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망했다”…학폭 피해 전문 변호사의 진단과 대안

학교는 망했습니다/박상수/맑은샘/2만원
9일 코엑스서 김경율 회계사와 북콘서트

“학교는 망했다.”

2017년부터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의 법률 자문을 맡아 학교 폭력 피해자들을 대리해 온 박상수(변호사시험 2회) 법률사무소 선율 대표변호사는 오늘날 학교 현장의 현실을 이같이 진단한다. 지난해 교사 스스로 세상을 등진 사례가 잇따른 건 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박 변호사는 2012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가 의무화되면서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교육 현장의 실태를 폭로한다. ‘아동 인권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이상론에 사소한 훈육, 말 한마디만으로 직장을 잃고 송사에 시달리게 된 교사들 이야기를 담았다. 또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 행위로 못 박아 교사의 훈육을 원천 봉쇄한 아동복지법 등 악법들의 문제를 짚는다.

지난해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사들의 대규모 집회로 국회에서 교권 보호 4법과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변화된 건 없다고 박 변호사는 말한다.

“무관심하고 게으른 정치인들과 이상론적 소리만 떠드는 학자들, 학교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법조인들과 선정적인 보도만 찾아다닌 언론, 그리고 이 모든 문제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국민 모두에게 학교 붕괴의 책임이 있다. 한번 망치기는 쉬워도 이를 되살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교육 현장을 되살리기까지 길고 지루한 싸움이 계속될 것이다.”

박 변호사는 “아동복지법을 개정해 아동을 학대할 목적이 없는 훈육이나 생활 지도 행위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다음엔 학교 폭력 제도를 개선해 경미한 수준의 학교 폭력은 교육적 차원에서 소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한다. 학교가 망하지 않기를 원하는 게 그의 진심이다.

박 변호사는 오는 9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북콘서트를 열고 김경율 회계사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날 행사엔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장과 이정근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김이연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한태호 대한수의사회 수석부협회장, 김지한 대한건축사회 이사, 홍수연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 등도 내빈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