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연출가 김삼일 "60년 버틴 극단의 힘? 진지하게 연극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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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진지하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젊은 사람이든 늙은 사람이든 작품을 진지하게 올리면 다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창단한 은하 극단이 그래서 60년을 버틴 것이죠."
연극계 원로를 조명하는 축제인 '늘푸른연극제'를 준비하는 연출가 김삼일(82)의 목소리에서는 뚝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달 6∼28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리는 늘푸른연극제는 '플레이 어게인'(play again)을 주제로 원로 배우, 연출가, 극작가 등을 조명하는 작품 4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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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연극은 진지하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젊은 사람이든 늙은 사람이든 작품을 진지하게 올리면 다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창단한 은하 극단이 그래서 60년을 버틴 것이죠."
연극계 원로를 조명하는 축제인 '늘푸른연극제'를 준비하는 연출가 김삼일(82)의 목소리에서는 뚝심을 느낄 수 있었다.
5일 서울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 연출은 연극에 관심이 없는 젊은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일 방법을 묻는 말에 단순한 대답을 내놓았다. 연극의 불모지였던 경북 포항에서 60년간 지방 연극 문화를 이끈 그의 말은 힘을 가지고 있었다.
이달 6∼28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리는 늘푸른연극제는 '플레이 어게인'(play again)을 주제로 원로 배우, 연출가, 극작가 등을 조명하는 작품 4편을 소개한다.
연출가 부문에 선정된 김 연출은 1963년 KBS 포항방송국 성우로 입사한 이듬해 극단 은하를 창단하며 본격적인 연극인의 길을 걸었다.
'대지의 딸들', '별은 밤마다' 등 지금까지 연극 총 169편을 연출했고 1983년 한국연극예술상과 2004년 이해랑연극상 등을 받았다.
그의 노력으로 포항에 뿌리를 내린 극단 은하는 1983년 포항시립극단으로 이어져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리얼리즘 연극을 표방하는 김 연출은 대본에 충실하게 작품을 올린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김 연출은 "포항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공연할 당시 연극을 처음 보는 고등학생들도 연극을 즐겼다"며 "오늘날 연극처럼 이야기를 비트는 일 없이 책에 나오는 그대로 무대를 올렸다. 폼을 내거나 재면서 연극을 올리는 일은 결코 없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연출은 6∼7일 황혼기에 접어든 세 친구의 순수한 사랑을 담은 '언덕을 넘어서 가자'를 연출한다.
그는 "세 사람의 연기자가 아름다운 동화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10∼14일 열리는 '비목'에는 원로배우 백수련이 출연한다. 할머니 윤구가 전쟁에서 전사한 둘째 아들의 비목을 찾아 다니는 과정을 담는다.
백수련은 연습 기간 낙상 사고로 다리를 다쳐 수술을 받는 등 연습에 지장을 겪었지만, 휠체어를 타고 무대에 오르는 투혼을 발휘한다.
백수련은 "출연을 포기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는데 함께 작업하는 분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며 "연기하기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배우로 끝까지 책임을 지려 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어 원로배우 윤문식과 최주봉, 이승호가 출연하는 연극 '폐차장블루스'가 18∼21일 공연된다. 거제 포로수용소 생활을 함께 한 세 노인이 해묵은 오해로 갈등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윤문식과 최주봉은 1964년 중앙대 연극영화과 6기 동문으로 만난 뒤 60년간 맞춰온 호흡을 선보인다.
폐막작으로는 24∼28일 이현화 극작가의 '누구세요?'가 공연된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 채 각자가 집주인이라 주장한다는 내용의 부조리극이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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