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삼성 ‘VR 헤드셋’에 탑재할 칩 공개…애플 ‘비전프로’와 정면 승부

퀄컴이 4일(현지시간) 공개한 ‘스냅드래곤 엑스알(XR)2 2세대 플랫폼’ 소개 이미지. 퀄컴 제공

퀄컴이 삼성, 구글과 함께 만들 혼합·가상현실(MR·VR) 헤드셋에 탑재할 반도체 칩(모바일 SoC)을 공개했다. 애플이 올해 상반기 혼합현실 헤드셋인 ‘비전프로’를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삼성·퀄컴·구글의 합작품이 애플의 대항마가 될지 주목된다.

퀄컴은 4일(현지시각) 기존 제품들보다 선명함과 몰입감이 뛰어난 혼합·가상현실 경험을 제공할 ‘스냅드래곤 엑스알(XR)2 2세대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의 특징에 대해 퀄컴은 ‘4.3K 해상도(K당 약 1천개 픽셀)와 12개 이상 카메라를 지원해 숨 막힐 정도의 시각적 선명함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퀄컴은 향후 이 플랫폼을 활용해 삼성·구글과 함께 선도적인 가상현실 기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기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출시일 등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삼성이 지난해 초 발표한 혼합현실 헤드셋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서 퀄컴, 구글과 함께 가상현실 기술을 총망라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와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도 참석해 협력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삼성이 만든 기기 본체에 퀄컴의 칩세트와 구글의 운영체제(OS)를 결합한 가상현실 헤드셋 출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퀄컴·구글의 합작 헤드셋이 출시된다면 애플의 비전프로와 시장 주도권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외신들은 애플이 빠르면 올 2월에 ‘비전 프로’를 출시할 것으로 본다. 애플은 지난해 6월 연례 개발자회의(WWDC 2023)에서 비전 프로를 공개했는데 당시 책정한 가격은 대당 3499달러(약 460만원)였다. 비전프로는 애플이 스마트워치(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새롭게 출시할 하드웨어 제품으로 새 미래먹거리로 꼽힌다. 삼성을 비롯한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도 가상현실 시장을 선도하고 애플을 견제하기 위한 가상현실 제품·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