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주말엔 외국인 8만명 집결 '북적'··· '서울속 작은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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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오리·양꼬치·탕후루부터 내장볶음·돼지 머리·중국식 순대까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채로운 먹거리가 한자로 쓰인 간판 아래 늘어져 있다.
4일 서울경제는 김동권 신임 국제협력관 등과 함께 대표적인 외사 안전 구역(외국인 밀집 지역)인 대림동 '중국동포의 거리'를 둘러봤다.
대림동 내 체류 외국인은 1만 1515명(중국인 1만 1188명)으로 동 전체 인구 대비 비율은 24.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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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10명 중 2명 외국인···주말엔 '중국 소도시'
지난해 대동초 신입생 모두가 '중국인' 입학생
엔데믹에 외국인 유입 더 늘어···범죄예방 필요성↑
경찰 안전구역 지정···마약,범죄 첩보 수집도
현지 주민으로 이뤄진 자율방범대 역할도 커
국제협력관 "민관 협력 주민 안전 확보 중요"
북경 오리·양꼬치·탕후루부터 내장볶음·돼지 머리·중국식 순대까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채로운 먹거리가 한자로 쓰인 간판 아래 늘어져 있다. 붕어빵보다 월병이, 시금치보다 고수가 더 흔한 이곳은 ‘서울 속 중국’이라 불리는 영등포구 대림동 중앙시장이다.
4일 서울경제는 김동권 신임 국제협력관 등과 함께 대표적인 외사 안전 구역(외국인 밀집 지역)인 대림동 ‘중국동포의 거리’를 둘러봤다. 최근 경찰청 조직개편으로 기존 외사국이 국제협력관으로 변경됨에 따라 대림동 일대를 지키는 현장 수사 인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치안 분위기를 살펴봤다.
이날 찾은 중국 동포의 거리는 대림역 12번 출구 및 대림 중앙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외국인 밀집 지역이다. 베트남·대만인 등도 있지만 특히 중국인이 많아 ‘작은 차이나타운’에 가깝다. 영등포구 내 체류 중국인(2만 2783명)의 절반 가까이가 대림동에 몰려 살다 보니 길거리를 지나면 심심치 않게 중국어가 들려온다. 경찰 관계자는 순찰 구역 내 위치한 대동초등학교를 지나치며 “지난해 신입생이 100% 중국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대림동 내 체류 외국인은 1만 1515명(중국인 1만 1188명)으로 동 전체 인구 대비 비율은 24.1%이다. 서울 평균 외국인비율(2.4%)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주말에는 타지에 살던 외국인들까지 이곳을 찾아 매우 북적인다. 대림지구대 관계자는 “주말 일일 유동인구가 8만 명 정도다. 중국의 소도시를 한국에 갖다 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밀집도에 비례해 외국인 관련 범죄도 자주 일어날 수밖에 없다. 외국 음식점·여행사·환전소 등이 즐비해 주취 폭력·보이스피싱·강도 사건 등이 접수되곤 한다. 경찰이 외사안전구역을 따로 지정해 외국 마약·조직범죄 관련 첩보를 수집하고 범죄예방활동을 강화하는 이유다.
특히 대림동은 외국인 자율방범대가 주3일 순찰을 실시해 각종 사고 방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금,토요일에는 오후 8~10시, 일요일에는 오후 7~9시에 2~30여 명이 순찰 봉사를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혹시 싸움이 벌어지더라도 같은 지역 주민이 현지 언어로 중재시킴으로써 일이 커지는 것을 막아주는 등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방범대 활동 13년차인 최미화 2대 방범대장은 “동포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보람을 느낀다”면서 “생업을 마친 뒤 쉬지 못하고 순찰하는 것이 힘들 때도 있지만 다들 대림동을 안전한 곳으로 만드는 데 사명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온지 20년이 넘은 이일구 1대 방범대장도 “몇 년 전만 해도 순찰 활동을 하면서 112에 신고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최근에는 정말 분위기가 달라졌다. 길에서 싸움이 나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직 개편 이후 기존에 외사국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왔던 영등포 내 외국인 관련 센터 등에서는 '앞으로 어디에 업무 협조 요청을 해야 하느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관련 업무가 범죄예방대응과로 이관되는 과도기에 지역관서의 업무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김 협력관은 "특수성이 있는 외사안전구역의 경우 본청 차원에서도 우려되는 부분을 인지해서 계속 협의하고 있다"면서 "이관 시 발생하는 부작용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율방범대와 외국인 범죄예방교실, 셉테드(CEPTED) 등을 통해 주민 참여 치안 활동을 강화하고 치안 수요가 높은 지역·시간대에 기동순찰대를 집중 배치해 치안을 확보할 방침이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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