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38도 열 펄펄" 당황한 부모…집에서 '이런 실수' 했다간 악화

박정렬 기자 2024. 1. 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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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에 실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감기·독감(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감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이들에게 주로 쓰는 해열제는 성분에 따라 타이레놀, 세토펜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과 부루펜 등 '이부프로펜' 계열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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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추운 날씨에 실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감기·독감(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감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로 10대를 중심으로 확산해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호흡기 감염병은 38도 이상 고열이 특징인데, 어린 자녀가 이 정도 열이 나면 보호자는 당혹스러워 허둥대기 마련이다.

사실 발열은 우리 몸이 세균·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준성 교수는 "발열은 병원체에 의한 방어 과정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열이 나면 오한이나 몸살로 힘이 들지만, 체내 침투한 병원체 역시 고열과 면역반응으로 인해 더는 증식하지 못한다는 것.

하지만 정상 면역 반응이라도 열이 나는 걸 마냥 지켜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한과 몸살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수분이 빠르게 증발해 탈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간단하면서 효과적으로 열을 다스리는 방법은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박 교수는 "해열제를 쓰는 목적은 정상 체온으로 열을 떨어트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불편감을 줄여주는 것"이라며 "체온이 높지 않아도 아이가 힘들어하거나 잠을 잘 자지 못하고, 밥을 잘 먹지 못하면 해열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체온이 다소 높아도 잘 놀고, 잘 자고, 불편해하는 증상이 없다면 굳이 해열제를 먹거나 정기적으로 열을 잴 필요는 없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의 한 약국에서 타이레놀을 판매하고 있다. 2021.5.27/뉴스1


아이들에게 주로 쓰는 해열제는 성분에 따라 타이레놀, 세토펜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과 부루펜 등 '이부프로펜' 계열로 나뉜다. 약 성분은 포장지를 보거나 약학정보원에 제품명을 검색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같은 계열의 해열제는 4시간의 복용 간격을 지켜야 하지만 서로 다른 계열의 해열제는 시간 간격과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하다(교차 복용). 예컨대 세토펜 시럽을 먹이고 30분이 지났는데도 오한이 지속되면 부루펜을 바로 먹일 수 있다.

박 교수는 "성분별로 각각 하루 4~5회 복용할 수 있는데 두 계열을 교차 복용하면 일일 10회까지도 해열제를 쓸 수 있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대부분의 아이는 오한·몸살을 다스리고 불편감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각각 해열제를 최대 횟수로, 일주일 이상 복용하면 간이나 신장 등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열을 떨어트리기 위해 미온수(30~33도)를 이용해 마사지나 통 목욕을 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해열제를 먼저 먹인 후 실천하는 게 효과적이다. 미리 해열제를 쓰지 않으면 물을 끼얹어 체온을 낮춰도 우리 몸이 다시 열을 끌어 올리려 하기 때문에 아이가 오한으로 더 힘들 수 있어서다. 충분한 수분 공급도 중요하다. 박 교수는 "아이들은 탈수만으로도 발열이 악화할 수 있어 보호자가 아이의 입과 입술이 말라 있지는 않은지, 하루 최소 3~4회 소변을 보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며 "체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수분을 10~20% 더 공급하되 주스보다는 음식을 먹거나 수유 시 물을 조금씩, 자주 먹이는 게 좋다"고 권했다.

만약 3개월 미만인데 고열이 나거나, 평소 좋아하는 활동이나 음식에 흥미를 잃고 힘없이 쳐진 상태가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다른 원인이 없는지 확인해보는 게 바람직하다. 박준성 교수는 "5일 이상 열이 지속될 때, 목이 뻣뻣할 때,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나 경련, 혈변, 설사, 호흡곤란 등이 동반될 때도 전문의 진료를 통해 심각한 병이 숨어있는지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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