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는 최고의 팀에 한 자리씩을 차지했다.
2023~24시즌 김민재는 철벽 그 자체였다. 김민재는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를 떠나 첫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하는 등 스팔레티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음을 입증했다.
괴물 수비수는 부담감을 오히려 즐기는 듯했다. 입단 인터뷰 당시 당차고도 확신에 찬 말로 나폴리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김민재는 "나는 쿨리발리의 대체자가 아니다. 그저 나폴리에 최선을 다할 수비수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싶을 뿐"이라고 답했다. 김민재의 인터뷰는 이탈리아 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이어 "나폴리에 합류해서 기쁘다. 나폴리에서 영입 제의가 들어오지 않았나.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말해 팬들의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세계적으로 축구 열기가 뜨겁다고 정평이 난 이탈리아 팬들에게 진한 첫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모습이었다. 주로 왼쪽 센터백으로 출전한 김민재는 나폴리의 최후방을 책임졌다. 강한 피지컬은 빅리그에서도 통했다.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 시절보다 한 단계 성장한 듯했다. 뛰어난 수비력과 유려한 발기술까지 더해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종종 뿌리는 위협적인 롱패스와 과감한 돌파는 나폴리의 새로운 무기가 됐다. 스팔레티 감독도 연일 김민재를 극찬하며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했다.
유럽 대항전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김민재는 UCL 매 경기 선발로 나서 나폴리의 16강 진출 일등공신이 됐다. EPL 강호 리버풀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았다. 정상급 공격수인 모하메드 살라(32)와 루이스 디아스(27)를 상대로도 속도 싸움에 밀리지 않으며 나폴리의 첫 맞대결 승리를 이끌었다. 살라가 김민재의 몸싸움에 질린 듯 실소를 짓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민재의 꾸준한 활약은 유럽의 시선을 확 바꿨다. 전임자 쿨리발리의 대체자가 아닌, 오히려 뛰어넘은 선수라고 극찬하기에 이르렀다. 하위 리그에서 온 선수를 향한 눈초리를 찬사로 만들었다.
연일 주가를 올리던 김민재는 또 다른 도전을 택했다. 2023~2024시즌에 앞서 이적설에 휩싸였다. 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시티, 프랑스 리그1의 파리 생제르망행 등 여러 빅클럽이 후보로 거론됐다.
무수한 이적설의 끝은 독일행이었다. '빌트'는 김민재의 뮌헨행을 전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뒤 뮌헨으로 간다. 뮌헨은 방출 조항을 이용해 김민재를 영입한다"라며 "뮌헨 의료진이 한국으로 온다. 김민재는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마친다"라고 이적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유럽축구 소식에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도 전한 얘기였다.
실제로 김민재는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마쳤다. 뮌헨은 영입 확정 뒤 공식 영상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민재는 군사 훈련을 위해 한국에 있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김민재의 이적은 군사 훈련과 뮌헨행까지 빠르고 비밀스럽게 진행됐다.
아시아 수비수의 뮌헨 이적은 독일 현지에서도 큰 화제였다. 유럽 최고 명장 중 하나로 통하는 토마스 투헬(51) 감독은 김민재가 뮌헨 훈련장에 도착하자 미소와 함께 포옹으로 반겼다. 김민재는 수줍은 미소와 함께 웃었다. 투헬 감독은 첼시 시절 2020~2021시즌 UCL 우승을 차지했다.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마인츠, 프랑스 리그1의 파리 생제르망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은 명감독이다.
김민재에게 최고의 과제가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김민재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24), 다요 우파메카노(26) 정상급 센터백 세 명의 기용 방안을 분석하기도 했다. 김민재와 더 리흐트 또는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때에 따라 스리백으로 모두 나설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괴물 수비수들이 즐비한 뮌헨에서 김민재의 주전 경쟁은 험난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더 리흐트는 10대였던 아약스 시절부터 주목받은 유럽 정상급 수비수다. 아약스 시절 깜짝 UCL 4강 진출 주역이라 불렸다.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서도 버질 판 다이크(리버풀)와 함께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우파메카노는 프랑스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김민재의 주전 경쟁이 불가피해 보였다.
지난달에는 뮌헨 이적 후 최고의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김민재의 소속팀 뮌헨은 18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에서 VfB슈투트가르트를 3-0으로 크게 이겼다. 김민재는 데뷔골을 터트리며 포효했다. 해리 케인은 멀티골을 기록했다.
유독 김민재에게 짠 평가를 내리던 '빌트'도 이번만큼은 김민재의 맹활약을 인정했다. 최고 평점인 1점을 주며 호평했다. 통계로 봐도 김민재의 활약은 눈부셨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은 이날 김민재에 평점 8.6을 주며 호평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민재는 1골을 비롯해 패스 성공률 93%(39/42), 걷어내기 6회, 차단 6회, 가로채기 6회 등을 기록했다.
김민재는 이후 21일 볼프스부르크전에서도 풀타임을 뛰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가 끝났다. 김민재에게는 쉴 틈이 없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위해 중동 현지로 이동한 상황이다. 4일에는 현지에서 파울루 벤투 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을 만나기도 했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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