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Go' 딱이네" 고우석 유쾌한 영어 인사, 팬들도 따뜻하게 반겼다…6일 금의환향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헬로 파드리스! 마이 네임 이즈 고(My name is Go)."
빅리거의 꿈을 이룬 고우석(26)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고 처음을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샌디에이고는 5일(한국시간) 구단 SNS에 홈구장을 탐방한 고우석의 사진과 함께 팬들을 향한 간단한 인사가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고우석은 "헬로 파드리스! 마이 네임 이즈 고(My name is Go, 내 이름은 고우석 입니다)"라고 영어로 먼저 자신을 소개하며 "Nice to mee you(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수줍게 덧붙였다.
이어 "만나서 정말 반갑고,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몸 잘 만들어서 올 수 있도록 하겠다. 시즌 동안 파이팅!"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샌디에이고 팬들은 고우석을 뜨겁게 반겼다. 한 팬은 게시물에 "고우석이 샌디에이고(San DieGo)에서 뛰는 게 잘 어울린다"고 댓글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팬들은 고우석을 그의 성인 '고(Go)'로 부르고 있는데, 샌디에이'고'가 고자로 끝난다는 표현으로 재미를 더한 것이다. 이에 샌디에이고 구단은 "정말 그렇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샌디에이고에는 2021년부터 한국인 내야수 김하성(29)이 뛰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해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품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데뷔 시즌부터 호수비와 허슬플레이로 샌디에이고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최근 구단의 페이롤(선수단 연봉 총액) 감축 정책 여파로 김하성이 트레이드 유력 후보로 떠올랐는데, 미국 언론은 샌디에이고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하성을 트레이드 영입하려는 구단에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이 프리미엄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같은 고우석과 김하성이 한솥밥을 먹는 상황을 팬들은 긍정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4일 고우석과 2년 450만 달러(약 59억원) 계약 내용을 발표했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미국 진출을 노린 고우석은 포스팅 마감 기한인 4일 오전 7시까지 계약을 마쳐야 했는데, 극적으로 샌디에이고행을 확정했다. 3일 오전까지만 해도 고우석 관련 소식이 잠잠해 미국 진출이 불발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오후에 원소속팀인 LG 트윈스가 메이저리그 계약이 임박한 사실을 알렸다.
LG는 '고우석은 포스팅 절차에 따라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오퍼를 받았으며, LG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오퍼를 보내온 메이저리그팀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에 고우석은 3일 메디컬테스트를 포함한 계약 진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대표 소식통인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이 "한국 우완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이고의 클로저(마무리투수)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행선지까지 공개됐다.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고우석은 몸값이 낮은 편에 속하는데, 계약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450만 달러보다 더 챙길 여지가 있다. 일단 2024년 연봉 175만 달러(약 23억원), 2025년 연봉 225만 달러(약 29억원)까지 2년 동안 400만 달러(약 52억4000만원)를 받는다. 2026년에는 상호 옵션이 포함됐는데, 구단과 고우석 모두 옵션에 동의하면 2026년 연봉 300만 달러(약 39억원) 계약이 자동 실행된다. 옵션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는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에게 바이아웃 금액 50만 달러(약 6억5000만원)를 준다. 즉, 고우석에게 보장된 금액은 2024년과 2025년 연봉 400만 달러에 바이아웃 금액 50만 달러까지 총 450만 달러다.
만약 2026년 옵션이 실행될 경우 고우석은 700만 달러(약 91억7000만원)를 받는다. 여기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알뜰하게 걸었다. AP 통신은 ‘고우석이 출전 경기 수와 성적에 따라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면서 3년 총액 240만 달러가 인센티브로 걸렸다고 보도했다.
고우석은 2024년 70경기에 나가면 10만 달러를 받는다. 2025년과 2026년은 경기 수에 따라 인센티브가 다르다. 40경기, 45경기, 50경기, 55경기를 등판할 때마다 각각 10만 달러다. 55경기에 나가면 연간 40만 달러를 수령한다. 경기를 끝낸 경기의 수에 따른 인센티브는 2024년과 2025년 각각 포함되어 있다. 15경기, 25경기, 35경기, 45경기를 끝낼 때마다 각각 12만5000달러씩이 다음 해 연봉에 추가되는 구조다.
고우석이 인센티브를 모두 따지면 3년 총액 940만 달러(약 123억 원)가 된다.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보통 보장받는 한국까지의 왕복 비행기표도 제공받으며, 2025년에는 마이너리그 거부권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불펜으로 중용할 계획을 세워뒀다. 최근 5년 2800만 달러(368억원)에 영입한 일본 출신 클로저 마쓰이 유키, 로베르토 수아레스 등이 유력한 마무리투수 경쟁 후보로 떠올랐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고우석은 KBO 최고 마무리투수였고, 샌디에이고에서도 경기 후반 이닝에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구단 관계자는 고우석도, 그보다 조금 더 알려진 마쓰이도 지금은 세이브 기회에 등판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구단은 스프링캠프 기간 각자 보직을 명확히 해주겠지만, 4년 4600만 달러 계약의 2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수아레스가 지금은 대부분의 마무리투수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당장 고우석의 보직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최소 필승조로는 평가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매체는 이어 '고우석은 최근 5시즌 동안 LG 트윈스의 마무리투수를 맡았고, 139세이브와 함께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했다. 땅볼 유도형 투수로 알려져 있고 KBO 강속구 투수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고우석은 시속 90마일 중반대 공을 던지고, 최고 시속은 98마일까지 나온다. 여기에 커브와 커터를 섞어 던진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대표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닷컴'이 이날 공개한 고우석의 내년 시즌 예상 성적도 기대감을 높일 만하다. 팬그래프닷컴은 고우석이 62경기에 등판해 62이닝을 투구하면서 3승3패, 1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탈삼진은 72개로 9이닝당 탈삼진 10.4개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9이닝당 볼넷 예상치는 4.16개다. KBO리그에서는 9이닝당 0.7개의 홈런 밖에 내주지 않았던 고우석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9이닝당 1.08개의 홈런을 맞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 60경기 이상 등판한 불펜투수는 닉 마르티네스(63경기, 선발 9경기)와 조시 헤이더(61경기) 루이스 가르시아(61경기)까지 3명이었다. 50경기를 넘긴 선수는 톰 코스그로브(54경기) 스티븐 윌슨(52경기)을 더해 모두 5명. 고우석이 예상대로 60경기 이상 등판한다면 샌디에이고 불펜에서 쓸만한 선수로 인정했다는 뜻이 된다.
극적으로 메이저리그 계약에 성공하고, 홈구장 투어까지 마친 고우석은 6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으로 금의환향한다. 고우석은 이 자리에서 간략하게 꿈을 이룬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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