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강매’로 돈뜯은 조폭들 ...‘마약쟁이 안테나’ 신조어까지

멕시코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
비싼 와이파이 사용료 강요
월 3만원 이상 비싼 요금 청구
매달 2억원 가까이 벌어들여

지난 2022년 10월 멕시코 미초아칸주 내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한 마약 카르텔 소속 조직원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이 지역 주민들에게 비싼 와이파이 요금제를 강요해 폭리를 취하고, 와이파이 사용을 거부하면 살해 협박까지 일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멕시코 검찰 발표를 인용해 멕시코 중부 미초아칸주의 마약 카르텔들이 지역 일대에 훔쳐온 장비를 이용해 임시 인터넷 안테나를 설치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사용료를 내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실제로 와이파이 사용 거부로 주민이 살해 당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현지에선 이 와이파이를 ‘나르코(마약쟁이) 안테나’로 불리고 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멕시코 검찰에 따르면 이 카르텔은 주민 약 5000명에게 월 400~500페소(3만~3만8000원)의 비싼 요금을 청구해 한 달에 15만달러(1억9000만원)에 상당한 금액을 벌어들였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해당 카르텔은‘로스 비아그라스’란 이름의 조직으로, 와이파이 사용을 강요당한 지역 마을 일대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 사법당국은 지난주 카르텔의 와이파이 장비를 압수하고 관련자 1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최근 멕시코에선 이번 사건처럼 마약 카르텔들이 마약 밀매를 넘어 다른 사업 분야로 확장하는 추세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의 팔코 언스트 멕시코 분석가는 “멕시코 내 200개 무장 범죄 조직이 마약 밀매뿐 아니라 특정 서비스와 다른 합법적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 사업자가 되고 있다”며 “카르텔이 멕시코의 넓은 지역을 확고하게 장악해 가면서 사실상 ‘영지’를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내 일부 카르텔은 기본적인 식음료와 수입품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물론, 미초아칸주의 아보카도와 라임 시장, 광산업 일부에도 침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