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의료쇼핑 멈춰!' 처방 전 펜타닐 투약 이력 팝업으로 뜬다

6월 14일부터 투약 이력 확인 의무화
'좀비 마약' 펜타닐에 첫 적용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오남용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거리에서 뇌가 손상된 펜타닐 중독자들이 좀비처럼 구부정한 자세로 걷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올해 6월부터 의사가 사용하는 처방프로그램에 환자의 투약 이력이 팝업(Pop-Up) 형태로 뜬다. 첫 적용 대상은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6월 14일 시행되는 '환자 투약 이력 확인 의무화 제도'에 맞춰 '마약류 의료 쇼핑 방지 정보망'을 개선한다고 5일 밝혔다. 1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환자의 과거 1년간 의료용 마약류 투약 이력이 팝업 창으로 자동 제공되도록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과 연계를 강화하고, 정보망 이용 급증에 대비해 서버 등을 확충하는 것이다.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마약류를 처방받는 '의료 쇼핑'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마약류 의료 쇼핑 방지 시스템 개요.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음 투약 이력이 의무화되는 마약류는 모르핀보다 100배 강력한 진통성을 가진 펜타닐과 해당 성분을 사용한 먹는 약, 붙이는 약(패치) 등이다. 펜타닐은 미국에서 10~40대 사망원인 1위일 정도로 폐해가 심각하다. 국내에서는 환자 한 명에게 약 3년간 4,826장의 펜타닐 패치를 처방한 의사에게 최근 실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펜타닐 투약 이력 조회 의무화를 위한 '마약류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은 지난해 말 입법예고된 상태다.

투약 이력 확인 의무화가 시작되면 의사는 펜타닐 처방 전 환자에게 정보망 조회 사실을 알려야 하고, 과다·중복 투약 등 오남용이 의심되면 처방을 거부할 수 있다. 환자도 모바일 앱(마약류 안전정보 도우미)이나 웹사이트(의료용마약류빅데이터활용서비스)에 접속해 자신의 투약 이력 조회가 가능하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