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필승조까지 가는 길이 험난했다...왜 팔꿈치 수술 받은 155km 영건 주목하나 

조형래 2024. 1. 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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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굳건한 필승조에 그렇지 않은 불펜진이다. 불펜진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불안하다고 볼 수 있다. 필승조를 보좌할 수 있는 마땅한 투수가 부족했던 게 2023시즌 롯데의 실패 이유 중 하나였다. 필승조까지 가는 길이 험난했다.

롯데의 필승조인 구승민과 김원중은 굳건했다. 롯데 42년 역사를 손꼽아도 이 정도의 불펜 듀오를 찾기 힘들다. 그러나 확실한 필승조를 보유하고도 롯데는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구승민 김원중 듀오는 2020년부터 합을 맞추고 있다. 이 기간 구승민은 롯데 최초 100홀드를 기록하고 4년 연속 20홀드를 기록하는 등 리그 대표 셋업맨으로 자리 잡았다. 김원중 역시 2020년 마무리 전향 이후 구단 최초 100세이브를 돌파하는 등 부동의 클로저로 거듭났다.

그러나 두 선수를 받쳐줄만한 투수를 시즌 내내 찾지 못했다. 사실 오랜 고민이기도 했다. 2021~2022년 최준용이 2년 동안 26홀드 15세이브의 성적으로 나름 필승조 역할을 하긴 했지만 부상 등으로 시즌을 이탈했던 시간이 많았다. 올해 47경기 2승3패 14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활약했지만 역시 부상으로 고생했다.

2022시즌이 끝나고 SSG에서 방출된 베테랑 김상수가 지난해 67경기 4승2패 1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3.12의 성적을 거두며 회춘했다. 최준용의 부상 공백을 잘 채워주면서 필승조의 일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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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과 김상수 구승민이 번갈아가면서 7회부터 8회까지를 책임졌고 9회에 마무리 김원중에게 공을 넘기는 패턴이었다. 하지만 이들 3명에게만 온전히 필승조 역할의 책임을 맡기기에는 부담이 컸다. 피로도 관리도 필요했는데 여의치 않았다. 실제로 최준용은 지난해 부상자 명단 포함해서 68일이나 1군에서 제외됐다. 김상수와 구승민도 시즌 막판에는 각각 내전근 부상,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필승조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의 투수들이 필요했는데, 롯데는 지난해 이 자리에서 문제가 생겼다. 당초 김도규와 김진욱 등의 선수들에게 역할을 기대했다. 김도규는 2022시즌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55경기 4승4패 3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3.71의 성적을 거뒀고 2023시즌을 기대했지만 활약을 못했다. 36경기 3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55의 성적에 그쳤다. 좌완 김진욱도 시즌 초반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지만 결국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 채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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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지난해 2년차 시즌을 맞이했던 이민석에게 징검다리 역할을 기대했다. 개성고 출신으로 2022년 롯데의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이민석은 높은 기대감을 안고 2년차 시즌을 준비했다. 투수 전향 시기가 얼마되지 않았지만 155km까지 뿌릴 수 있는 강속구의 잠재력이 대단했다. 유연한 몸으로 폼에 대한 개선의 여지도 많았다. 잠재력이 풍부했다. 관건은 이민석의 팔꿈치 상태였다. 

'투수' 이민석이 아직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았던 개성고 시절이었다. 2학년(2020년) 7이닝, 3학년(2021년) 시절 15이닝만 던졌을 뿐이다. 그리고 2022년 입단 첫 해, 퓨처스리그와 1군에서 총 79⅔이닝을 던졌다. 이민석의 투수 커리어에서 가장 많이 던진 시즌이었다. 2022시즌이 끝나고 이민석은 마무리캠프에서 훈련조가 아닌 재활조에서 훈련했다. 공은 충분히 던질 수 있었지만 팔꿈치 인대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인지했고 조심스럽게 관리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천천히 준비를 시켰다. 

그러나 언젠가는 다가왔을 시간이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왔다. 지난해 4월 1일 잠실 두산전 개막전에 등판했지만 우측 팔꿈치 통증으로 강판됐다. 스스로 팔을 부여잡았고 벤치에 교체 사인을 냈다. 결국 토미존 수술과 뼛조각 제거 수술까지 동시에 받았다. 1년이 넘는 재활의 터널로 돌입했다.

이민석은 다시 건강한 팔꿈치 인대를 안고 다시 마운드로 돌아온다. 현재 이민석은 김해 상동구장에서 재활하면서 2024시즌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 중순, 공을 던져도 된다는 병원의 소견이 나왔고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ITP, Interval Throwing Program)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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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P 재활 과정에서 통증이 추가적으로 없다면, 4월부터 실전에서 공을 던지기 시작해 5월부터는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토미존 수술을 받은 투수로서 현재 이민석의 재활 스케줄을 빠르지도, 늦지도 않다.

이민석의 복귀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결국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최적의 선수이기 때문. 선발로 준비를 하기에는 아직 경험도 없고 복귀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또 부상에서 돌아왔다고 해서 당장 부담이 갈 수 있는 중요 상황에 등판할 수도 없다. 이민석의 주무기인 최고 155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마음 편히 뿌리기 위해서는 부담이 덜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가는 게 좋다. 선발에서 필승조로 가는 길을 평탄하게 닦아주는 역할이 현재로서는 최적이다. 팀의 고민까지 해소시켜줄 수 있다.

물론 이민석의 자리에 김도규를 비롯해 사회복무요원에서 소집해제한 박진형, 우강훈, 김진욱 , 이진하 등 다른 후보군들이 있을 수 있지만 매력적인 강속구를 가진 이민석을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다. 힘으로 윽박지를 수 있는 투수 유형을 선호하는 김태형 감독의 성향상 이민석은 건강하게 복귀만 한다면 중용 받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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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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