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주사 놓을 정맥 못찾아... 美 살인범 질소가스로 첫 사형 집행
미국에서 질소가스를 이용한 사형이 집행된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아울러 첫 사례다. 미국은 원래 독극물 주사를 이용해 사형을 집행하는데, 이번 수감자에게서는 주사를 놓을 정맥 부위를 찾지 못해 내려진 결정이다. 일각에서는 질소가스 처형이 지나치게 고통스럽고 굴욕적인 죽음을 초래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앨라배마주 사법당국은 오는 25일 사형수 케네스 스미스(58)의 사형을 집행할 예정이다. 사형 집행 방법은 질소가스를 흡입시켜 저산소증으로 숨지게 하는 것이다.
만일 예정대로 ‘질소가스 사형’이 집행된다면, 이는 질소와 같은 불활성 가스로 사형을 집행하는 세계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에선 앨라배마와 오클라호마, 미시시피 등 3개 주에서 질소 가스 처형을 허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집행된 적은 없다.
앞서 스미스는 1988년 돈을 받고 목사 찰스 세넷의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알고 보니 살인을 의뢰한 인물은 남편이던 목사로, 보험금을 노리고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넷이 집에 강도가 침입한 것처럼 사건 현장을 꾸며달라고 요구했던 탓에 아내는 벽난로 도구로 구타를 당하고 흉기에 찔리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됐다.
다만 스미스는 목사 세넷에게 직접적으로 의뢰를 받은 인물은 아니다. 세넷은 처음 자신이 소유한 집에 세 들어 살던 세입자 빌리 윌리엄스에게 아내를 죽여달라고 요구했고, 의뢰를 받은 윌리엄스가 1000달러(약 131만원)을 대가로 스미스와 또 다른 인물 존 파커를 모집했다. 스미스와 파커는 그해 3월 18일, 목사의 집에 방문해 그의 아내를 살해했다.
사건 이후 아내를 죽인 장본인 세넷 목사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트럭에서 총기를 이용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재판이 시작된 뒤 처음 살인 의뢰를 받았던 윌리엄스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직접 손에 피를 묻힌 스미스와 파커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윌리엄스는 복역 중 2020년 11월 질병으로 숨졌고, 파커는 2010년 6월 독극물 주사로 처형됐다.
당초 스미스도 작년 11월 독극물 주사로 처형될 계획이었지만, 집행 당국이 주사를 놓을 정맥 부위를 찾지 못해 실패했다. 당시 집행자들이 스미스를 거꾸로 매달고 쇄골 부위에 반복적으로 주사를 놓는 등 각종 시도를 했지만, 먹히지 않아 결국 집행이 취소됐다.
이번 질소가스 사형 집행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방법이 너무 비인간적이라고 항의했다. 모리스 티볼빈즈 등 유엔인권특별보고관 4명은 성명을 통해 “질소 가스를 이용한 사형 집행은 아주 고통스럽고 굴욕적인 죽음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고문과 기타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처벌을 금지하는 국제조약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스미스의 변호인 역시 “검증되지 않은 질소가스 처형은 잔인한 형벌을 금지하는 미 헌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현재 앨라배마주 연방판사는 “질소가스 처형에 대한 위헌 소송을 낼 수 있게 사형 집행을 중단시켜 달라”는 스미스의 가처분 요청을 받아들일지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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