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마지막 '금녀의 벽' 깼다...해군 최초 여군 잠수함 승조원 탄생

김경준 2024. 1. 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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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군에 첫 여군 잠수함 승조원이 탄생했다.

첫 여군 잠수함 승조원들은 저마다 자부심을 갖고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해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 해군사관학교 교육을 수료한 유효진(28) 대위도 첫 여군 잠수함 승조원에 포함됐다.

상사인 두 언니와 중사(진)인 남동생으로부터 많은 격려와 조언을 받은 끝에 해군 최초 여군 잠수함 승조원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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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진 대위·김다희 하사 등 9명
11~29주간 고강도 훈련 소화
3000t급 도산안창호함·안무함 부임
성주빈(왼쪽) 대위와 유효진 대위가 지난해 12월 22일 해군 잠수함 조종훈련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대한민국 해군에 첫 여군 잠수함 승조원이 탄생했다. 일부 특수부대를 제외하고 군 내에서 여군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유일 보직이다. 1993년 해군 최초 잠수함인 장보고함(1,200톤급)이 취역한 지 31년 만이다. 여군의 잠수함 승조는 1985년 노르웨이 이후 세계에서 14번째다.

해군은 5일 잠수함 기본과정 38기 수료식을 갖고 125명의 장교·부사관 잠수함 승조원을 배출했다. 이 중에는 장교 2명, 부사관 7명 등 총 9명의 여군이 포함됐다. 지난해 5~6월 신체검사와 면접을 거쳐 선발된 이들은 장교 29주, 부사관 11~24주에 이르는 장기간의 고강도 훈련을 거쳤다.

김경훈 중사가 지난해 12월 21일, 해군 잠수함 전술훈련장에서 어뢰발사훈련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9명의 여군 승조원은 3,000톤급 중형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 5명, '안무함'에 4명이 배치된다. 과거 우리 해군의 주력 잠수함이었던 1,200~1,800톤은 공간이 좁아 여군을 위한 별도의 침실과 화장실 등을 설치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잠수함 승조원 인력 부족 문제가 대두되면서 신형 3,000t급 잠수함부터 여군 승조원을 위한 공간을 분리해 설계했다. 장교는 전투정보관 직책을 맡아 잠수함 항해 및 작전 운용에 필요한 정보 수집 및 분석 임무를 수행하며, 부사관은 음파 탐지, 조타, 전파 탐지, 전자, 추진기관 임무를 맡게 된다.

첫 여군 잠수함 승조원들은 저마다 자부심을 갖고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해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무함 전투정보관으로 부임하는 성주빈(28) 대위는 "국가전략자산인 잠수함 부대의 일원이 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적이 도발하면 수중에서 은밀하게 적의 심장부를 타격하고 즉각적으로 강력히 끝까지 응징하겠다"고 했다.

김현겸(왼쪽) 하사와 강수연 중사가 지난해 12월 29일, 도산안창호함에서 잠수함 출·입항 절차를 숙달하고 있다. 해군 제공

미 해군사관학교 교육을 수료한 유효진(28) 대위도 첫 여군 잠수함 승조원에 포함됐다. 도산안창호함에 배치된 유 대위는 2016~20년 위탁교육생 신분으로 미 해사 교육과정을 이수하면서, 미 해사생도들과 잠수함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여군 승조원의 꿈을 키웠다. 유 대위는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수중에서 대한민국 바다를 사수할 것"이라며 "반드시 승리한다는 강한 정신무장으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안무함에 부임하는 김다희(26) 하사는 4남매가 모두 해군 부사관이다. 상사인 두 언니와 중사(진)인 남동생으로부터 많은 격려와 조언을 받은 끝에 해군 최초 여군 잠수함 승조원에 이름을 올렸다. 김 하사는 "여군 잠수함 승조원이 아닌 한 명의 잠수함 승조원으로서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기본과정 중 잠수함 관련 지식과 기술 습득에 철저히 매진했다"며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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