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의대 선호’···올해 수시 미충원 인원 5년 전보다 180명 감소
중복 합격 증가로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
의학계열 선호로 인한 ‘의대 쏠림’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전국 의과대학 수시전형에서 합격 후 등록하지 않은 인원이 33명으로 집계됐다. 5년 전보다 180명 감소한 수치다.
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국 39개 의대의 수시 이월 규모를 분석한 결과 25개 대학에서 미충원 인원이 없었고, 14개 대학에서 총 33명이 수시전형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선호 현상이 심화하면서 최근 전국 의대의 수시 미충원 인원은 꾸준히 감소해 왔다. 2019학년도 213명, 2020학년도 162명, 2021학년도 157명이던 미충원 인원은 2022학년도 63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13명이 등록하지 않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수시전형에서 ‘의대 지원 카드’를 쓴 학생들이 더 늘면서 중복 합격 사례가 많아져 지난해보다 미충원 인원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에 지원한 학생들이 총 6회 지원할 수 있는 수시전형에서 의대 지원 횟수를 지난해보다 늘렸다고 볼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의대 간 중복 합격이 발생해 일부 의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미충원 인원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타대학을 합격하고도 의대 진학을 위해 수시에 미등록하는 학생도 늘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서는 지난해(318명)보다 19명 늘어난 337명이 등록하지 않았다. 미충원 비율이 60% 이상인 학교는 15개교로, 지난해(8개교)보다 2배가량 늘었다.
임대표는 “수시 최상위권 대학에서도 인기학과, 의대에서도 상위권 의대로의 집중 현상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라고 했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선호 현상은 정시전형에서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은 특히 지방권 의대의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권 의대는 정시전형의 지역인재 선발 규모가 30%로 수시전형(60%)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따라 많은 수도권 학생들이 지방권 의대에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서울권 의대 정시 평균 경쟁률은 3.74대 1, 지방권은 7.76대 1로 지방권이 서울권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임 대표는 “2024학년도 수시 입시 결과, 의약학계열 선호도는 여전히 매우 크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시에서도 최상위권 학생들은 의대에 더 집중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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